이탈리아 스포츠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가 신차 출시에 잰걸음이다. 슈퍼 스포츠카 MC20을 공개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출시될 중형 SUV의 티저 이미지까지 공개했다. 르반떼의 동생으로 포지셔닝되는 새 SUV의 이름은 “그레칼레(Grecale)”로 확정됐다.
마세라티는 지난 9일(현지 시각), MC20의 신차발표회 도중 차기 신모델인 중형 SUV 그레칼레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구체적인 디자인이나 사양, 성능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핵심 정보들이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새 SUV의 이름 “그레칼레(Grecale)”는 이탈리아에서 지중해 북동풍을 일컫는 말로, 매섭고 차가운 바람으로 알려졌다. 형 뻘인 르반떼(Levante)가 지중해 동풍의 이름에서 따온 것과 마찬가지로, 지중해 바람의 이름을 따 왔다.
차체 크기는 르반떼보다 확연히 작아 포르쉐 마칸과 경쟁을 염두에 뒀다.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마세라티답게 고성능 라인업도 갖출 예정이다. 고성능 버전은 메르세데스-AMG GLC63, BMW X3 M 등과도 경쟁한다.
생산은 모데나의 마세라티 공장이 아닌, FCA 카시노 공장에서 이뤄진다. 마세라티는 그레칼레의 생산을 위해 카시노 공장 라인 신설에 1조 원 가량을 투자한다. 카시노 공장은 FCA 내의 자매 브랜드인 알파로메오의 SUV, 스텔비오가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레칼레가 스텔비오와 핵심 설계는 물론 엔진까지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이유다.
프란체스코 토논 마세라티 글로벌 기획 총괄은 “그레칼레는 브랜드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핵심 모델”이라며, “동급 중 가장 실용적이고 고급스러우며,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과 사양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삼지창 뱃지를 달고 있는 만큼, 동급 최고의 퍼포먼스와 핸들링도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레칼레는 내년 상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가 늦어도 2분기 내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초기에는 내연기관 모델만 출시 예정이며, 2022년께 배터리 전기차(BEV) 버전이 추가된다. 마세라티는 2025년까지 브랜드 판매량의 70%를 SUV가 차지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판매 부진에 허덕이는 마세라티가 그레칼레의 성공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