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첫 배터리전기차(BEV) 전용 모델이자 ‘포니 후속’으로 불렸던 45 EV(코드명 NE)의 출시 차명이 ‘아이오닉 5′로 확정됐다. 기존 친환경차 모델명이었던 ‘아이오닉(Ioniq)’은 현대자동차의 BEV 라인업을 위한 서브브랜드 명칭으로 활용되며, 앞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달 내부적으로 NE의 차명을 ‘아이오닉 5′로 확정했다. 앞의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첫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을 계승하는 의미이며, 뒤의 숫자 ’5′는 차급을 의미한다. 향후 라인업이 늘어나면 차종 별로 다른 넘버링을 부여받는다.
‘아이오닉’은 201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콘셉트카에 처음 부여된 이름이다. 이후 2016년부터 현대차 첫 친환경차 전용 모델(코드명 AE)의 이름으로 사용됐으며, 현재는 하이브리드(HEV)와 PHEV는 단종되고 전기차 버전만 판매 중이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차명을 계승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이러한 현대차의 친환경차 역사가 담긴 기념비적인 차명이라는 이유가 크다.
‘아이오닉’은 단일 차종의 차명을 넘어 현대차의 전기차 서브브랜드 네이밍으로 활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서브브랜드 EQ를, 폭스바겐이 I.D.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올해 초 공개된 중형 전기 스포츠 세단 ‘프로페시’ 콘셉트카는 2022년께 ‘아이오닉 6′라는 차명으로 출시된다.
아이오닉 5는 전장 4,635mm의 준중형급 전기차로,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모듈러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이 적용된 첫 양산차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배치와 유연한 모듈 구조 덕에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신차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e-GMP 구조가 적용된 덕에 아이오닉 5의 휠베이스는 대형차급인 3,000mm에 달한다. 작은 차체지만 월등히 넓은 공간을 지닐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여기에 일반형 58kWh, 항속형 73kWh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싱글 또는 듀얼 모터를 통해 후륜구동과 4륜구동 옵션이 제공된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일반형 354km, 항속형 450km로 예상된다. 여기에 초고속 충전기 사용 시 15분 만에 80% 급속 충전도 가능해진다.
같은 플랫폼을 확장해 아이오닉 6를 개발하고, 기아차 역시 e-GMP 기반의 전기 CUV를 개발 중이다. 특히 기아차의 전기 CUV는 ‘이매진’ 콘셉트카의 양산 버전으로, 뛰어난 디자인과 0-100km/h 가속시간 3.1초 수준의 강력한 성능을 지닐 것이라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전언이다. 프리미엄 디비전인 제네시스에서도 e-GMP를 활용한 도심형 전기차 ‘민트’를 개발, 양산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5는 내년 1월부터 현대차 울산1공장 2라인에서 생산된다. 기존에 벨로스터와 코나를 생산하던 1공장은 개수 작업을 거쳐 2라인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변경한다. 2라인에서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5가 생산될 예정이다. 아이오닉 5는 3월 경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되며, 하반기에는 유럽 등지에도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NE는 ‘아이오닉’ 네이밍을 계승하면서 현대차의 미래 전동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향후 현대차와 기아차를 아우르며 전기차 풀 라인업을 빠르게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