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가 미래지향적 모습을 담은 컨셉카 ‘비전 AVTR(Vision AVTR)’을 CES 2020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비전 AVTR은 Advanced Vehicle Transformation의 줄임말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인기 영화인 ‘아바타(Avatar)’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영화 아바타 속의 판도라 행성에서 인류와 나비족(Na’vi)들이 밴쉬(Banshee)라고 부르는 비행 생명체와 연결되는 것처럼, 비전 AVTR은 사용자와 연결되고 주변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생존체’ 역할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인간, 기계, 자연이 완벽한 공생 관계를 맺는 것이 꿈”이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는 매우 매력적이면서 유기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이 컨셉카에는 차량 후면 ‘바이오닉 플랩(bionic flaps)’이라고 부르는 오려낸 부분(컷아웃)을 제외하면 직선이 하나도 없다. 이 33개의 작은 팝업 패널들은 아바타 고유 생물의 호흡과 움직임을 모방해 마치 살아 숨 쉬듯이 움직이며, 도로를 달릴 때 공기 역학적으로 도움을 준다.
차량에 접근하면 반응하고 운전 스타일에 따라 감정을 표현하는 펄싱 조명(pulsing lights)이 전면부와 후면부를 장식한다. 심지어 둥글넓적하게 생긴 바퀴에도 조명이 들어오며, 경량 휠은 아바타에 나오는 나무 요정(Wood Sprites)처럼 보인다.
실내는 커다란 파란색 거품처럼 보인다. 실내는 비늘이 있는 둥그런 의자와 잔물결 선, 조명이 유기적으로 배치된 모습이다. 대시보드에는 제어 장치나 스크린이 없다. 대신 자외선과 같이 인간이 볼 수 없는 것들을 통해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의자와 대시보드에 재활용이 가능한 다이나카마(Dinamca) 초극세사 인조가죽을 사용했다. 바닥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견된 ‘카룬(Karoon)’의 뿌리 부분 목재를 사용했다. 내부 조명 및 스타일링 요소는 나비족의 집, 나비족의 잠자리인 잎으로 만든 해먹 등을 모방했다.
비전 AVTR에는 스티어링 휠이 없다. 대신 운전자의 맥박을 포함한 다양한 생체 측정값을 통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운전자가 중앙 컨트롤러에 손을 얹으면 컨트롤러가 위로 올라가 운전자를 인식한다. 마치 차량이 생명을 얻은 듯 살아나는 것이다. 이 차량은 완전 자율 모드를 가지고 있는데, 컨트롤러가 절반 정도 올라와 있을 때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손을 들면 손바닥에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투사되며, 손 제스처를 사용해 여러 기능을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컨셉카에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진 유기 배터리 기술을 적용했다. 비전 AVTR의 110kWh 배터리 팩은 희토류 금속이 전혀 없는 그래핀 기반의 유기농 배터리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친환경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 배터리는 15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며, 완충 시 최대 435마일(약 700km)을 주행할 수 있다.
또한 각 바퀴마다 하나씩 탑재된 4개의 개별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470마력을 생성하며, 개별 모터를 통해 높은 제어력을 가진 토크 벡터링이 가능하다. 이 차량에는 특별한 4륜 조향 장치가 있어, 게걸음 하듯 측면으로 최대 30도까지 움직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컨셉카 외에도 ‘엠비션 2039(Ambition 2039)’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2039년까지 인간 중심의 탄소 중립적인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