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가 벌꿀을 생산한다? 이 문장만 보면 의아함이 가시지 않는다. 여기서 벤틀리는 영국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맞고, 벌꿀은 우리가 먹는 그 꿀이 맞다.
벤틀리의 크루(Crewe) 공장에는 벌(bee)들 살고 있다. 벤틀리는 크고 무거운 벌통 2개에서 모두 12만 마리의 꿀벌을 키우고 있다. 벤틀리에 따르면 12만 마리의 벌이 매년 약 33파운드(약 15kg)의 꿀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벤틀리는 이 꿀이 약 50병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만약 이 꿀을 팔게 된다면 한 병에 얼마씩 팔리게 될까? 잘 모르지만 왠지 비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벤틀리가 차랑 관련이 없는 벌을 키우는 이유는 자연을 지키기 위함이다. 이 양봉 프로젝트는 벤틀리의 생물 다양성 계획 중 일부다. 벤틀리는 “영국에서 벌의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공장 외곽에 있는 초원에 벌집 두 개를 설치했다”며, “우리는 5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지역 양봉가들에게 꿀벌을 맡기며, 그들의 도움을 받아 관리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벤틀리 벌꿀의 생산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벌집이 벤틀리의 공장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되었기 때문에 공장을 방문했을 때 벌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벌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포드가 처음이다. 위의 사진은 포드가 2018년 벌 보호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사진으로, 디어본(Dearborn)에 6개의 벌통을 설치해 36만 마리의 벌을 기르기 시작했다.
생물 다양성의 보존은 자연보호 및 자원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비록 작은 노력이라 할지라도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생물 다양성 과학 기구(IPBES)’의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50년간 벌의 개체 수는 37%나 감소했으며 일부 유럽 지역의 경우 40% 이상의 벌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