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처음 등장한 맥라렌 F1은 클래식이라고 하기엔 비교적 젊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매장에 나올 때마다 낙찰가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자동차 경매 회사 중 하나인 ‘RM 소더비스’에서 매년 개최하는 몬터레이 경매 행사에 올해 또 한대의 맥라렌 F1이 출품되는데, 또다시 맥라렌 F1의 경매 낙찰가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맥라렌 F1은 총 106대가 만들어졌는데, 이 중에서 42대는 레이스를 위해 만들어졌고, 나머지 64대만이 공공도로에서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는 모델이었다. 이번 RM 소더비 경매에 출품되는 차량은 공도용 F1 중에서도 LM-스펙이 적용된 모델로, 전 세계를 통틀어 단 두 대만이 존재하는 극도로 희귀한 모델이다. 맥라렌은 F1의 생산이 끝난 이후, 공도용 모델 중 두 대를 가져와 LM-스펙으로 개조했다.
엔진은 F1의 레이스카 버전인 GTR에서 가져와 680마력을 발휘하고, 댐퍼와 스프링 또한 레이스 스펙으로 업그레이드한 후 공도에 맞게 최대한 부드러운 세팅으로 설정했다. 트랜스미션 쿨러와 두 개의 추가적인 라디에이터, 업그레이드된 배기 시스템 또한 적용되었다.
뒤쪽의 커다란 윙, 스플리터가 장착된 앞쪽 범퍼, 벤트가 뚫려있는 앞 펜더 등 다운 포스를 위한 에어로 파츠들이 추가되었고, 센터락 시스템이 적용된 17인치 5스포크 휠도 LM을 위한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맥라렌 F1 LM은 단 두 대가 생산되었는데 그중 한 대는 비교적 노출이 많이 된 차량으로, 맥라렌의 상징과도 같은 파파야 오렌지 색상이 적용된 모델이다. 그 F1 LM과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섀시 #018 F1 LM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인테리어다.
파파야 오렌지 색상의 F1 LM은 인테리어에도 상당 부분 레이싱 파츠가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에 출품되는 짙은 은색의 F1 LM은 2000년과 2001년에 편의성 향상을 위한 개조를 거치며 공조장치와 라디오 유닛이 업그레이드됐고, 마감 또한 가죽을 많이 사용하여 고급스러움 마저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과 헤드라이트도 업그레이드되었다.
주행거리는 13,352마일, 약 21,490km가 찍혀있으며, MSO(McLaren Special Operations)에서 공식 인증한 서면 자료를 갖추고 있다.
전설적 설계 디자이너 고든 머레이와 그가 설계한 차량들
맥라렌 F1은 맥라렌에서 7~80년대 전설적인 포뮬러 원 머신들의 설계 디자이너인 고든 머레이의 주도 하에 개발된 차량으로, BMW의 6.1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슈퍼카다. 맥라렌 F1은 1998년 386.4km/h의 최고 속도를 달성하며 이전 재규어 XJ220이 세운 349km/h의 양산 차량 최고 속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자동차 전문가들과 매체들로부터 ‘고든 머레이의 마법’, ‘천재적 자동차 설계의 정점’ 등의 찬사를 받으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차량 중 하나로 칭송받고 있다.
가장 최근에 공식적으로 거래된 맥라렌 F1 LM의 경매 낙찰가는 2015년의 1,370만 달러로, 한국 돈으로 약 161억 원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 경매의 예상 가격은 그보다 높은 약 2,100만 달러, 약 247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