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내 5개 자동차 브랜드의 5월 판매 실적이 공개됐다. 총 판매 대수는 지난달에 비해 약 2,570여 대가 덜 판매된 13만 3,719대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1.9% 감소했지만, 지난해 5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와 쌍용차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한 판매량을 보였으며, 한국 GM은 유일하게 지난달에 비해 판매량이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속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저조한 중형차 시장의 흐름 등으로 우려했으나 신차 ‘쏘나타’의 폭발적인 판매로 인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내다봤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현대차가 6만 7,756대, 기아차는 4만 3천 대, 쌍용차 1만 106대, 한국 GM 6,727대, 르노삼성 6,130대의 순으로 집계되어 지난달 대비 순위 변동은 없었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달 대비 약 3,600여 대를 덜 판매해 5.1% 감소했고, 지난해 5월 대비 9.5% 높아진 수치를 보였다. 이번 달에도 판매 순위 1위부터 4위는 모두 현대차가 차지했다. 특히, 국내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던 그랜저는 지난달보다 2천여 대 정도 덜 판매돼 3위로 밀려났다. 그 자리를 쏘나타가 차지했다. 쏘나타는 전월대비 51.4%, 전년 동월 대비 141.4%나 더 많이 판매돼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4위는 싼타페가 차지했으며, 지난달 그 뒤를 바짝 추격했던 팰리세이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70가 1,557대, G80는 1,958대, G90(EQ900 2대 포함)는 2,206대가 판매되는 등 총 5,721대가 판매됐다.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9.7%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 10.6%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차는 ”본격 판매에 돌입한 신형 쏘나타가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국내 판매 실적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5월까지 이어진 판매 호조가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주력 차종들에 대한 상품성 강화와 함께 고객들께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드릴 수 있는 다양한 판촉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 4월에 비해 정확히 1천 대를 더 판매해 2.4% 늘었지만, 지난해 5월보다 약 4천 대를 덜 팔아 8.6% 줄었다.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카니발로 지난해 4월부터 14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카니발은 국산차 판매량 4위인 싼타페와 각축전을 벌이며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K 시리즈 세단의 판매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기아차는 향후 출시를 앞둔 셀토스(코드명 SP2)와 모하비 및 K7의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을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쌍용차는 전월 대비 1.6%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했다. 쌍용차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티볼리는 브랜드의 지속적인 판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에 쌍용차 최초의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차량제어기술 등을 적용한 ‘베리 뉴 티볼리’를 선보여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반면 올 초에 발표한 렉스턴 스포츠 칸과 코란도가 지속적인 신차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각각 전월 대비 3.9%, 9.6% 감소했다. 쌍용자동차 예병대 대표이사는 “전반적인 시장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신차 출시를 통해 내수 판매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베리 뉴 티볼리’ 출시를 포함해 하반기에도 신차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를 더욱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GM은 지난 4월에 비해 4.6% 증가했지만, 2018년 5월에 비해서는 12.3% 감소했다. 스파크가 3천 대 이상 판매돼 전체 실적을 이끌었고, 임팔라와 트랙스의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증가해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 GM의 판매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에 한국지엠 영업 및 서비스 부문 시저 톨레도(Cesar Toledo) 부사장은 “쉐보레가 연초부터 실시한 가격 재포지셔닝과 최근 진행하고 있는 할부 프로그램 확대 등이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등 판매 주력 차종의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6월에 진행하는 ‘러브패밀리’ 페스티벌을 통해 무이자 할부를 다시 한 번 확대한 만큼, 쉐보레는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와 혜택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전월 대비 및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7%, 16.5%씩 줄었다. 특히, 주력 모델인 QM6과 SM6의 인기가 시들해져 판매량이 많이 하락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틈새시장을 노린 클리오와 마스터, 트위지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곧 출시될 QM6 LPG와 지난 3일에 출시된 르노 마스터 버스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에 기대를 걸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