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Theme / 독일 보그바르트, 판매 부진으로 ‘두 번 죽을’ 위기에 처한 사연

독일 보그바르트, 판매 부진으로 ‘두 번 죽을’ 위기에 처한 사연

Borgward-BX7_Concept-2015-1280-07

중국 자본으로 부활한 독일 브랜드, 보그바르트(Borgward)가 또 다시 경영 위기에 빠졌다.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다시 한 번 브랜드가 사라져 ‘두 번 죽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카스쿱 등 외신에 따르면 보그바르트의 모회사인 북기 포톤 자동차는 보그바르트의 지분 67%를 매입할 업체를 물색 중이다. 지분의 과반을 넘겨 사실 상 경영을 포기하고 브랜드를 매각하는 셈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업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워 처분에 나섰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Borgward-BX7_Concept-2015-1280-03

보그바르트는 한때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회사였다. 폭스바겐, 오펠 등과 더불어 독일의 대중차 시장을 주도했던 브랜드지만,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 1961년을 끝으로 잊혀졌다.

이런 보그바르트가 다시 역사에 등장한 건 지난 2014년이다. 중국 북경기차 그룹의 트럭 전문 브랜드, 포톤(Foton)이 보그바르트 브랜드 사용권을 사들인 것. 이후 2015년 첫 양산 모델인 BX5와 BX7을 선보이며 수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브랜드 가치를 만회하기 위해 유럽에서 브랜드만 사들이는, 전형적인 중국 기업의 마케팅 방식이다.

Borgward-BX6_TS_Concept-2016-1280-01

하지만 선두 업체와의 기술격차가 큰 자동차 시장에서 이런 방식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뱃지는 독일산이지만 중국 베이징의 포톤자동차 공장에서 만들어진 보그바르트 자동차의 품질과 성능은 여느 중국차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 시장에서는 낮은 품질로 외면받고, 내수 시장에서는 타 내수 모델에 비해 비싼 가격 탓에 판매가 부진했다.

Borgward-BX6_TS_Concept-2016-1280-01

지난 7월에는 고향인 독일에도 전격 출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올해 1~7월 보그바르트의 글로벌 판매량은 1만 8,996대에 그쳐 전년 대비 23%나 줄었다. 당초 독일에 연간 생산량 1만 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 생산에 나서겠다는 원대한 꿈도 있었지만, 심각한 판매량 감소로 이를 이루기는 어려워졌다.

보그바르트 브랜드의 실패로 모회사인 포톤은 올해 들어서만 무려 16억 위안(한화 약 2,622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게다가 신차 개발도, 판매 회복도 요원해 브랜드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Borgward-Isabella_Concept-2017-1280-02

보그바르트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BX7의 순수 전기차 버전인 BXi7과 쿠페형 크로스오버인 BX6 등을 선보였고,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4도어 쿠페 스타일의 이사벨라 양산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기술력도 생산기반도 마땅치 않은 보그바르트로선, 열정적인 새 주인을 만나지 않는 한 또 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About 신한길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