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 위주로 스톱 스타트 시스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스톱 스타트는 주정차 시 자동으로 엔진을 끄고 켜는 장비로, 도심 주행으로 한정할 경우 보통 10% 내외의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 구조도 간단하고 비용도 높지 않아서 가격 대비 최고의 연비 개선 아이템으로 불린다. 공회전을 하루에 5분씩 줄인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5,050억 원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스톱 스타트의 효용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가다서다가 잦은 도심 주행에서는 불가피하게 공회전하는 시간이 많다. 이 공회전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연비는 좋아질 것이다. 공회전에 필요한 연료의 양은 많지 않지만 이것이 모이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가 된다. 도심에서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좋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스톱 스타트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교통부(DOT, Department of Transportation)에 따르면 공회전에서 발생된 연료의 낭비가 매년 70억 리터가 넘는다. 미국 도심 운전자들의 운행 시간 35%가 공회전일 정도이다. 범위를 좁혀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미국의 대형 트럭만 보아도 공회전으로 인해 연간 990만 톤의 연료를 길에다 버린다. 또 연간 990만 톤의 CO2와 16만 3,278 톤의 질소산화물, 4,535 톤의 PM을 방출한다. 캐나다의 경우 차 한 대당 공회전 시간을 5~10분으로 잡았을 때 발생하는 CO2는 4,500톤, 연료는 1.9억 리터가 버려지게 된다.
국내의 경우 자동차 공회전을 하루에 5분씩 줄일 경우 연간 31만 9,008리터의 연료를 아낄 수 있고 이는 5,050억 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불리는 이산화탄소도 연간 101만 톤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시내버스는 공회전만 줄여도 연간 262억을 절약할 수 있다. 한 국내 조사의 경우 재시동 시 필요한 연료는 6.6초의 공회전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고, 푸조는 약 3~4초라고 밝힌바 있다. 즉, 많이 잡아도 정차 시간이 7초 이상 될 경우 스톱-스타트 기능이 연비에 더욱 유리하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스톱 스타트만한 아이템이 별로 없다. 스톱 스타트는 시스템의 추가로 인한 무게 증가나 코스트 상승의 부담도 적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연비를 2~5% 높이기 위해서는 대당 3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NRC(National Research Council)가 2009년에 발표한 조사에서 스톱 스타트의 비용은 885달러였으며 연비 개선은 10% 내외였다.
스톱-스타트가 최초로 적용된 모델은 1980년에 나왔던 폭스바겐 폴로 포르멜 E였고, 90년대 들어서는 골프 에코매틱과 루포 3리터에도 선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이 기능은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지 못했지만 2000년대 들어오면서 시트로엥을 시작으로 적용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 시트로엥은 C1, C2, C3까지 소형차 라인업에 적극적으로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시트로엥의 재시동 시간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었을 경우 0.35초 만에 시동되고, 도심 연비는 10%나 좋아진다. 정체가 극심하다면 최대 15%까지 연비가 좋아진다고 밝혔다.
스톱 스타트 역시 메이저 부품 회사들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으며 점유율 면에서는 독일의 보쉬와 프랑스의 발레오가 양분하고 있다. 보쉬에 따르면 북미 생활 패턴 기준으로 스톱 스타트 시스템은 8%의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 이는 가솔린에 직분사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발레오는 2004년 출시한 StARS(StARS, Starter-Alternator Reversible System)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StARS는 시트로엥 C2와 C3에 가장 먼저 쓰였고 오토모티브 뉴스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하는 페이스 어워드(PACE Award)에 선정되기도 했다. StARS는 도심 운행의 경우 CO2 배출량과 연료 소모를 15%나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어떤 차종에도 쉽게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발레오의 StARS는 엔진 컨트롤러를 변경해야 하지만 알터네이터는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벨트와 맞물린 StARS는 크랭크샤프트를 돌려 엔진을 시동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구조도 간단해 모든 종류의 기어박스에 장착이 가능하다. AT의 경우 별도의 펌프와 유압 라인이 추가된다. 초기에는 가솔린은 2리터, 디젤은 1.6리터가 적용 가능한 최대 배기량이지만 지금은 V8 같은 고성능 엔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지금껏 말한 대로 스톱 스타트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한 조사에서는 2015년는 스톱 스타트 장착 차량의 글로벌 판매를 최대 3,400만대까지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ABI 리서치는 2015년에는 1,750만대, 2020년에는 2,250만대까지 스톱 스타트의 볼륨을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