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최근 연간 1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본격화를 예고했지만, 첫 전기 밴인 ‘I.D. 버즈’의 예상 출시 시기는 2021년으로 요원하다. 전기 밴의 출시를 애타게 기다리는 소비자들을 위해 독일의 아우디·폭스바겐 전문 튜너, ABT(압트) 스포츠라인이 튜닝 솔루션을 내놨다.
2018 하노버 국제 상용차 모터쇼에서 ABT는 폭스바겐의 소형 밴 캐디, 중형 밴 트랜스포터를 위한 전기차 개조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내연기관 엔진만 탑재되는 캐디와 트랜스포터는 전기차로 탈바꿈할 수 있다.
먼저 출시되는 쪽은 ABT e-캐디다. e-캐디는 폭스바겐 캐디 맥시 LWB 버전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번에 전시된 차량은 택시로 운용될 수 있는 승용 버전으로, 5명의 승객과 짐을 넉넉히 실을 수 있다. 만약 구매자가 원한다면 뒷좌석 대신 적재함으로 구성된 카고 밴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e-캐디에는 최고출력 111마력의 전기모터가 탑재돼 내연기관을 대체하며, 최고 120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또 NEDC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200km를 달릴 수 있는 37.3kWh급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바쁜 업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충전도 빠른 시간만에 마칠 수 있다. CCS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80%를 충전하는 데에 49분이면 충분하다. e-캐디는 2019년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된다.
반면 ABT e-트랜스포터를 만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모터쇼에 전시된 것은 컨셉트카로, 실제 양산 모델이 완성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e-트랜스포터는 9인승 또는 카고 밴 타입의 롱바디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되며, e-캐디와 마찬가지로 용도에 따라 승용 또는 상용 버전을 선택할 수 있다.
트랜스포터에도 캐디와 동일한 111마력 전기모터가 탑재되지만 배터리 용량은 두 배 큰 74.6kWh에 달한다. CCS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80% 충전에 98분이 걸리며, 교류 완속충전기로는 완충에 10시간이 소요된다. 대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NEDC 기준 400km에 달해 장거리 운행도 부담없다. 만약 주행거리가 짧다면 마이너스 옵션으로 캐디와 동일한 37.3kWh 배터리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주행거리도 절반 가량인 208km로 줄어든다.
튜닝 업체가 만든 전기차라고 하면 안전성이나 신뢰도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지만, ABT는 오랫동안 폭스바겐 그룹의 오피셜 튜너로 운영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아우디와 함께 포뮬러 E 그랑프리에 출전하며 전기차 개발 관련 노하우를 쌓았다.
주문제작 형태로 만들어지는 e-캐디와 e-트랜스포터의 가격은 선택 사양 등에 따라 상이하지만, 보조금 등을 고려하면 내연기관 모델보다 조금 더 비싼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 유지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상용차 시장에서 이러한 전기 밴들은 적잖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