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퍼카 제조사로 유명한 부가티가 새로운 한정판 모델을 출시한다. ‘디보(Divo)’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차는 시론을 바탕으로 더 특별한 사양과 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애스턴마틴 발키리, 메르세데스-AMG 프로젝트 원 등 내로라하는 라이벌 하이퍼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양산차 최초로 400km/h의 벽을 넘은 부가티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최신작인 시론은 미국에서 30억 원이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지만, 꾸준히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출시될 디보는 시론을 바탕으로 튠업된 초희소 한정판 모델이다. ‘디보’라는 이름은 1920년대 유럽 자동차 레이스에서 활약한 알베르 디보(Albert Divo)의 이름에서 따 왔다. 알베르 디보는 1928년과 1929년 타르가 플로리오 레이스에서 부가티 타입 35를 타고 우승을 거머쥔 레이서다.
한 세기 전 부가티의 화려한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상징하듯, 한정판 디보는 단순히 겉을 멋있게 꾸미고 빠르기만 한 차가 아니라 본격적인 서킷 주행에 초점을 맞춘다. 슈테판 빙켈만 부가티 CEO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 모델은 경량화와 다운포스 강화, 핸들링 개선 등의 변화를 거쳐 퍼포먼스 강화를 노린다. 트랙 퍼포먼스를 위한 가속력, 코너링 위주 세팅으로 인해 디보는 일반 시론보다 최고속도 면에서는 다소 뒤처질 수 있지만, 오랫동안 ‘고속도로 전용’이라며 부가티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던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인 부가티의 모터스포츠 솜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오직 40대만 한정생산될 디보는 양산차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수도 있다. 예상 가격이 무려 585만 달러(한화 약 66억 원)에 달하기 때문. 세금 등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디보의 실제 구매 가격은 미국 기준 70억 원이 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선택받은 사람이 아니면 감히 넘볼 수 없는 천문학적인 가격이지만, 어쨌거나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디보의 등장은 기대되는 소식이다. 디보는 오는 8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더 퀘일 모터스포츠 게더링’ 행사에서 디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