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의 클래식카 복원 부서인 ‘폴로 스토리코(Polo Storico)’는 최근, 가장 유명한 미우라 중의 하나인 ‘람보르기니 미우라 SVR’를 완변하게 복원해 냈고, 이를 일본 나카마야(Nakamaya) 서킷에서 공개했다. 복원에는 19개월이 걸렸다.
가로 배치 V12엔진과 이탈리아 명장 ‘마르첼로 간다니’의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미드쉽 슈퍼카 ‘미우라’는 1966년에서 1972년 사이에 763대가 생산되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미우라는 현재 전세계에서 단 1대만 존재하는 ‘미우라 SVR’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미우라는 1965년 이탈리아 토리노(Turin) 모터쇼에서 섀시가 먼저 공개됐는데, 이때는 ‘미우라’라는 이름이 없었고, 프로젝트명 ‘P400′으로 불렸다. P는 Posteriore의 이니셜로, 뒷쪽을 뜻한다. 즉, 엔진을 뒤에 장착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모터쇼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 양산에 착수하면서부터 ‘미우라’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다음 해에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미우라 P400′이 공개됐다. 그리고 이 때부터 람보르기니의 트레이드 마크인 ‘투우 뱃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3년 후인 1968년 11월에 토리노 모터쇼에서 20마력의 출력을 높힌 엔진 및 파워 윈도우와 에어컨 등을 추가한 ‘P400S’가 공개됐다. 그 후,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P400SV’가 1971년 3월부터 1972년 12월까지 생산됐다. SV는 SuperVeloce의 줄임말로, 영어로는 SuperFast, 즉 엄청나게 빠르다는 뜻이다.
그 사이, 람보르기니는 피아(FIA) 레이싱 규정-J을 준수하는 경주용 자동차를 1970년에 제작했다. 그 당시 유명했던 람보르기니 테스트 드라이버인 밥 월라스(Bob Wallace)가 개발하여 딱 1대만 만들었다. 그 차의 이름은 ‘미우라 P400조타(Jota)’이고, 섀시 번호는 #5074이다. 1971년 4월, 이탈리아 브레시아 인근의 도시 외곽순환도로에서 이 차는 안타깝게도 사고로 인해 파괴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고객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람보르기니는 P400SV를 업그레이드하여 딱 5대의 P400SVJ(SuperVeloce/Jota)를 만들었다. 그 중 1대는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한 때 소유했었다.
아래는 미우라 차량의 제원이다.
이번에 복원된 미우라 SVR은 원래 1968년에 만들어진 섀시 번호 3781, 엔진 번호 2511, 차체 번호 383의 녹색 미우라 S였다. 이탈리아에서 8번의 차주가 바뀐 이 차는 1974년 독일의 하인츠 스트라버(Johan Heinz Straber)가 구입하여, 이탈리아 산타가타의 람보르기니 공장으로 돌려보내 Jota에 준하는 맞춤 개조를 요청했다. 이렇게 미우라 SVR은 18개월의 개조 작업을 통해 탄생되었다.
그 후, 1976년 이토 히로미츠(Hiromitsu Ito)가 이 차를 인수하여 일본으로 가져가 오늘날까지 소장하고 있다. 미우라 SVR은 1975년 1월부터 1979년 6월까지 연재된 일본 만화 ‘서킷 울프(The Circuit Wolf, 원재는 Circuit no Okami)’를 통해 불후의 명성을 얻었으며, 장난감 제조사 교쇼(Kyosho)의 1:18 스케일 모델 덕분에 전설적인 지위를 얻었다.
그 후 약 4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미우라 SVR은 다시 복원해야할 상태에 이르렀고, 람보르기니 폴로 스토리코로 보내졌다. 19개월의 복구 작업이 끝나고 람보르기니의 전설 ‘미우라 SVR’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폴로 스토리코의 세일즈 책임자 파올로 가브리엘리(Paolo Gabrielli)는 “이번 복구 작업에는 우리가 정상적으로 일하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원조 설계도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대부분은 1974년에 개조했던 사양에 의존했다. 기존 사양과 다른 유일한 변형은 4점식 안전 벨트와 지지력을 더 강화시킨 시트 및 이동식 롤 바가 추가된 것이다. 이것은 고객이 레이스 트랙에서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명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