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을 주제로 한 모터쇼로서는 세계 최초로 열린 ‘2017 판교자율주행모터쇼’ (Pangyo Autonomous Motor Show : PAMS 2017)가 18일 폐막했다.
경기도와 서울대학교 공동 주최로 16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성남 판교제로시티에서 열린 이번 모터쇼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모두 1만2천여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해 사상 처음으로 열린 자율주행차 모터쇼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미래 혁신기술에 대한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층의 참여가 돋보였다. 이틀째인 17일 금요일 오후부터는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도 늘어나 체험교육의 장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했다.
특히 이번 모터쇼는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참여형 행사가 많아 호응을 얻었다. 모터쇼 기간 중 매일 2시간씩 진행된 자율주행차 시승회는 사전 온라인 등록만으로도 신청자가 넘쳐 시승현장에서는 대기표를 받아야 했다. 자율주행차 시승은 국민대학교의 자율주행차와 자율주행 트램,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AEV-1’ 등 3대가 참여했으며, 사흘 동안 모두 3백여명의 인원이 시승을 마쳤다.
‘PAMS 2017 레고 자율주행차 경진대회’, ‘PAMS 2017 대학생 E-포뮬러 경주대회’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레고 자율주행차 경진대회는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이 사전에 직접 프로그래밍해 조립한 지능형 로봇 차량으로 주행, 평형주차, 요철구간 통과 등 미션 수행 대결을 펼쳤다. E-포뮬러 경주대회는 국내 자동차 공학 및 메카트로닉스 전공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E파워트레인을 장착한 포뮬러차로 경주를 벌였으며, 총 10개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는 울산대학교 팀이 우승을 했다. 또 마지막 날 열린 전기자동차(EV) 슬러럼 대회에서는 사전 온라인 신청을 통해 선정된 일반인 남녀 20명씩 총 40명이 참가해 S라인 슬라럼, 레인 체인지 슬라럼, 써클 레인 등의 코스를 통해 전기자동차의 주행능력을 체험해보기도 했다.
대학생들의 아름다운 도전 – ‘자율주행차 vs 인간 미션대결’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자율주행차 vs 인간 미션대결’은 ‘자율주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모터쇼의 취지를 잘 살린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자율주행차가 실력 발휘를 다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대결은 장애물 회피, S라인 턴, 굴절 코스 통과 등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자율주행차와 인간이 각각 얼마나 정확하게 미션을 수행하는지를 평가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17일 대결에서는 사전 신청을 받아 선발된 운전경력별 남녀 운전자 6명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한민관 프로 카레이서가 인간 도전자로 나섰다. 차량은 대창모터스와 충북대학교 TAYO(타요)팀이 공동으로 연구·제작한 자율주행차량이 사용됐다.
대학생들이 만든 자율주행차량은 장애물과 부딪히기도 하는 등 다소 부족한 보였으나 ‘인간’측 참가자들과 관람객들은 자율주행차의 주행성능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앞으로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기대했다. 남지사도 자율주행차와의 대결을 마친 후 인터뷰를 통해 대학생들이 만든 차량이라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그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 12월부터 판교제로시티 시범운행 ‘제로셔틀’ 첫 공개
한편 이번 ‘2017 판교자율주행모터쇼’에서는 경기도가 내달부터 판교제로시티에서 시범 운행하는 11인승 자율주행차 ‘제로(ZERO)셔틀’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제로셔틀’ 은 ‘미래교통수단으로 도민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남경필 지사의 제안에 따라 경기도의 지원으로 차세대융합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했다.
경기도는 12월부터 1년간 1단계 자율주행 셔틀 시범운행을 통해 도심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적 안전성 및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고, 2단계로 2019년 1년간 실증운영에서 교통시스템과의 V2X 통신을 통한 정보교환 및 사용자 기반의 교통편의 서비스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제한된 실험적 공간에서 행해진 것과 달리 이번 테스트는 2년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모터쇼 기간 중 함께 열린 자율주행 산업박람회와 국제포럼도 관련업계는 물론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박람회에는 기간 중 모두 1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업체 전시관을 방문했으며, 국제포럼도 이틀 동안 1천여 명이 참석해 글로벌 석학과 전문가들이 발표하는 자율주행 신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자율주행 산업박람회 인기, 국제포럼도 성황
기업지원허브 1층에서 열린 자율주행 산업박람회는 판교제로시티 등 경기도의 미래 도시 비전을 보여주는 주제관과, 자율주행차, 영상센서모듈, ADAS(첨단 운전자보조장치) 기술, V2X(차량과 차량 사이의 무선통신), 인공지능 등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비즈니스관으로 운영됐으며, 비즈니스관에는 언맨드솔루션, 하나텍시스템, KT, 이지마일(프랑스) 등 국내외 총 16개 자율주행 기술 관련업체가 참여해 혁신기술들을 선보였다. 박람회에는 중소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벤처창업기업)도 참여해 이번 모터쇼가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와 비즈니스를 조성하는데도 일익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4차 산업혁명시대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를 주제로 16~17일 진행된 ‘PAMS 2017 국제포럼’은 전세계 자율주행 분야 리더들과 국내 관련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 20여명이 초청돼, 자율주행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됐다. 포럼에서는 “자율주행을 위한 시각 인지기술” (알베르토 브로기 교수,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자율주행 시대의 차량안전과 모빌리티 전망”(아짐 에스칸다리안 교수, 미 버지니아텍 기계공학과) 등 글로벌 석학들이 자율주행 관련 혁신기술을 소개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전세계 자율주행 분야 석학과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국제포럼은 자율주행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학연 소통으로 한층 빠른 자율주행 산업 발전 및 정착 효과와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역량 있는 국내 기업들의 세계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판교제로시티 = 자율주행”, 자율주행산업의 랜드마크로
이번 자율주행모터쇼가 열린 판교제로시티는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43만2천㎡에 750여 개 첨단기업, 4만여 명이 근무하게 될 미래도시로, 도는 이곳에 총 길이 5.6㎞의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판교제로시티의 ‘ZERO’는 규제, 사고·위험, 미아, 환경오염, 탄소배출이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ZERO셔틀’ 은 판교제로시티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실체라고 할 수 있다.
판교제로시티는 이번 사상 첫 자율주행 모터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자율주행=판교제로시티” 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면서 향후 자율주행산업 중심지로서의 성장가도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임종철 경기도 경제실장은 “이번 모터쇼가 자율주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를 높인 것은 물론, 앞으로 경기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자율주행산업의 중심지로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판교제로시티가 자율주행 산업 혁신클러스터로서 기술을 선도하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함은 물론, 자율주행의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