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스포츠카 메이커 애스턴 마틴이 최근 새로운 로고를 상표 출원해 화제다.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날개 모양 엠블렘으로 유명한 애스턴 마틴이 85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엠블렘으로 교체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토가이드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월 애스턴 마틴은 조용히 완전히 새로운 로고를 상표 등록했다. 자동차 회사가 조금씩 디자인이 바뀐 새 로고를 적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이 로고가 기존 어떤 애스턴 마틴 로고와도 완전히 다르게 생겼다는 것이다.
새로운 로고는 애스턴 마틴의 상징적인 날개 모양 대신 원 안에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여러 개의 빗금이 교차하는 형태다. 얼핏 보기에는 독일 폭스바겐의 엠블렘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쉽게 어떤 의미를 지녔는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빗금들이 애스턴 마틴의 머릿글자인 ‘A’와 ‘M’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스턴 마틴의 날개 엠블렘은 역사가 깊다. 1913년 처음 회사가 창립될 때는 창업자 로버트 뱀포드(Robert Bamford)와 라이오넬 마틴(Lionel Martin)의 이름을 따 뱀포드&마틴 이었지만, 1920년 로버트 뱀포드가 회사를 떠나면서 1921년부터는 주로 레이스에 참가했던 애스턴 힐(Aston Hill)의 이름을 따 애스턴 마틴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초창기인 1921년부터 1926년까지는 A와 M이 겹쳐진 원형 로고를 사용하다가 1927년부터 ‘애스턴 마틴’이 날개 모양으로 펼쳐진 엠블렘을 사용했고, 나아가 1932년부터는 오늘날과 거의 동일한 날개 안에 ‘애스턴 마틴’ 레터링이 들어간 엠블렘을 고수해 왔다. 무려 85년 간 큰 틀이 바뀌지 않은 셈이다.
새로운 원형 로고는 초창기 로고를 연상시키기는 하지만 이미 날개 모양으로 잘 알려진 애스턴 마틴의 엠블렘을 바꿀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다행히 이런 걱정은 기우에 그칠 전망이다.
외신에서 잇달아 새로운 로고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 애스턴 마틴의 사장이자 최고경영자인 앤디 팔머(Andy Palmer)는 SNS를 통해 “우리는 애스턴 마틴의 날개 엠블렘을 교체할 계획이 없다. 새로운 로고는 브랜드 상품과 액세서리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적어도 애스턴마틴 자동차에 이 로고가 삽입되지는 않는다는 것.
실제로 애스턴 마틴 이외에도 브랜드 상품을 위해 자동차 엠블렘과 전혀 다른 로고를 사용하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가령 영국의 재규어같은 경우도 일부 품목에 과거 사용하던 육각형 로고를 부착한다. 또 창업자 일가족이 설립한 디자인 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포르쉐나 람보르기니같은 경우도 액세서리에서 다른 로고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