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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차로제 개정, 오토바이 편해지고 추월차로 명확해진다

Traffic On Freeway, Washington, USA

지난 1월 6일 경찰청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령안은 교통소양교육 대상자의 교육방침을 개선하고 국제운전면허증 서식을 정비하는 등 행정적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지정차로제를 간소화해 오토바이의 통행 범위가 넓어지고 고속도로 추월차로의 운용방침을 보다 명확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행 지정차로제는 차로 별로 통행 가능한 차종이 세분화돼 있어 이를 숙지하고 준수하기 어려운 것이 개정 사유다. 이에 따라 지정차로제를 크게 이분해 대형·저속 차종은 도로의 오른쪽 차로를 사용하고 소형·고속 차종은 모든 도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여기서 대형·저속 차종이란 대형승합자동차(버스), 화물차, 특수자동차, 건설기계, 이륜자동차 및 원동기장치자전거 등이다. 그리고 소형·고속 차종이란 승용차와 중·소형 승합차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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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고속도로 외의 도로에서 각 차종은 편도 차로 수에 따라 지정된 차로만 사용해야 했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도로를 이분해 오른쪽 도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가령 편도 4차로 도로에서는 3차로와 4차로를, 편도 3차로 도로에서는 2차로와 3차로를 대형·저속 차종이 사용할 수 있다. 단, 편도 2차로 도로에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2차로만 사용할 수 있다.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오토바이(이륜자동차 및 원동기장치자전거)다. 기존 오토바이는 무조건 도로의 맨 오른쪽 최하위 차선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오토바이 운행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오히려 대형차들 사이에서 운행해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개정안에 따라 보다 넓은 차로에서 오토바이가 운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기존에 맨 오른쪽 차로를 이용해야 했던 모든 차량의 통행차로가 확대된 것은 아니다. 자전거, 우마차,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 나목 외의 건설기계, 위험물 운반 자동차 등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맨 오른쪽 차로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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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1차로의 주행 방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 차로로, 항상 비워두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현실적으로 고속도로 정체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적용되는 지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속도로 1차로가 앞지르기 차로인 것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단서조항을 통해 교통정체로 인해 1차로에서 제한최고속도로 통행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1차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완화했다.

즉, 교통정체 없이 고속도로가 비어있다면 기존처럼 1차로를 비워두고 항시 추월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지만, 통행량이 많아 최고속도로 주행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1차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다는 것. 정체 상황에서 1차로를 비워둘 의무를 면제해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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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개정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오토바이의 경우 성능에 따라 자동차보다 훨씬 빠르게 주행이 가능함에도 여전히 대형차 및 화물차와 함께 하위차로를 쓰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기존보다 법규가 완화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주장했다.

고속도로 추월차로에 관한 내용도 운전자의 작위적인 해석의 위험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최고속도 주행 가능 여부를 선행차 운전자가 판단하도록 함으로서 추월차로 본연의 기능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평상 시 1차로 주행을 인정하되 뒤에서 고속차량이 접근하면 무조건 양보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현실성 있다는 비판이다.

또한 현행 법규 내에서도 1차로 양보가 정착되지 못하고 여전히 많은 운전자들이 추월차로를 준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개정안이 더욱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법규 개선도 중요하지만 강력한 단속과 계도를 통해 1차로 양보를 다수 운전자에게 정착시키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오토바이의 통행차로와 고속도로 추월차로는 국내 교통 환경에서 가장 갈등이 심한 논쟁이다. 교통 안전과 효율적인 차량 통행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관계당국이 보다 실효성 있는 법규를 제정하고 정착시킬 수 있도록 현실적인 노력이 촉구된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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