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에 대한 첫 후속조치가 결정됐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2만 7,000여 대에 대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2월 6일부터 본격적인 리콜 조치가 개시된다.
이번 리콜은 소프트웨어에 국한해 이뤄진다. 별도의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ECU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함으로서 배출가스 기준허용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 1월 24일부터 리콜 안내문이 발송되며, 대중교통 비용 지원 및 이동편의를 위한 서비스 등 고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리콜 승인 방침이 발표되자 피해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리콜에 대한 검증 자체가 부실하며, 기준치를 충족시키기도 어려울 뿐더러 내구성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폭스바겐 사태의 피해자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은 성명을 통해 서울행정법원에 환경부의 리콜방안승인처분 취소소송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리콜 방안 검증이 총체적인 부실 검증이라는 이유다.
우선 환경부가 검증에 사용한 차량은 폭스바겐 티구안 신차다. 그러나 리콜 대상인 EA189엔진이 탑재된 티구안은 2008년부터 판매됐으므로 기존 판매된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감소가 목적이라면 노후차량을 통해 리콜의 실효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리콜을 통해 감소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20~30%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다. 연비가 악화되는 에어컨 작동 및 도심주행 환경이라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기준치를 최대 7배 가량 초과할 수도 있게 된다. 미 연방환경청(EPA)과 캘리포니아 환경청(CARB)이 질소산화물을 80~90% 이상 감축하는 리콜방안을 승인한 것과 차이가 난다는 것.
미국의 경우 리콜 후의 내구성을 검증한 반면 환경부는 이를 검증하지 않았고, 미국에서 실시된 보증기간 연장 조치가 한국에서 실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지목했다. 또 리콜을 위한 검증 과정에서 연비 악화 및 성능 저하는 국토교통부가 정밀한 성능시험을 실시해야 함에도 환경부가 간이 시험으로 이를 대체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입장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우선 북미와 우리나라의 배출가스 기준이 같지 않다는 점이다. 북미의 경우 디젤 승용차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가 훨씬 엄격하기 때문에 북미와 같은 수준의 리콜이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반론이다. 또 배출가스 시험은 신차 인증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노후차량을 기준으로 시험할 이유가 없다는 반박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승인한 리콜에 대해서는 보다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구성이나 주행성능 저하는 차량을 구입할 당시 소비자들의 기대에 대한 배임행위”라고 평가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보다 명확한 보상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