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뉴 GT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2015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2년 여 만인 2016년 말에서야 고객에게 인도를 시작한 포드 GT. 공개 당시에는 500대만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쏟아지는 주문 덕에 계획을 바꾸어 1,000대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포드 GT를 구입하겠다고 최기에 신청 완료한 사람은 무려 6,506명이었다고 하니 이들 중 6천명 이상은 돈이 있어도 뉴 GT를 손에 넣을 수 없게 됐다. 1호차는 빌 포드 주니어 회장에게, 2호차는 마크 필즈 포드 CEO에게 배당됐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신청 당시 과거에 소유했던 자동차의 목록, 특히 포드 모델 소유 내역 등 자세한 자기 소개서까지 제출해야 됐는데, 그 결과 뉴 GT의 초기 고객으로 낙점 받은 이들의 90%가 이전 세대 GT를 소유한 이들이라고 포드 글로벌 제품 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 라즈 네어(Raj Nair)가 밝혔다. 그러니까 이전 GT를 갖고 있지 않은 이들에게 뉴 GT를 사기란 하늘에 별 따기였던 셈이다. 신형 GT를 사기 위해 구형 GT부터 먼저 사야 했던 것일까?
물론 이해는 된다. 무한정 만들 수 없는 특별한 모델인 만큼 자사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 우선권을 주고자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페라리의 경우 서킷 전용 모델인 FXX나 FXXK 같은 모델은 엔초 페라리나 라 페라리 소유자에게만 구입 자격이 주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포드가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다행히 추가로 생산하기로 한 500대에 대한 신청 기회가 남아 있으며, 이 때는 새로운 고객에게 배정될 예정이라고 하니 다시 한 번 행운을 기다려 볼 수 있겠다.
그만큼 새 GT의 매력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우선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차체 디자인이 그 어떤 수퍼카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멋지고 미래지향적이다. 뾰족한 캐빈 뒤로 거대한 날개가 오묘한 라인을 그리고 있다. 위로 열리는 도어도 멋지다. 전통적인 C필러의 개념이 사라진 뒷모습과 배기구 주변도 환상적인 모습이다. 이게 바로 수퍼카다.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인 포드가 이런 수퍼카를 선보일 줄이야. 전설은 1966년부터 1969년까지 4년 연속 르망 24시 경주에서 우승한 포드 GT40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체의 높이가 40인치인 것을 강조해서 지은 이름이다. 그리고 2005년 과거의 GT40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포드의 수퍼카 GT가 등장했다. 그리고 2세대 GT가 르망 우승 50주년을 기념해 2016년에 고객에게 인도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성능은 완벽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에코부스트 3.5 트윈터보 엔진이 600마력 이상을 발휘하고, 0~100km/h 가속 3초, 최고속도 320km/h 정도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에 준할 것이라고 한다.
생산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 근교에 위치한 멀티매틱 사에서 80명의 작업자에 의해 수작업으로 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