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상 가장 빠른 삼각별이 나타났다. 메르세데스-AMG의 로드카 중 가장 강력한 GT R이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7분 10초 92의 신기록을 세웠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그 서브브랜드 모델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번 테스트는 메르세데스-AMG가 정식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다. 독일의 자동차 평가 전문 매거진인 슈포르트 아우토(Sport Auto) 지에서 순정 상태의 AMG GT R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노르트슐라이페 주행을 실시한 것.
AMG GT R은 첫 공개 당시부터 “녹색 지옥의 야수(Beast of Green Hell)”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녹색 지옥은 세계에서 가장 난코스로 불리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의 별명이다. 뉘르부르크링을 다분히 의식하고 개발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AMG GT R의 출시 시기 역시 2016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1, 2, 3, 4, 6위를 휩쓰는 대기록을 세운 직후로, 메르세데스-AMG가 뉘르부르크링에서 자신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메르세데스-AMG 관계자는 AMG GT R이 노르트슐라이페를 위해 개발됐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차량은 완전히 순정 상태로 준비됐다. 타이어조차도 서킷 전용 타이어 대신 순정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2 타이어가 장착돼 말 그대로 순정의 성능으로 기록주행을 마친 것. 운전은 슈포르트 아우토의 전문 드라이버인 크리스티안 게브하르트(Christian Gebhardt)가 맡았다.
영상에서 AMG GT R은 매 순간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뉘르부르크링의 하이라이트인 Döttinger Höhe 직선구간에서는 무려 300km/h까지 가속하는 성능을 자랑했다.
결과는 7분 10초 92로 뉘르부르크링에서 주행한 양산차 중 일곱번째로 빠른 것이다. 키트카인 래디컬 차량을 제외하고 양산차만 순위를 매기면 포르쉐 918 스파이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50-4 SV, 전기 하이퍼카인 NextEv 니오 EP9, 그리고 닛산 GT-R 니스모에 이어 5위에 오른다.
이는 구형 닷지 바이퍼 SRT-10 ACR이나 렉서스 LFA 뉘르부르크링 패키지, 구형 포르쉐 911 GT2 RS 등 내로라하는 슈퍼카들을 따돌린 기록으로, 비슷한 기록을 낸 경쟁모델들이 더 강력한 성능을 내거나 4륜구동을 탑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AMG GT R의 뛰어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선대 모델인 SLS AMG 블랙시리즈의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기록은 7분 26초 40에 불과해 무려 16초 가량 기록을 앞당긴 것이다.
AMG GT R은 4.0L V8 바이터보 엔진에 7단 AMG 스피드시프트 DCT를 조합해 최고출력이 585마력에 달하는 슈퍼카다. AMG GT를 바탕으로 단조 소재와 카본 파이버, 티타늄 등 레이스에 사용되는 소재를 투입해 경량화를 이루고 레이싱 기술을 투입해 주행성능을 극적으로 끌어올린 퍼포먼스 버전이다.
한 눈에 띄는 전용 디자인 요소를 투입했을 뿐 아니라 다운포스를 늘려주는 액티브 에어 플랩, 강화된 냉각 성능 및 세라믹 브레이크 와 후륜 조향 기능 등 레이싱에서 승리하기 위한 각종 첨단 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했다. AMG GT R의 고객 인도는 내년 3월께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