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스포츠카 메이커 애스턴마틴이 레드불과 합작해 하이퍼카를 개발중이라는 사실은 이미 익히 알려졌다. 지난 7월에 처음으로 컨셉트카가 공개됐지만 여전히 기술적인 부분은 베일에 싸여있다.
호주 자동차 전문지인 “오스트레일리아 모터링(Australia’s Motoring)”은 애스턴마틴의 디자인 수장인 마렉 라이히만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하이퍼카가 압도적인 성능은 물론 엄청난 경량화를 통해 F1카나 다름없는 성능을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 생산되는 AM-RB 001은 앞서 공개된 컨셉트카와 외관 상 매우 흡사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 냉각과 공기역학을 위해 약간의 변화가 이뤄질 뿐이다. 단, 차의 이름 만큼은 암호같은 지금의 이름이 아닌, 양산차에 걸맞는 쉽고 인상적인 이름으로 바뀔 예정이다.
엔진은 1만 rpm 이상 회전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최고 9,500rpm 정도의 회전수를 확보할 전망이다. 매력적인 사운드의 V12 엔진이 될 것이며, 배기량은 6~7L 사이로 예정된다. 메르세데스-AMG가 하이퍼카에 F1같은 저배기량 V6 엔진을 탑재하겠다고 예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엔진은 1,00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알루미늄과 카본파이버로 만들어지는 엔진은 Xtrac사가 개발한 레이싱용 싱글클러치 시퀀셜 변속기와 결합된다. 싱글클러치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 하이퍼카의 가장 큰 목표인 경량화 때문이다.
AM-RB 001은 예고된 대로 F1의 장점을 그대로 따온 로드카다. F1의 초경량 설계를 유지하되 최소한의 법규만 충족시키는 것도 개발 목표에 포함돼있다. 라이히만은 AM-RB 001의 무게가 1,000kg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차체 소재는 카본 파이버와 티타늄만 사용된다.
F1에서 유래한 KERS(운동에너지 회생 시스템)도 탑재된다. 그러나 다른 하이퍼카들이 전기모터로 높은 성능을 내는 것과 달리 애스턴마틴은 KERS를 부스트 기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KERS의 출력은 80마력에 불과하며 EV모드로는 정차 상태에서 출발하거나 저속주행만 가능하다. 대신 배터리와 모터 무게를 덜어내 여전히 가벼운 설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가볍다고 해서 바람에 날아갈까 걱정 마시라. 최대 다운포스는 1,800kg나 되기 때문에 코너에서는 4.5G의 횡G가 발생할 정도로 빠르게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속도도 400km/h를 가뿐히 넘는다.
그 밖에 주행 편의성도 살뜰히 챙긴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의 위치는 운전자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며, 노면 굴곡이 심한 곳에서는 자동으로 차체를 높여 손상으르 방지한다. 하이퍼카답게 멋스러운 걸윙도어도 장착한다. 걸윙도어는 탑승자 편의를 고려한 전자동 방식으로 개발돼 치마 입은 여성이 타더라도 민망한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라이히만은 덧붙였다.
애스턴마틴과 레드불이 함께 개발중인 이 차의 주행 테스트는 내년 중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공개는 내년 말이나 2018년 초가 될 예정이며, 고객 인도는 2018년 하반기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