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던 쌍용 티볼리가 유럽 충돌테스트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유로 NCAP에 따르면 쌍용 티볼리는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별 5개 만점에 3개를 받는 데 그쳤다. 긴급제동 기능과 차선유지보조 기능이 추가된 모델은 별 4개를 받았지만 이 역시 좋은 성적은 아니다.
이번 충돌테스트는 100% 정면 충돌, 40% 오프셋 충돌, 측면 차량 충돌 및 기둥 충돌, 경추손상 테스트 등으로 이뤄졌으며 보행자 안전성 테스트도 함께 이뤄졌다.
유로 NCAP에 따르면 티볼리는 성인 탑승자 보호 74/100점, 어린이 탑승자 보호 62/100점을 획득했다. 기본사양 모델의 경우 보행자 보호는 55/100점, 능동 안전사양 점수는 25/100점을 획득했으며 세이프티 팩이 추가된 모델은 보행자 보호 65/100점, 능동 안전사양 43/100점을 받았다.
우선 탑승자 보호의 경우, 40% 오프셋 충돌에서는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운전자의 경우 가슴 상해가 ‘보통’ 점수를 받고 다리 상해가 경미한 손상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준수했다. 반면 100% 정면 충돌에서 뒷좌석 승객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그 결과 2열 성인 탑승자가 머리에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
또한 후방 충돌 시 시트의 경추 보호를 확인하는 경추 상해 테스트에서도 앞좌석 성인은 큰 상해를 입지 않았지만 뒷좌석 성인은 경추가 부러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어린이 또한 충돌 시 경추에 심각한 상해를 유발할 수 있으며, 6세 이하의 어린이는 몸통 부위에도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측면 충돌의 경우 차량 충돌과 기둥 충돌 모두에서 성인과 어린이가 큰 상해를 입지 않았다.
티볼리는 보행자 보호 부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부위별 충돌 상황에서 헤드라이트와 A-필러, 보닛과 윈드실드 경계 부위의 경우 보행자의 다리나 머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단 보행자 인식형 긴급제동 시스템은 모든 속도 영역에서 원활히 작동한 것으로 나타나 체면치레를 했다.
이번 평가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서 유럽 진출에 나선 쌍용차는 당황한 기색이다. 유로 NCAP은 “2열 탑승자 보호 등 일부 상황에서 티볼리의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쌍용차가 직접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뤄진 유로 NCAP 테스트에서 별 3개를 받은 차량은 스즈키 이그니스, 피아트 티포, 쌍용 티볼리 등 3대 뿐이다. 반면 아우디 Q2, 현대 아이오닉, 포드 엣지,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르노 세닉, 푸조 3008, 스바루 레보그 등은 추가 안전 옵션 없이도 별 5개를 획득했다. 기아 니로의 경우 일반 모델은 별 4개, 세이프티 팩 추가 모델은 별 5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