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SUV를 개발한다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가 역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SUV, 컬리넌에는 많은 관심이 모인다.
롤스로이스는 “전 지형 고지상고 차량(All-terrain High-sided Vehicle)”인 프로젝트 컬리넌(Project Cullinan)의 테스트 차량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앞서 롤스로이스 팬텀의 차체를 높인 엔지니어링 테스트카가 몇 차례 목격된 적은 있지만 차체를 갖춘 컬리넌의 테스트카가 정식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장의 사진에서는 앞모습만 공개됐지만, 영락없는 롤스로이스의 모습이다. 특히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뚜렷하게 각이 잡힌 헤드라이트를 통해 위장막 사이로도 롤스로이스임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일반적인 테스트카들이 브랜드의 상징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을 위장막으로 덮어 차종을 철저히 숨기는 반면, 컬리넌은 당당하게 위장막을 벗겨 행여라도 다른 브랜드로 헷갈리지 않도록 했다는 점이다.
지난 해 2월 컬리넌의 개발을 공언한 이후 21개월 간 개발된 첫 테스트 차량은 전 세계를 돌며 성능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롤스로이스 답게 북극의 혹한과 중앙아시아의 불볕더위를 오가며 다양한 환경에서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지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롤스로이스 사상 최초의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하는 만큼 전용 서스펜션 시스템을 적용할 뿐 아니라, 향후 롤스로이스 전 모델에 적용될 알루미늄 차체 역시 컬리넌에 적용된다.
롤스로이스 모터카 CEO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Torsten Müller-Ötvös) 는 “컬리넌은 롤스로이스 역사상 사륜구동 시스템과 럭셔리를 결합한 최초의 모델”이라며,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할 또 하나의 롤스로이스는 지금까지 통용되어 왔던 럭셔리의 기준을 재정립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컬리넌의 구체적인 제원이나 가격대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가장 큰 라이벌은 앞서 출시된 벤틀리 벤테이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6.0L W12 엔진을 탑재한 벤테이가는 벤틀리 최초의 SUV로, 폭발적인 성능과 더불어 암석 트림을 적용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SUV로 유명하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역시 머지 않은 시일 내로 GLS 클래스의 마이바흐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