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 월드 시리즈에서 108년 간 우승하지 못했던 시카고 컵스가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자, 미국인들은 “시카고 컵스가 우승했는데, 무슨 일인들 일어나지 않겠냐”는 우스갯소리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
그런 미국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 드리프트 선수가 엽기적인 튜닝카를 만들었다. 바로 토요타 86(GT86)에 페라리의 V8 엔진을 이식한 GT4586이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은 미국에서 활동 중인 드리프터 ‘라이언 터크(Ryan Tuerck)’. 그는 전문 튜너인 허디 모터스포츠의 도움으로 이 파격적인 후륜구동 드리프트카를 완성했다.
GT4586의 엔진은 바로 페라리 458 이탈리아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프론트 엔진 컴팩트 쿠페인 86에 이 엔진을 이식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우선 두 차의 엔진 배치가 완전히 다른 것이 문제였다. 페라리는 운전석 뒤에 엔진이 실리는 미드십 슈퍼카인 반면 86은 앞쪽에 엔진이 달리는 것.
당연히 변속기가 연결되는 방향이나 배기구의 방향이 서로 반대였기 때문에, 이 차에서는 과감히 엔진을 거꾸로 싣기로 했다. 엔진이 엔진룸에 거꾸로 탑재되면서 배기 매니폴드가 차체 정면을 향하게 됐고, 제작자들은 ‘쿨하게’ 배기관을 앞범퍼 양쪽으로 연결해 불을 뿜으며 달리도록 만들었다.
그게 다가 아니다. 원래 86은 2.0L 박서 엔진을 저중심으로 배치해 가벼운 코너링을 즐기도록 설계된 차. 페라리의 4.5L V8 엔진이 들어가기에는 엔진룸이 너무나도 비좁았던 것.
우선 개발진은 과감하게 앞 휠하우스를 넓혔다. 앞 트레드를 확장해 엔진이 들어갈 넓이를 확보하고, 엔진의 흡기구가 통과할 수 있도록 앞유리까지 동그랗게 잘라냈다. 불쑥 튀어나온 엔진 상부를 덮을 보닛이 마땅치 않아 보닛은 삭제했다.
여기에 두 배가 넘게 뛰어오른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차체 전체에는 고강성 롤케이지가 체결됐고, 페리라 순정 변속기 대신 드리프트 퍼포먼스에 최적화된 5속 시퀀셜 변속기가 조합돼 뒷바퀴를 굴린다. 마지막으로 “페라리 심장”을 상징하는 붉은 도색을 입혀 마침내 희대의 슈퍼 튜닝카가 탄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GT4586은 오히려 페라리보다도 더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앞바퀴 양쪽으로 불을 뿜으며 과격한 드리프트를 펼치는 GT4586의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