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아우디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처럼 후륜구동 기반으로 바뀔 수도 있다. 후륜구동 기반으로 바뀔 경우 포르쉐와 많은 플랫폼을 공유하게 된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등 외신은 디젤게이트로 인한 폭스바겐 그룹의 막심한 손해로, 아우디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MLB 플랫폼이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MLB 플랫폼은 폭스바겐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A4~A8에 이르는 세단 모델과 Q5, Q7 등 SUV 모델들이 공유하는 모듈러 플랫폼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플랫폼을 간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은 쭉 이어져 왔으나, MLB의 포기는 매우 갑작스럽다는 평가다. 이 배경에는 지난 해 발생한 디젤게이트로 인해 신규 플랫폼 개발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등 외부적 요인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MLB 플랫폼은 세로배치 엔진에 전륜구동 및 4륜구동 구동계가 얹히는 중대형 모델 전용 플랫폼이다. 대부분의 아우디 모델은 물론 최근에는 폭스바겐의 중국 전략 럭셔리 세단, 피데온에도 MLB 플랫폼이 사용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세대 A6, A7 등 차기 모델들은 신형 포르쉐 파나메라와 동일한 MSB 플랫폼이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MLB 플랫폼이 전륜구동 기반인 것에 반해, MSB는 세로배치 엔진에 후륜구동 및 4륜구동 구동계를 탑재한다. 차기 포르쉐 승용 모델들은 물론이고 미래의 람보르기니 4-도어 및 SUV, 신형 벤틀리 컨티넨탈 GT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MSB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아우디 모델들은 사상 최초로 후륜구동 기반으로 바뀐다. 기존 MLB 플랫폼의 엔진이 비교적 앞으로 돌출된 형태로 무게배분에 불리했던 반면 프론트-미드십 형태를 지향하는 MSB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보다 멋진 비례와 더불어 역동적인 코너링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기대도 생긴다.
반면 MLB 플랫폼의 막내 모델인 A4와 A5까지 이러한 플랫폼 변경의 혜택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 Carscoops는 “A4와 A5는 차체가 작기 때문에 폭스바겐 파사트의 플랫폼을 빌려 가로배치 전륜구동 기반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물론, 운이 좋다면 마찬가지로 MSB 플랫폼을 활용해 세로배치 후륜구동 기반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한편, 플랫폼 감축에 대한 압박으로 아우디의 슈퍼카 R8 역시 3세대의 개발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특히 R8의 이름을 따온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아우디가 게속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어 R8이 단종되고 전기 스포츠카 등 다른 모델이 탄생할 수도 있다. 혹은 차세대 포르쉐 911과 플랫폼을 공유할 수 있다는 급진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