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동안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복원한 클래식카가 망가진다면 얼마나 가슴아플까? 다양한 클래식카 복원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 실제로 그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많은 올드카 매니아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의 메이슨 시티에 사는 레이 쉬맥(Ray Shimak)은 클래식카 복원을 도맡아 온 자동차 복원 전문가다. 그가 최근 심혈을 기울여 복원하고 있던 차는 1961년형 쉐보레 콜벳. 아름다운 유선형 바디와 화려한 크롬 장식으로 인기가 많은 차종이다. 특히 1953년부터 1962년까지 생산된 1세대 콜벳의 최후기형 모델인 만큼 소장가치도 높다.
그는 쉐보레 콜벳의 차주로부터 복원을 의뢰받아 지난 2006년부터 차를 고치기 시작했다. 마침내 오랜 작업을 마치고, 변속기 레버의 유격 조절만을 남겨둔 상황.
사건은 지난 10월 4일(현지시각)에 발생했다. 오전 9시 30분 경, 쉬맥은 변속기 레버 유격을 확인하기 위해 콜벳을 타고 메이슨 시티 도심에 시운행을 나섰다. 그리고 오른쪽 차선을 주행 중이던 검정색 쉐보레 임팔라 차량이 쉬맥의 콜벳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차선을 바꾸며 콜벳과 충돌한 것.
속도가 빠르지 않아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 사고로 콜벳의 오른쪽 차체는 적잖이 망가졌다. 헤드라이트가 깨지고 타이어가 터졌으며, 앞뒤 범퍼는 안쓰럽게 찢겨져 나갔다. 사진만 보더라도 콜벳의 상태는 완벽하게 복원됐기 때문에 상황을 모르더라도 안타까움이 느껴질 정도다.
레이 쉬맥은 “이번에 변속기 레버 조절만 마치면 플로리다에 사는 차주에게 차를 보낼 예정이었다”며 허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콜벳을 기다리고 있는 차주는 누구일까? 메이슨 시티 출신의 은퇴한 사업가, 리 스넬(Lee Snell)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70년대에 이 콜벳을 처음 구입해 80년대부터 손수 복원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형 콜벳의 복원이 유독 오래걸린 까닭은, 스넬이 처음 차를 구입했을 때 드래그 레이싱을 위해 모든 내장재가 제거된 경주용 차였기 때문이다. 그는 콜벳이 원래의 우아한 자태로 달리도록 만들어주기 위해 아들과 함께 수십 년간 부품을 수소문하며 차를 고쳐왔고, 전문적인 추가 작업을 위해 레이 쉬맥에게 복원을 의뢰한 것.
안타까운 사고지만, 복원작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레이 쉬맥은 “스넬은 이미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했다”며 “그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patient man)이기 때문에 내년 1월 경까지 수리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