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자동차 축제, 2016 파리 모터쇼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파리 모터쇼(Mondial de L’Automobile)는 매 짝수 해에 개최되는 유럽의 대표적인 모터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유럽을 위한 신차와 컨셉트카를 선보이는 경연의 장이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와 함께 유럽의 주요 모터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올해 역시 많은 브랜드들이 2017년을 위한 신차들을 다수 출품한다. 집안 축제인 만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출품이 돋보인다. 출품이 확정된 모델들 중 관심있게 볼 만한 주요 모델 10종을 모아봤다.
1. 현대 RN30 컨셉트카
한국 브랜드들은 파리에서 신차를 많이 내놓지는 않는다. 현대차는 얼마 전 출시된 신형 i30를 전시하고, 그와 함께 i30 N의 힌트를 품은 RN30 컨셉트카를 출품한다.
컨셉트카 RN30은 신형 i30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주행 성능을 극대화한 트랙 전용 레이싱 모델이다. RN30은 모터스포츠로부터 영감을 받아 공력성능 및 고속, 선회 주행에 최적화된 스포티한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앞서 공개된 렌더링을 살펴보면 독특한 형태의 LED 헤드라이트와 안개등, 와이드바디가 적용된 것이 확인된다.
RN30 컨셉트카는 내년 경 출시될 신형 i30 N의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힌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30 N은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264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고성능 해치백이다. 현대의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양산차로,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한다.
2. 쌍용 LIV-2 컨셉트카
컴팩트 SUV 티볼리를 통해 유럽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쌍용이 내년 출시될 렉스턴 후속(코드명 Y400)의 컨셉트카, LIV-2를 공개한다. 렉스턴은 지난 2001년 처음 출시된 이래로 아득한 세월동안 판매된 뒤 단종을 기다리고 있는 쌍용의 플래그십 SUV다.
LIV-2는 `Dignified Motion(자연의 웅장한 움직임)`이라는 디자인 컨셉트를 바탕으로 렉스턴 후속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컨셉트카다. 쌍용은 티볼리에 이어 렉스턴 후속 출시를 통해 SUV 명가를 재건한다는 계획이다. 양산 모델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2.2L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될 전망이다.
3. BMW 신형 5 시리즈
BMW는 2011년 출시된 현행 5 시리즈(F10)의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의 흥행에 맞서 새로운 5 시리즈로 E 세그먼트 왕좌를 되찾는 것이 목표다. 파리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뒤 내년 1분기 본격 판매가 개시된다.
신형 5 시리즈(G30)는 BMW의 최신 패밀리 룩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을 입는다. 헤드라이트는 앞트임이 적용되고, 키드니 그릴은 지금보다 더 커져 전면부가 지금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도록 바뀐다. 신형 7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혁신적인차체 구조가 적용돼 지금보다 더 크고, 더 넓고, 더 가벼울 예정이다. 강력한 M5도 준비 중이지만 이번에는 일반 모델만 소개된다.
4.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올-터레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승승장구하는 E 클래스를 새로운 세그먼트까지 확장시킨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나 아우디 올로드같은 크로스오버 왜건 시장에 도전하는 것. E 클래스 에스테이트를 바탕으로 개발된 E 클래스 올-터레인(All-Terrain)은 차고를 높이고 크로스오버다운 디자인을 덧입혔다.
주행 환경에 따라 에어 서스펜션으로 지상고를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상고는 최대 35mm까지 높아져 오프로드에서는 SUV처럼, 일반도로에서는 승용차처럼 탈 수 있다. 2.0L 디젤 엔진과 9G-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된 E 220d 4매틱을 시작으로 향후 더 강력한 6기통 디젤 엔진도 투입될 예정이다.
5. 아우디 신형 Q5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아우디의 중형 SUV, Q5도 2세대로 변화를 맞이한다. 신형 Q5는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C 등 쟁쟁한 라이벌들과 정면 승부를 기다린다.
신형 Q5는 아우디의 최신 패밀리 룩을 받아들여 앞트임된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라이트를 탑재한다. 테일램프 역시 LED 타입으로 보다 세련되게 다듬는다. 새로운 디자인은 앞서 출시된 신형 Q7과도 일맥상통하는, 보다 직선적이고 굵은 스타일이 될 예정이다. 신규 MLB 플랫폼은 함께 최초로 공개되는 신형 A5 스포츠백과도 호환한다.
6.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5
이번 파리 모터쇼에서는 유독 기대주들의 신차가 많다. 영국의 SUV 전문 브랜드 랜드로버는 많은 팬들이 기다려 온 디스커버리 5를 출품한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로 시작된 랜드로버의 디자인 혁신이 이어져 보수적인 디스커버리조차도 컨셉트카를 빼닮은 새 디자인을 입었다.
디스커버리 5는 알루미늄 비율을 높인 신규 플랫폼으로 경량 고강성 차체를 구현하고,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기본으로 6기통 디젤 등을 탑재한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에서 선보인 나침반 모양의 헤드라이트 그래픽이 적용되며, 전체적으로 2014년 선보인 디스커버리 비전 컨셉트카와 흡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동급 최강의 오프로드 주파력은 그대로다.
7. 푸조 3008·5008
파리의 터줏대감 푸조는 무려 2종의 양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바로 신형 3008과 5008이다. 쏙 빼닮은 두 대의 SUV는 MPV 위주였던 푸조의 라인업을 남성적인 SUV 중심으로 바꿔주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3008과 5008은 모두 미니밴같은 차체를 버리고 각진 정통 SUV 형태로 바뀌었다. 컴팩트한 차체지만 매우 긴 휠베이스를 통해 광활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컨셉트카같은 차세대 i-콕핏 인테리어도 둘 다 적용된다. 파워트레인은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1.6 디젤, 2.0 디젤 등이 주력이며, 수동 및 아이신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두 모델은 국내 출시도 적극 고려되고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푸조의 형제인 시트로엥은 신형 C3와 C3 랠리카 컨셉트를 최초로 공개하고 CX-피리언스라는 멋진 컨셉트카도 전시한다.
8. 메르세데스-AMG GT 로드스터
이제 고성능차의 차례다.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를 휩쓸고 있는 메르세데스-AMG는 AMG GT의 로드스터 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AMG GT 로드스터는 아름다운 쿠페의 바디라인을 온전히 유지하면서도 언제든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픈탑이라고 성능이 뒤쳐질 리 만무하다. 4.0L V8 바이터보 엔진과 트랜스액슬 7단 DCT가 맞물려 557마력의 최고출력(AMG GT C 기준)을 뒷바퀴에 전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3.7초 만에 100km/h로 내달릴 수 있다. 메르세데스-AMG는 이 밖에도 GLC 43 쿠페를 최초로 공개한다.
9. 포르쉐 파나메라4 E-하이브리드
아름다운 새 디자인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포르쉐 2세대 파나메라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공개된다. 파나메라4 E-하이브리드는 신형 파나메라의 4번째 모델이다. 이미 르망 24시에서 검증된 포르쉐의 강력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빠를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이다.
평상 시에는 전기 충전을 통해 최대 50km를 전기로만 달릴 수 있지만, 질주를 원할 때는 462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해 최고 278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4도어 하이브리드 자동차로는 최초로 0-100km/h 가속을 4.6초 만에 마친다. 이 괴물같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미 국내에서도 주문이 시작됐으며, 국내 판매가는 1억 5,960만 원부터 시작된다.
10. 페라리 GTC4 루쏘 T
놀라지 마시라, 페라리가 한 모델에 두 가지 엔진을 탑재한 라인업 확장 모델을 공개했다. 페라리의 4인승 GT인 GTC4 루쏘에 8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한 것. GTC4 루소 T는 덕분에 페라리 사상 최초의 V8 터보 4인승 모델로 이름을 남겼다.
V12 엔진이 못내 아쉽지만, V8 터보 엔진도 페라리의 명성에 부족함이 없다. 최고출력은 610마력에 달하며 3,000rpm부터 77.5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4륜구동을 삭제한 대신 4륜조향과 슬립앵글 컨트롤, 가변 부스트 매니지먼트 등 첨단 전자제어 장치는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