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서 많은 성공 모델들이 있어 왔지만, 쌍용 티볼리만큼 드라마틱한 성공을 거둔 예는 흔치 않다. 어려운 회사 여건으로 인해 너무나 오랫동안 신차가 없었던 쌍용자동차가 어렵게 내놓은 신차가 이렇게 흥행 대박을 기록하고, 그로 인해 회사가 다시 살아나는 놀라운 단초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지난 13일 티볼리 브랜드가 창사 이래 최단기간 내에 10만대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티볼리는 지난 해 64,781대를 생산(판매 63,693대)한 이후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33,341대를 생산해 5월말 기준으로 총 97,796대를 생산했으며, 6월 13일 마침내 1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기존 모델 중 10만 대 생산 기록은 코란도 C가 29개월, 렉스턴이 26개월 걸렸었는데 반해, 티볼리는 이보다 10개월 이상 단축한 17개월 만에 달성했다.
현재 티볼리 브랜드는 티볼리 에어의 출시에 힘입어 지난 5월 7,545대의 글로벌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글로벌 누계 판매에서 55.9%의 성장을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내수가 전년 대비 약 49%, 수출이 71%가 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티볼리는 지난 해 1월 출시와 동시에 소형SUV 시장 판매 1위에 올랐고, 지난 3월 티볼리 에어 출시 후 두 모델이 동반상승효과를 발휘하며 티볼리 브랜드는 소형SUV의 No.1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잘 아는 것처럼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쉐보레 트랙스가 문을 열었고, 르노삼성 QM3가 불을 지폈으며, 이후 티볼리가 대박을 터뜨렸다. 어쩌면 타이밍 상으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만큼 상품성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음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티볼리 출시 이후 국내 소형SUV 시장도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해 4만 5천여 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티볼리의 영향으로 소형SUV 시장은 전년 대비 거의 3배 수준으로 성장했고, 올해 5월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티볼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잠시 살펴 보면, 첫 번째 매력적인 디자인, 두 번째 가격 경쟁력, 세 번째 소형SUV 중 유일하게 적용된 사륜구동 시스템, 네 번째 롱 바디 모델 출시를 통한 소비자 선택의 폭 확대 등을 들 수 있겠다.
우선 디자인은 소비자의 기호가 가장 크게 반영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티볼리는 출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여러 컨셉트카를 통해서 얻은 디자인에 대한 높은 호응을 반영해 선보임으로써 대체로 매우 높은 디자인 만족도를 얻어 낼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소형 SUV와는 다른 강인한 모습이 쌍용이라는 브랜드와 충분한 시너지를 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풍부한 사양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가솔린 모델을 먼저 성공시키면서, SUV는 디젤이라는 공식도, 트랙스가 디젤 모델이 없어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인식도 모두 깨뜨렸다. 가격 책정에 있어서도, 타사 경쟁 모델보다 매우 알찬 편의, 안전 장비를 갖춤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인 부분이 큰 공감을 얻었다. 듀얼 오토 에어컨, 1열, 2열 히팅 시트, 운전석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전후방 주차센서, 오토 라이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빠짐 없이 갖췄다.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총 7개의 에어백을 갖추는 등 안전성 면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을 확보했다.
4륜 구동, 오프로드의 명가답게 가장 막내인 티볼리에도 4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비록 높지는 않지만 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니즈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도 높이 살 만하다. 당장 팔리는 차만 만들기 보다 브랜드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차 만들기를 잘 보여줬다.
그리고 티볼리 에어의 출시 또한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사실 티볼리 에어가 롱 휠베이스 모델이 아닌 단순 롱바디 모델로 출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었다. 하지만 실제 등장한 티볼리 에어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매우 균형 잡힌 비례와 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갔다. 또한, 기아차 니로가 나오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이로 인해 티볼리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도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4월 티볼리 에어는 2,34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경쟁모델인 기아 스포티지 1.7(1,808대) 보다 534대가 더 많으며, 현대 투싼 1.7(2,580대)을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는 수치다.
쌍용차는 올해초 판매목표를 ‘티볼리 에어’ 내수 1만대, 수출 1만대, 거기에 티볼리까지 합쳐 8만 5천대를 목표로 정했으나, 국내외에서 ‘티볼리 에어’에 대한 평가가 좋아 티볼리 전체의 판매의지 목표를 9만 5천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티볼리 성공으로 인해 2015년 경영실적은 적자 축소폭을 많이 줄였으며, 4분기는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분기 흑자로는 8분기 만이다.
티볼리 브랜드의 성공은 무척 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거기다 쌍용차 내부에서는 티볼리의 성공에 힘입어 더 큰 자심감을 갖고, 생산효율성 제고 및 품질 향상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큰 만족을 주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티볼리의 더 큰 성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