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 지역에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카브리올레를 시승했다. 시승 결과 S클래스 카브리올레, 특히 ‘메르세데스-AMG S 63 4매틱 카브리올레’는 세계 최고의 오픈카라는 평가를 내렸다.
과연 메르세데스-AMG S 63 4매틱 카브리올레(이하 AMG S 63 카브리올레)는 세계 최고의 오픈카일까? 최고를 선택하는 기준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가장 비싼 모델이 최고일 수도 있고, 반대로 가성비가 뛰어나야 최고일 수도 있고,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진 모델이 최고일 수도 있고, 가장 아름다운 모델이 최고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AMG S 63 카브리올레가 세계 최고의 오픈카가 될 수 있을까? 결론은 다양한 기준들을 종합해서 평가했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모델이 바로 AMG S 63 카브리올레라는 것이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 보자.
첫 번째, AMG S 63 카브리올레는 흔치 않은 대형 4인승 컨버터블이면서 쿠페와 동등한 수준의 탁월한 강성을 갖췄다. 대형 세단 혹은 쿠페를 베이스로 제작된 카브리올레가 과거에는 많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흔하지 않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엔진 성능을 감당할 적합한 강성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S클래스 카브리올레보다 사이즈가 큰 모델은 롤스로이스 던과 드롭헤드 쿠페가 전부다. 벤틀리 GT 컨버터블, BMW 6시리즈 컨버터블, 에스턴마틴 DB9이나 뱅퀴시의 볼란테 모델들은 사이즈면에서 모두 작다. 이들을 다 합쳐서 비교하더라도 차체 강성이 가장 뛰어난 모델이 S클래스 카브리올레다. 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S클래스 쿠페와 동일한 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메르세데스 측은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차체 사이즈가 작은 오픈카들은 강성 확보에 좀 더 유리하다. 특히 알루미늄이나 카본 터브 섀시를 사용하는 2인승 로드스터들은 매우 높은 강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S클래스 카브리올레의 강성은 실제 시승에서 그들에게 크게 뒤지지 않았으며, 대형 4인승 카브리올레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두 번째, AMG S 63 카브리올레는 오픈카이면서 쿠페와 동등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쿠페의 지붕을 잘라내고 오픈카를 만들 경우 차체 강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잘라낸 지붕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재료를 더해서 하체를 보강하게 된다. 따라서 오픈카는 쿠페보다 더 무거워지고, 공기저항도 더 커지는 만큼 운동성능은 쿠페 보다 낮아지게 마련이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같은 초 고성능 스포츠카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AMG S 63 카브리올레는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이 S 63 쿠페와 동일한 3.9초다.
쿠페와 동일한 성능이라는 점에서 단연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할 뿐 아니라, 절대적인 가속성능 면에서도 동급에서 가장 강력하다. 더 강력한 엔진을 얹은 벤틀리 GT 컨버터블 V12 모델의 경우 4.1초, BMW M6 컨버터블의 경우 4.3초가 걸린다.
물론 오픈카이면서 AMG S63 보다 더 빠른 모델은 당연히 많이 있다. 부가티 베이론 그랜드 스포트는 무려 2.6초,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 로드스터는 2.9초, 페라리 488 스파이더는 3.0초, 포르쉐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도 3.0초를 기록한다. 하지만 메르세데스-AMG S 63 4매틱 카브리올레는 절대 가속력에서는 이들보다 한 수 아래이긴 하지만 차체 사이즈를 감안하면 3.9초의 가속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이다.
세 번째, AMG S 63 카브리올레는 편의성에 있어서 단연 최고다. 2인승 오픈카들은 편의성에서 4인승 오픈카 만할 수 없다. 짐을 실을 수 있는 능력도 단연 최고다. 즉, 가족 단위, 혹은 여러 명이 여행을 가기에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네 번째, AMG S 63 카브리올레는 전천후 주행능력을 갖추고 있다. 메르세데스-AMG S 63 4매틱 카브리올레는 4륜구동인데다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해 차고 조절이 가능하다. 일상의 편안한 주행은 물론 눈이나 비가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또 차고를 높이면 노면이 나쁜 곳도 주파가 가능하다. 차체가 낮은 고성능 오픈 스포츠카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능력이다.
다섯 번째, AMG S 63 카브리올레는 가성비가 뛰어나다. 메르세데스-AMG S 63 4매틱 카브리올레는 물론 비싸다. 하지만 성능과 사이즈에서 열세인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보다 싸다. 롤스로이스보다 싼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보다도 당연히 싸다. 성능을 비롯한 각종 비교 요소들을 가격까지 고려해서 비교할 때 가장 뛰어난 차는 단연 메르세데스-AMG S 63 4매틱 카브리올레다.
여섯 번째, AMG S 63 카브리올레의 소프트탑은 하드탑 컨버터블보다 장점이 많다. 소프트탑은 비록 칼 같은 예리한 물건에 취약하고, 내구성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밀폐성 면에서 하드탑 컨버터블에 결코 뒤지지 않고, 공간 확보 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며, 50km/h까지는 주행 중에도 탑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탑을 열거나 닫았을 때 주행 특성이 크게 변하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결론적으로 볼 때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오픈카들보다 여유 있는 공간과 전천후 주행 능력에서 앞서고,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못지 않은 화려한 디자인과 실내를 갖고 있으면서 성능, 가격 면에서 우위에 있고, 사이즈 대비 차체 강성은 거의 모든 오픈카들보다 뛰어나고, 쿠페와 동등한 강성과 성능을 갖춘 점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할 때, 더 빠른 모델보다, 더 비싼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모델이 바로 메르세데스-AMG S 63 4매틱 카브리올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