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로터스가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기점으로 선보인 3세대 엑시지(Exige S)는 이전보다 커진 덩치와 엔진, 그리고 쿠페와 로드스터의 두 가지 차체 형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원래 2000년 처음 나온 엑시지는 로터스가 1996년 내놓은 로드스터 ‘엘리스(Elise)’에 일체형 지붕 구조를 더해 쿠페형으로 추가한 모델이었다. 2004년 나온 2세대 모델은 엔진과 디자인이 바뀌긴 했지만 변화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3세대 모델은 기존 엑시지, 또는 현재의 엘리스와 비교해 휠베이스는 70mm, 차체 길이는 300mm나 늘었다. 길이는 4,084mm, 높이는 1,129mm이다. 크기 차이에 비해 디자인 변화는 오히려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모노코크 통 형태의 승객 탑승부나, 엔진이 운전석 뒤에 가로로 놓이는 미드십 구성, 경량 복합소재 바디 패널,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등의 기본 설계는 오리지널 엘리스를 비롯한 기존 모델들로부터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차체가 커진 것은 새 엔진을 얹기 위해서였다.
3세대 엑시지는 기존의 1.8리터 직렬 4기통 엔진보다 2배 가까이 큰 3.5리터 V6 엔진을 얹었다. 토요타로부터 공급받는 엔진에 수퍼차저를 추가한 것으로, 로터스 에보라S에 탑재되는 것과 같다. 35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며, 6단 수동변속기를 거쳐 뒷바퀴를 굴려 0→100km/h 가속 4.0초, 최고속도 274km/h의 성능을 확보했다. 1,000kg 미만이었던 기존 엑시지들과 달리 공차중량은 1,176kg으로 늘었다.
운전석이 좁고 헐벗은 것은 여전하지만 가죽 마감과 아이팟 연결 기능 등 의외의 옵션 사양도 제공한다. 빌스테인 가스 댐퍼, 크로스 드릴 가공된 AP레이싱의 4피스톤 브레이크, 피렐리 P-제로 코르사 타이어를 기본 적용하는 등 본격적인 사양을 갖추었고, ‘투어링’, ‘스포츠’, ‘OFF’를 선택할 수 있는 ‘로터스 DPM(Dynamic Performance Management)’ 시스템을 제공한다. 조향 장치는 여전히 파워스티어링을 지원하지 않는다.
레이스 팩(Race Pack) 옵션을 선택하면 DPM의 모드에 ‘레이스’가 추가되고 론치 컨트롤 기능을 지원한다. 서스펜션 설정이 트랙 주행에 더욱 최적화된 설정으로 적용되며, 타이어를 피렐리 P-제로 트로페오로 바꿀 수 있다.
올해 여름 추가된 엑시지 로드스터는 로터스 컨버터블 중 가장 빠른 차로 꼽힌다. 쿠페의 고정지붕 대신 탈착식 소프트톱을 적용해 무게가 10kg 가볍다. 덕분에 차의 무게 1톤당 출력이 정확히 300마력. 쿠페와 달리 최고속도가 233km/h에서 제한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기본 가격은 £52,900(약 9천만원)로, 쿠페와 로드스터가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