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의 차세대 플래그십 세단, CT6가 이달 말 사전계약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T6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상품성을 앞세워 제네시스 EQ900과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가 지배하고 있는 국내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캐딜락에 따르면 CT6는 이달 말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해 이르면 6월 말 정식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지난 해 처음 공개된 캐딜락 CT6는 1996년 단종된 플리트우드 이후로 20년 만에 부활한 후륜구동 풀사이즈 캐딜락이다. 최근에는 스포츠성을 강조하고 있는 캐딜락이지만, 전통적으로 럭셔리 세단을 만들어 온 브랜드인 만큼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풀사이즈 세단에 소비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올해 ATS-V, CTS-V, XT5 등 여러 모델들을 선보이며 반등을 기대하는 캐딜락 내부적으로도 CT6는 큰 기대가 걸린 모델이다. 쟁쟁한 독일 브랜드들과 경쟁하는 여타 모델들과 달리 CT6는 가격 경쟁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내에 시판될 CT6는 3.6 AWD 단일트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고출력 335마력을 발휘해 동급 중 가장 강력한 동력성능을 갖췄으면서도 알루미늄과 고장력 강판을 적극 활용, 가벼운 차세대 오메가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를 지원하는 전자식 AWD 시스템과 캐딜락이 자랑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도 기본 장착될 예정이다.
또 하나의 경쟁력은 바로 거대한 차체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5,184mm·3,106mm로 주요 경쟁모델과 비교해 봐도 제네시스 EQ900 다음으로 길고 실내 또한 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루미늄 인텐시브 구조 덕분에 BMW 7 시리즈보다 크고 넓지만 5 시리즈보다 가볍다.
풀 LED 헤드라이트 및 테일램프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되며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10인치 디스플레이, 2열 리클라이닝 및 마사지 시트, 2열 10인치 모니터 등도 포함된다. 운전자를 위한 전방추돌경보, 차선이탈경보, 사각지대경보, 나이트 비전 등의 안전 편의사양도 국내 출시 모델에는 탑재될 예정이다.
만약 음악에 조예가 깊다면 CT6를 더욱 눈여겨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급 모델이라 해도 스피커 갯수는 20개를 넘기기 힘든 것이 보통이지만, 캐딜락 CT6에는 34-스피커 보스-파나레이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한 것. 기존 캐딜락 모델들이 다소 좁고 불편한 2열 공간에 대해 꾸준히 지적받은 것을 의식한 듯, CT6 만큼은 2열에 철저히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캐딜락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사양의 캐딜락 CT6는 북미 가격이 8만 8,460달러(한화 약 1억 628만 원) 수준이다. 국내 출시 가격에 대해서는 “기존에 한국 GM의 쉐보레 임팔라 등이 북미와 같거나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 시판된 선례가 있는 만큼, CT6 역시 북미와 비슷한 선에서 가격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CT6의 가격이 북미와 비슷하게 책정된다면 유사한 3.8L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제네시스 EQ900과 직접 경쟁이 가능하며, 3.0L V6 디젤 엔진을 탑재한 BMW 730d나 메르세데스-벤츠 S350 블루텍보다는 3,000만 원 가량 저렴해진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력성능은 동급 중 가장 강력하지만, 디젤 엔진을 탑재한 독일 플래그십에 비해 낮은 연비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또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를 크게 좌우하는 플래그십 시장의 특성 상, 상대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캐딜락이 상품성만으로 경쟁할 수 있을 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현재 수입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가 독보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BMW, 아우디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또 렉서스 LS, 재규어 XJ 등의 모델들도 추격을 이어가고 있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저렴한 가격과 경쟁력 있는 상품성, 그리고 플래그십 세단의 주 구매층인 중장년층 소비자들의 “캐딜락=최고급차”라는 향수를 등에 업고 CT6가 캐딜락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캐딜락 CT6의 사전계약은 오는 5월 29일 전후에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