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의 주도인 뮌헨은 BMW의 고향이다. 이곳 뮌헨에서 BMW가 시작되었으며, 현재도 본사와 박물관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공장, 거기에 더불어 BMW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벨트가 모두 모여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것도 뮌헨 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4개의 엔진 실린더를 형상화한 BMW 본사 4실린더 빌딩과 둥근 그릇 형태의 박물관, 그리고 멋진 현대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는 벨트는 나란히 1열로 이어져 있고, 그 바로 옆에 5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BMW 뮌헨 공장이 있다. BMW 3시리즈 세단과 투어링, 4시리즈 쿠페, 그리고 M4와 수 많은 엔진이 생산되는 현장, BMW 뮌헨 공장을 둘러봤다.
BMW가 이 곳에 공장 터를 잡은 것은 1922년 모터사이클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지으면서부터다. 당시 이곳은 뮌헨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이었다. 하지만 9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뮌헨 도시는 팽창했고, 이제는 도심 한가운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심에서 가깝다. 지금 상황만 본다면 어떻게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장이 있나 싶을 정도다.
BMW 그룹은 BMW, MINI, 롤스로이스 등을 위해 전세계 4개 대륙, 15개 국가에 걸쳐 30개에 이르는 생산 및 조립 공장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BMW는 급변하는 고객들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맞춰 보다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계 어디서나 같은 공정으로 BMW만의 최첨단 기술을 토대로 최고의 품질과 성능, 안전성을 갖춘 탁월한 프리미엄카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뮌헨 공장은 처음에 모터사이클 생산을 위해 설립되었지만, 1928년 BMW가 아이제나흐 공장과 오스틴을 인수하고, ‘딕시’라는 차량을 생산하면서 뮌헨 공장에 자동차 생산 라인이 만들어졌다. 현재 뮌헨 공장은 50만 평방 미터 규모에 7천 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최고의 생산 품질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미국 J.D. 파워(J.D.Power & Associates)에서 ‘최고의 공장’ 상을 수상하며 이를 입증했다.
현재 뮌헨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은 BMW 3시리즈 세단 및 투어링, 4시리즈 쿠페, M4 쿠페다. 같은 플랫폼을 가진 모델들로 한 개의 조립 라인에서 혼류 생산되고 있다. 이들 완성차 외에 4, 6, 8, 12기통 가솔린 엔진과 8기통 디젤 엔진 그리고 BMW 고성능 스포츠카인 M모델의 엔진도 생산하고 있다. 뮌헨 공장은 프레스샾에서부터 엔진 생산, 조립까지 거의 전 공정이 한 공장 안에서 이뤄지는 BMW의 유일한 공장이다. 완성차는 하루 약 1천대, 엔진은 약 1,250기 정도가 생산된다.
최대 규모의 프레스 샾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프레스 샾이다. 뮌헨 공장의 프레스 샵에서는 강판 가공만 이뤄지며, 알루미늄 부품은 딩골핑 공장에서 생산된다. 공장에는 8개의 프레스 라인이 있으며, 최고 2천톤의 압력(코끼리 400마리의 힘에 해당)으로 다양한 강판을 가공해, 하루 13만 개의 부품을 생산한다. BMW 차체는 약 400여 개의 철제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강판 절단과 가공에 사용되는 몰드는 자체 생산하는데, 한 세대 모델당 약 1천 ~ 1천 500개의 몰드가 필요하며, 현재 뮌헨 공장에는 4개 모델을 위해 약 4천 ~ 5천 개의 몰드를 보유하고 있다. 몰드 1개의 무게는 50톤에 이르는 것부터 다양하며, 몰드 교체는 4개의 크레인에 의해 이뤄지고 교체 시간은 약 3분 정도가 걸린다. 뮌헨 프레스샵에는 600명의 숙련된 인력이 품질 검증, 물류 설비를 담당하고 있다.
차체 조립 공정 (바디 샾)
프레스 샵 공정을 거친 금속판 부품들은 차체의 앞쪽 끝과 뒷부분, 플로어 팬 부품들이 먼저 다양한 용접 방식을 통해 차체 바닥으로 제작되고 , 그 다음 단계로 사이드 패널과 지붕, 도어, 본넷과 트렁크 부트가 조립되는 전체 과정을 거쳐 차체 조립 공정이 완성된다. 이 모든 과정들은 로봇에 의해 97%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며, 모든 과정은 정밀 조립과 부분 용접 등의 과정을 거쳐 밀리미터 단위까지 정확하게 제작된다. 차체 지붕을 연결하는 데는 최첨단 레이저 용접이 사용된다.
뮌헨 공장의 도장 전 완성 상태의 바디 인 화이트는 약 650개로 이루어진 자동화 로봇시설에 의해 조립되며, 자동차 업계 중 가장 완벽하게 제조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뮌헨 공장은 자동차 공장으로서 면적이 넓은 편은 아니어서 좁은 공간에 작업을 집중하기 위해 12대의 로봇이 동시에 투입되어 1분에 120개 포인트를 용접하는 공정도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매일 800개의 3시리즈를 위한 차체를 생산한다.
최첨단 도장 라인
조립된 차체는 먼저 세척을 거친 후, 부식 방지와 도료 레이어의 안정적인 부착을 위해 아연 인산화 처리 과정을 거친다. 차체는 물과 페인트의 혼합물 속에 담가지고, 이후 차체는 혁신적 시스템에 의해 높은 수준의 부식 방지와 페인트 착색을 위해 일괄적으로 사전 코팅 단계를 거친다. PVC레이어를 후측면에 공정처리한 후 매끈한 표면을 위해 고속 로봇이 환경친화적인 수성 언더코트를 전기 분사한다.
로봇이 페인트를 뿌리는 과정에서는 압력으로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 4만 rpm으로 회전하는 노즐을 통해 분사되고, 노즐 주변에 7만 5천 볼트의 자기장을 형성해 표면에 접착되도록 하고 있다. 페인트는 환경에 무해한 수성 페인트이며, 페인트를 뿌리는 과정에서 차체에 부착되지 않은 페인트 입자들은 아래를 흐르는 물에 섞여 한곳에 모아지고, 정제 과정을 거쳐 차체 바닥에 놓이게 되는 플로어 매트 제작 등에 재사용된다.
마지막으로 투명 클리어 코트로 완성된다. 최근에는 무광 도장의 인기도 높아 매트 코트가 마지막에 도장되기도 한다. 850명의 직원이 현재 이곳 페인트 샵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 도장 라인은 미세한 먼지조차도 허용하지 않도록 완벽하게 폐쇄된 공간으로 운용되다 보니 보통 자동차 공장 투어에서는 페인트 샾은 잘 공개하지 않는 편인데, 뮌헨 공장에서는 페인트 샾 작업도 견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엔진 생산
엔진 생산 라인에서는 1천 8백 명의 스텝들이 연간 350종류의 엔진 30만개를 생산한다. 고속 절단 기계들이 고성능 엔진의 원형 부품을 생산하고, 3개의 조립 라인에서 엔진이 조립된다. 이곳에서는 M3, M4, M5, M6의 직렬 6기통과 V8 엔진도 생산되고 있는데 고성능 엔진인 만큼 자동화 율은 15%에 그치고, 760i와 롤스로이스에 얹히는 12기통 엔진은 100%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모든 엔진은 고품질을 위해 개별 부품들이 맞춰진 후 즉시, 그리고 조립이 완료된 후 두 번에 걸쳐 면밀한 점검을 실시한다. 또한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엔진 테스트는 연료를 넣지 않고, 전기를 이용해 작동 테스트를 한다. 현재 뮌헨 엔진 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1,250여 개이다.
조립 라인
마지막으로 견학한 곳은 조립 라인이다. 작고 다양한 부품이 많다 보니 사람의 손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공정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약 2만 4천 개의 부품 중 2만 3천 개가 인테리어 부품이다. 하지만 배터리, 도어 등 무거운 부품은 기계가 힘을 보태고 있으며, 유리창 등은 정밀한 작업을 위해 로봇이 담당한다. 뮌헨 공장은 시트 제작도 공장 내에서 이뤄지는데, 시트제작까지 하는 공장으로서도 BMW에서 유일한 공장이다.
조립 라인은 부품의 위치에 따라 작업자가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선반의 높낮이가 수시로 바뀌고, 차체 하부에 위치한 부품 작업 시에는 차체를 회전시켜 작업자는 선체로 편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한 작업자가 하루 종일 같은 작업만 하지도 않는다. 1시간 마다 작업을 변경 해 지루함도 없애고 작업 능률도 높이고 있다.
BMW의 핵심모델이면서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인 3시리즈, 그리고 투어링, 3시리즈를 기반으로 더욱 스포티한 성능을 발휘하는 4시리즈 쿠페와 가장 강력한 스포츠카 M4. 이들이 만들어지는 뮌헨공장을 둘러봤는데, 무려 100년을 바라보는 공장이지만 설비며, 공정은 최첨단으로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설비나 공정 면에서 다른 첨단 공장과 비교해서 더욱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미 많은 브랜드들의 공장에 최첨단 기술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BMW 스스로도 이야기하는 것처럼 첨단설비 못지 않게, 어쩌면 첨단설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BMW는 자동차의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 뿐 아니라 직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기술 개발에도 많은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었다. 실제로 생산 라인 작업자들이 서 있는 바닥이 보다 쾌적한 작업 환경을 위해 나무로 바뀌고 있었고, 작업자의 건강을 위해 차체를 들어 올리고, 내리고, 뒤집기를 반복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BMW 공장의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들은 주 4일 근무하고 있다.
공장 견학
BMW 뮌헨 공장에서는 지난 90여 년간 운영되는 동안 거의 항상 공장 견학이 진행되어 왔다. 1970년대 초반이 되어서야 방문객의 수를 기록하기 시작했으며, 그 시기 방문객 수는 매년 3만 ~ 3만 3천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차량 딜리버리를 위해 2007년에 BMW 벨트가 설립되고 공장 견학이 재정비되면서, 뮌헨 공장을 찾는 방문객 수는 이제 연간 15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방문 신청은 이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지금까지 천 5백만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BMW 뮌헨 공장에서 직원들이 약 8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다른 BMW 공장보다 높은 수치이다. BMW 뮌헨 공장을 견학하고자 한다면 6개월 이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