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러시아 시장을 위한 롱바디 버전 르노 캡처(Kaptur)를 공개했다. 한국에서 르노삼성 QM3로 판매되는 르노 캡처(Captur)를 기반으로 휠베이스를 늘리고 지상고를 높인 롱바디 버전에 해당한다. 보다 SUV스럽게 꾸며진 러시아 버전 캡처(Kaptur)는 B 세그먼트 롱바디 SUV 시장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일견 유럽형 캡처(Captur)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전면부에서는 수정된 범퍼 디자인이 가장 특징적이다. C자 형태의 크롬 장식이 범퍼 하단을 꾸며주고, 세로 형태 LED 안개등이 채택됐다. 3분할된 기존 디자인과는 달리 범퍼 에어 스카프를 검정 톤으로 처리하면서 보다 와이드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뒷모습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르노 패밀리 룩이 반영된 3D-시그니처 LED 램프가 적용돼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전장*전폭*전고는 4,333*1,813*1,613(mm)로 유럽형 캡처(Captur)와 비교하면 전장은 210mm 늘어났고 전폭과 전고는 각각 35mm, 50mm가 늘어났다. 특히 지상고를 대폭 높인 점이 눈에 띄는데, 최저지상고는 204mm에 달해 보다 본격적인 비포장도로 주행이 가능해 졌다. 이는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의 열악한 도로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휠베이스 역시 70mm 늘어나면서 실내 공간도 훨씬 여유로워진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공간은 평상 시 387L, 폴딩 시 1,200L에 달하는데, 이 역시 377~455L에 불과한 기존 트렁크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다. 여러 사람이 타거나 많은 짐을 싣기 어려웠던 기존 모델 대비 압도적으로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할 전망이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캡처(Captur)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독특한 디자인의 센터페시아와 계기판 디자인도 친숙한 형태를 유지한다. 시프트 노브와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최신 패밀리 룩에 맞게 변경되면서 보다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에서는 스마트키가 전 모델에 기본 제공되며, 7인치 디스플레이와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러시아형 캡처(Kaptur)의 또 한 가지 큰 특징은 바로 전자제어식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것. 기존 캡처(Captur)는 전륜구동만 제공되며 다양한 노면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그립 컨트롤 기능만 제공했을 뿐이다. 이 역시 비포장 도로가 많은 러시아와 동구권의 도로 환경을 고려한 기능이다. 그 밖에 구체적인 변속기나 엔진 라인업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렌스 반 덴 애커 르노 그룹 부사장은 “시선을 집중시키는 캡처(Kaptur)의 디자인과 러시아 환경에 최적화된 오프로드 성능을 조합해 안락함과 다용도성을 모두 놓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형 캡처(Kaptur)는 오는 여름부터 르노 모스크바 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한다.
한편, 러시아는 쌍용차의 주요 수출 시장이기도 한 만큼 캡처(Kaptur)와 쌍용 티볼리 에어가 러시아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르노 역시 롱바디 버전 컴팩트 SUV를 출시하면서 그간 퍼스널 카로서 인기를 끌어 온 B 세그먼트 SUV 시장에 실용성을 강조한 롱바디 모델 열풍이 불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르노 캡처(Kaptur)가 러시아와 동유럽 이외의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게 된다면 한국에서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출시 시에는 르노삼성의 네이밍 정책에 따라 QM3 롱바디 또는 QM4로 소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르노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출시 여부나 시기에 대해서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