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산업 환경에서 한국의 자동차는 미래를 어떻게 개척해야 할까? 또한 최근 주목받는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미래 세대의 자동차 소비문화 및 기술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자동차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KAFRI, Korea Automotive Future Research Institute, 소장 박재용, 이화여대 연구교수)를 설립했다. 한국 자동차의 미래를 직접 설계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자는 취지다.
자동차의 미래에 관해 국내 연구소가 설립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설립을 주도한 박재용 교수(이화여대 건축공학과, 자동차평론가)는 “미래 자동차의 세계는 단순히 자율주행 뿐 아니라 사용자의 인식변화와 문화적 향유의 방식마저 바꾸게 될 것”이라며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사회적 도구로서 자동차의 미래를 진단하고, 그에 걸맞는 기술 트렌드를 전망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가 주목하는 분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탈 것의 변화’다. 미래는 자동차 뿐 아니라 수많은 ‘탈 것(The Riding Things)’이 공존하는 시대이고, 이 가운데 어떤 이동 수단이 산업사회를 지배할 것이냐를 예측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자동차의 주요 소비자로 떠오를 미래 세대의 소비 특성을 예측, 파악하는 일이다. 여기서 미래는 단순히 10~20년이 아닌 30~50년의 중기, 그리고 길게는 100년 앞까지 장기적으로 내다보는 연구가 수행될 예정이다.
세 번째는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예측하는 연구다. ‘탈 것의 변화’와 ‘미래 세대의 소비 특성 예측’을 통해 어떤 기술이 자동차에 필요한 지 연구하게 된다.
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미래를 예측하고, 내다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미래는 만들어 갈 수 있다”며 “한국 자동차의 미래도 연구를 통한 예측과 전망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그려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는 설립을 맞아 오는 4월 21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자율주행차 사고에 따른 법적 책임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자동차 전문가 외에 법조계와 보험업계, 경찰청 등의 관련 업계가 모여 머리를 맞댄다. 연구소 측은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려면 사고 책임에 대한 명확한 법률적 토대가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내에서 처음 공론화되는 주제인 만큼 흥미로운 토론이 될 것”으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