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자동차 축제인 2016 북미 국제 오토쇼(NAIAS), 통칭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월 11일 미디어 행사를 시작으로 1월 24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모터쇼에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북미 시장을 겨냥한 각 완성차 업체의 신차들이 각축전을 벌인다.
지난 해 미국 브랜드들의 약진이 돋보였던 디트로이트에서, 올해는 유럽차와 아시아차의 반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 브랜드들은 고성능 및 럭셔리 신모델을 디트로이트에서 최초로 공개하고, 일본과 한국 업체들 역시 북미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한다. 여느 해처럼 올해 역시 모터쇼 당일 깜짝 공개되는 신모델도 많을 전망이다.
올해 디트로이트에서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가장 기대되는 10종의 신차를 미리 살펴본다.
1.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 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는 브랜드의 중추인 E 클래스의 신형 모델(코드명 W213)을 디트로이트에서 최초 공개한다. 볼륨 모델인 만큼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차 중 하나다. 현행 E 클래스가 출시된 지 7년 만의 변신이며,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부분변경을 마친 지는 3년 만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4개로 나눠진 헤드라이트가 강한 아이덴티티였던 E 클래스는 최신 S 클래스와 C 클래스의 스타일을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티저에 따르면 S 클래스의 인테리어 스타일링을 계승했으며, 84개의 LED 모듈로 구성된 멀티빔 헤드라이트는 타 모델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되 두 줄의 LED 라인으로 E 클래스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 클래스 외에도 SLK 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인 SLC 클래스를 북미에 최초로 선보이며, 메르세데스-AMG S65 카브리올레도 함께 전시한다.
2. BMW M2
BMW는 고성능 라인업 강화로 북미시장에 승부수를 건다. 경쾌한 주행감각과 강력한 퍼포먼스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1시리즈 M 쿠페(1M)의 후속 격인 M2를 최초로 공개한다. 컴팩트 스포츠 쿠페인 M2는 3.0L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70마력을 발휘하며, 6속 수동변속기 또는 7속 M DCT와 맞물려 예리한 주행을 선보인다. 0-100km/h 가속은 4.3초 만에 끝마친다.
알루미늄 소재가 각 부위에 사용돼 경량화를 실현했으며, M 디비전에서 세팅한 전자식 스티어링과 M 스포츠 디퍼렌셜, 고성능 브레이크가 탑재된다. M2와 함께 소개되는 소형 SUV 라인업 최초의 M 퍼포먼스 모델, X4 M40i는 신형 M 퍼포먼스 3.0L 6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47.4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3. 아우디 Q6 h-트론
아우디는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때 소개한 e-트론 콰트로와 동일한 MLB 플랫폼을 활용하는 수소 연료전지 컨셉트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 SUV인 Q5와 대형 SUV인 Q7 사이에 위치할 쿠페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Q6의 이름을 따며, 수소 연료전지를 의미하는 h-트론이라는 서브네임이 붙을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컨셉트카는 디젤게이트로 곤욕을 치뤄 실추된 아우디의 브랜드 이미지를 견인하기 위한 수단이다.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인 e-트론과 더불어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워 친환경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것. 냉랭하게 돌아 선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새 컨셉트카가 기대를 모으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4. 포르쉐 911 터보·터보 S
한편, 독일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는 상징적인 911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터보와 터보 S를 최초로 실물 공개한다. 부분변경과 함께 카레라 등 하위 모델도 다운사이징 터보를 채택하면서 “터보”라는 이름의 무게감은 덜하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성능과 과격한 스타일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911 터보는 3.8L 수평대향 엔진에 바이터보를 장착, 54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터보 S는 여기에 40마력을 더한다. 우아한 스타일은 계승하되 첨단 기능을 더해 엔진 리스폰스 속도를 높이고, 하이퍼카 918에서 따온 스포츠 리스폰스 버튼도 장착된다. 첨단 전자장치와 세라믹 브레이크는 기본사양으로 채택됐다. 911 터보 S의 0-100km/h 가속은 부가티 베이론과 동일한 2.9초에 불과하며, 최고속도는 330km/h에서 제한된다.
5. 볼보 S90
볼보는 북미 럭셔리 시장을 정조준하고 차세대 플래그십 S90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볼보의 황금기를 재현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띤 S90은 “토르의 망치” 스타일의 LED 헤드라이트와 우아하고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로 이미지 공개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안팎으로 미래 볼보 스타일링을 선도하는 세련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가 돋보이며, 홀로그래픽 정보 이미지 등 최첨단 기술이 도입될 전망이다. 파워트레인은 고효율 고성능을 실현하는 드라이브-e 아키텍처 기반의 T5, T6, 그리고 T8 하이브리드의 탑재가 예정돼 있다. 볼보답게 동급 최고의 안전사양은 기본. S90은 풀사이즈 SUV인 XC90과 함께 북미 대형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6. 제네시스 G90
현대는 북미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공식적으로 처음 선보인다.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아예 부스도 따로 차리기로 했다. 최초로 선보이는 모델은 국내에서 지난 달 EQ900으로 선보인 제네시스 G90이다. 북미 시장에서 고군분투했던 에쿠스를 대체하며 독일 3사 플래그십 세단과 렉서스 LS, 캐딜락 CT6 등에 정면으로 맞선다.
북미 사양의 G90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아직 정확히 공개된 바 없으나, 국내 사양과 마찬가지로 동급 최고를 지향하는 고급 소재와 첨단 편의사양을 강점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G90을 통해 풀사이즈 세단 시장에 도전하면서, 동시에 선전하고 있는 제네시스 세단을 G80으로 대체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7. 인피니티 Q60 쿠페
인피니티는 G37 쿠페의 후속작인 Q60 쿠페를 최초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디트로이트에서 Q60 컨셉트카를 처음 선보이고 얼마 전 촬영 중인 Q60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디트로이트에서의 언베일링이 예상된다. 함께 공개되는 Q50 세단의 고성능 버전과 맞물려 인피니티 브랜드의 스포츠성을 강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Q60 쿠페 역시 Q50 세단과 마찬가지로 신형 VR30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VR30은 3.0L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300마력과 400마력 두 가지 사양이 적용된다. 연료효율은 기존 VQ엔진보다 6.7% 개선됐으며, 1,600rpm의 실용 영역에서 강력한 최대토크를 발휘해 넘치는 퍼포먼스를 자랑할 전망이다.
8. 렉서스 LF-LC 양산형
렉서스 역시 럭셔리 쿠페를 부활시킨다. 지난 2012년 LF-LC 컨셉트카로 소개된 럭셔리 쿠페는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링으로 관심을 받아 왔으며, 올해 또는 내년 중 공식 출시가 예정돼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의 실물 공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려한 엘피네스 디자인 컨셉과 스핀들 그릴은 이어받으면서 낮고 넓은 차체로 럭셔리 쿠페 및 로드스터들과 경쟁한다.
새로운 럭셔리 쿠페는 2010년 단종된 “SC”의 이름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RC-F, GS-F 등에 탑재된 5.0L V8 엔진을 탑재해 47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을 내며,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채택 가능성도 높다. 경쟁상대로는 메르세데스-벤츠 SL 클래스, BMW 6 시리즈 등이 거론됐고, 심지어 포르쉐 911과의 대결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9. 링컨 컨티넨탈
지난 해 디트로이트를 호령했던 미국 브랜드들은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지, 아직까지는 비교적 조용하다. 포드는 럭셔리 디비전인 링컨을 통해 그룹의 초대형 기함, 컨티넨탈의 부활을 선언한다. 이미 완성도 높은 컨셉트카를 선보인 적 있는 만큼, 컨셉 디자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컨티넨탈은 새로운 링컨 패밀리 룩을 반영하며, 레이저 하이빔이 적용된 LED 헤드라이트 등 최신 사양으로 무장한다. 실내에는 고급 마감재가 아낌없이 투입되고, 30-way 전동시트를 비롯해 호화로운 편의사양이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도 대폭 적용될 예정이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장착된 컨티넨탈은 캐딜락 CT6와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의 왕좌를 두고 대결한다.
10. 피스커 포스 원
마지막 차는 카로체리아 기대주다. 독특한 근육질 스타일링의 전기 세단, 카르마를 선보였던 피스커(Fisker)에서 완전히 새로운 아메리칸 슈퍼카를 선보인다. “포스 원(Force 1)”이라 불리는 슈퍼 스포츠카는 애스턴마틴 DB9과 밴티지, BMW Z8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덴마크 출신의 헨릭 피스커에 의해 디자인된다.
카르마에 이어 전위적인 디자인을 갖춘 포스 원은, 피스커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장 강력한 자연흡기 프론트 미드십 후륜구동 스포츠카”가 될 전망이다. 600마력 이상의 성능을 내는 고회전형 V8 자연흡기 엔진을 프론트 미드십을 탑재해 무게배분을 최적화하고 극한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바디는 카본 파이버로 만들어져 경량화를 실현하며, 21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다. 세부 제원은 베일에 감춰져 있지만, 피스커는 포스 원의 가격을 약 30만 달러(한화 약 3억 5,600만 원)의 가격에 50대 한정 생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