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급 세단으로 군림했던 ‘에쿠스’가 그 이름을 버리고,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기함으로 돌아왔다. 이름은 ‘EQ900′다. 이제 더 이상 ‘현대 에쿠스’가 아니고, ‘제네시스 EQ900′가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10일 남양연구소(경기도 화성시 소재)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 등을 대상으로 다음달 출시 예정인 ‘EQ900’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가졌다. 지난 4일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 이후 첫 선을 보이는 ‘EQ900’는 디자인에서부터 주행 성능, 안전성, 편의성에 이르기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의 최첨단 기술력을 집약시켜 탄생한 국산 초대형 럭셔리 세단이자 제네시스의 기함이다.
외관 디자인
제품 정식 출시 전 프리뷰 행사로 진행된 관계로 참석한 기자들은 실차를 직접 관찰했지만, 사진이나 영상은 일체 촬영이 금지됐고, 대신 공식 렌더링 이미지를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실제 만난 EQ900는 랜더링 이미지와 일치하지만 차량의 성격을 강하게 표현하는 랜더링 이미지의 특성상 실제 차량은 많이 차분해 보인다.
앞모습을 비롯한 첫 인상은 ‘큰 제네시스’ 같은 느낌이다. 멀리서 봤을 때 그리 커 보이지 않던 차체가 가까이서 보면 실제로 많이 커졌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기함다운 존재감 면에서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새롭게 런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이자 기함인 만큼 디자인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현대차의 역량을 총동원 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리무진은 뛰어난 비례로 탁월한 존재감과 매우 강한 임팩트를 제공한다.
EQ900의 디자인 콘셉트는 ‘정중하고 깊이 있는 우아함’이다. 이에 따라 웅장하고 미래지향적인 외관 디자인이 돋보인다. 크레스트 그릴로 표현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 커지고, 더 강한 인상이다. 측면에서도 풍부한 바디 볼륨이 남성적이면서 볼드한 이미지를 표현한다. 매우 두껍고 각진 C필러의 인상도 무척 강하다.
실내 디자인
EQ900의 실내 디자인은 수평형으로 디자인된 안정된 느낌의 넓은 실내공간, 완성도 높은 디테일과 고급스러운 컬러 및 소재 적용 등을 통해 럭셔리 이미지와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며 탑승객의 오감을 만족케 하는 감성공간으로 완성시켰다.
내장 가죽은 자동차에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제품인 세미 에닐린 가죽을 이탈리아 최고급 가죽 가공 브랜드인 파수비오(Pasubio) 사와 협업해 개발했으며, 우드트림 또한 통나무를 깎아 만든 리얼 우드를 적용해 탑승객의 감성만족을 극대화 했다.
더불어 스티어링 휠에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하는 이탈리아산 프리미엄 가죽을 적용했으며, 더불어 손이 자주 닿는 가죽 부위에는 촉감이 뛰어나고 온도변화가 적은 가죽을 적용했다.
좌석 시트에 적용된 고급스러운 느낌의 스티치 라인은 세계 유수의 프리미엄 브랜드 시트를 만들고 있는 오스트리아 복스마크(Boxmark) 사와 공동 개발하는 등 세심한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와 함께 인간공학을 고려한 각종 스위치 배치를 통해 시인성을 높이고 조작 직관성을 극대화 했다. 게다가 각종 스위치에 차별화된 금속 재질을 적용함으로써 시각적 고급감은 물론 운전자의 감성적 만족도 충족시켰다.
외장 칼라 8종, 내장 칼라 5종, 최상급 리얼우드 5종 등을 통해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총 72개의 서로 다른 조합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7가지 색상의 가변칼라 무드램프를 국산차 최초로 도입했다.
차체 사이즈
EQ900은 기존 에쿠스처럼 기본형과 리무진이 모두 개발됐다. 차체 사이즈는 기본형의 경우 기존 에쿠스 대비 전장 45mm, 폭 15mm, 휠베이스 115mm가 늘어난 5,205 x 1,915 x 1,495mm에 휠베이스 3,160mm다.
리무진은 5,495 x 1,915 x 1,495mm에 휠베이스 3,450mm로 기존 에쿠스 리무지 대비 전장 35mm, 휠베이스 105mm가 더 늘어났다.
차체 강화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 / 인장강도 60kg급 이상)을 기존 모델 대비 대폭 확대 적용해 차체 강성을 강화함으로써 차량의 안전성과 함께 뛰어난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EQ900′에는 기존 모델의 16.3% 대비 3.2배로 향상된 51.7%의 초고장력 강판이 적용됐으며, 특히 대부분의 초고장력 강판이 승객의 탑승부 보호를 위한 부품에 사용돼 전방위적인 충돌 안전성을 달성했다. 아울러 차체 구조간 결합력 강화를 위한 구조용 접착제는 기존 모델 대비 2.3배 확대한 200미터를 적용했으며 전면 레이저 용접을 통해 차체 연결부의 강성을 크게 높였다.
이외에도 혹독한 충돌 상황에서도 단단한 차체를 유지하기 위해 19개 부품에 핫 스탬핑 공법을 적용하고, 측면 충돌 시 승객 안전을 위해 센터 필러 및 플로어 멤버 등 구조 강화를 진행함으로써 고객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했다. 이를 통해 ‘EQ900′는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과 굽힘 등에 대한 강성이 기존 모델 대비 181% 이상으로 크게 강화됐다.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이와 함께 ‘EQ900’는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의 전초 단계로, 고속도로 상에서의 운전 피로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고속도로 주행지원(HDA ; Highway Driving Assist)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했다.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은 차간거리제어(ASCC) 기능과 차선유지(LKAS) 기능 및 내비게이션 정보가 복합적으로 융합된 기술로, 고속도로 상에서 이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톨게이트나 인터체인지에 진입해 자동 해제될 때까지 안전하게 주행을 보조해 주는 능동형 주행 시스템이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은 고속도로 상에서 졸음운전이나 전방주시 태만과 같은 운전자의 부주의에도 정해진 차선에서 이탈하지 않고 설정된 속도로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은 내비게이션으로부터 받은 최고제한속도 정보를 통한 구간별 자동 속도 조절이 가능해 국내 고속도로 환경에서 더욱 최적화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후측방 추돌회피 지원 시스템
이와 함께 ‘EQ900’에는 기존 후측방 경보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킨 후측방 추돌회피 지원 시스템이 국산차 최초로 적용돼 차선변경 시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후측방 추돌회피 지원 시스템은 기존에 표시/소리/진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던 후측방 경보 시스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추돌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우 변경하려는 차선 반대편 앞뒤 2개의 바퀴를 자동으로 미세 제동해 추돌을 방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모던 에르고 시트’ 첫 적용
‘EQ900’에는 운전자의 편안한 운전과 탑승객의 안락한 휴식을 위해 인간 공학적 설계와 다양한 최첨단 시트 기술을 접목시킨 시트 시스템을 개발, 이를 ‘모던 에르고 시트(Modern ERGO Seat)’라고 명명했다.
후석에 적용된 ‘퍼스트 클래스 VIP시트’는 장시간 앉아 있어도 안락함을 유지하고 항공기 1등석 시트처럼 ‘원터치’ 만으로 릴렉스 / 독서 / 영상 등 다양한 착좌 모드로 변형이 가능하다.
또 미끄러짐 없이 부드럽고 안정되게 몸을 감싸는 듯한 최상의 안락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어깨부 경사조절, 헤드레스트 전후조절 등 18개 방향의 시트 전동조절 기능으로 신체의 전 부위가 지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18WAY 시트방향 – 헤드레스트4 + 레그서포트4 + 럼버서포트4 + 숄더어져스터2 + 쿠션틸트2 + 쿠션슬라이드2)
운전석에는 의학적 검증을 토대로 운전자의 신체 조건별로 최적의 운전자세를 추천 및 설정해주는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서울대 의대 임상 실험 검증 결과를 토대로 개발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운전자가 본인의 신장 및 몸무게 등 정보를 입력하면 현재 자세 및 허리 건강정보를 분석하고 추천 시트 위치를 자동으로 설정해주는 기능이다.
이러한 ‘EQ900’의 ‘모던 에르고 시트’는 안락감과 기능성 부문에서 호평받으며 독일 척추 건강 협회(AGR)를 통해 공인을 받았다.
소음, 진동 차단
안락감과 함께 초대형 럭세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 요소는 소음, 진동에 대한 대책으로, ‘EQ900’는 완벽에 가까운 차단 기술을 통해 모든 탑승객을 만족시킨다.
‘EQ900’는 외부로부터 오는 소음에 대한 차폐감 향상을 위해 도어 부분에 3중 실링 웨더스트립구조를 적용하고, 국산차 최초로 뒷면 유리에도 차음 글래스를 사용했으며, 환기부에도 흡차음재를 보강해 미세한 틈으로 유입될 수 있는 작은 소음도 차단했다. 또한 차량 언더커버에 소음에 강한 재료를 사용해 노면에서 전달되는 소음을 최소화하고 내장재에도 흡음재를 빠짐없이 적용해 차폐감을 높였다.
특히 ‘EQ900’에는 휠 내부에 소음기 역할을 하는 공간을 만들어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휠 내부에서 흡수시켜 주는 ‘중공(中空) 알로이 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휠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4~5dB의 소음을 저감할 정도로 큰 효과를 구현했다.
이와 함께 ‘EQ900’는 주행음 구현기술(ASD ; Active Sound Design)을 통해 스포티하고 부드러운 주행음을 만들어 운전자의 주행 감성을 자극한다. 주행음 구현기술은 엔진으로부터 RPM, 차량속도, 가속페달 눌림양 등의 정보를 받아 차량내 앰프와 스피커를 통해 설정된 가상 엔진음을 발산한다.
이를 통해 철저한 외부 소음 차단으로 최상의 정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쾌하고 부드러운 엔진음을 통해 ‘펀드라이빙’이 가능해졌다.
엔진
‘EQ900’는 고강도 엔진내구시험을 통과한 람다 3.8 V6 엔진, 람다 3.3 V6 터보 엔진, 타우 5.0 V8 엔진 등 세가지 파워트레인을 선보이게 된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람다 3.3 V6 터보 엔진에는 트윈터보가 적용돼 응답성 및 출력 향상을 이뤄 기존보다 효율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람다 3.3 V6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으로 해외 동급 터보 엔진보다도 뛰어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람다 3.3 V6 터보 엔진 탑재 모델 출시를 통해 쇼퍼드리븐 카(전담 기사가 주로 운전하는 차)로만 각광받았던 기존 초대형 럭셔리 세단의 단점을 보완하고 운전자가 운전의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신개념 서스펜션 HVCS(Hyundai Variable Control Suspension)
이와 함께 ‘EQ900’에는 기존 럭셔리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고속 주행 감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기 위해 신개념 서스펜션인 HVCS(Hyundai Variable Control Suspension)가 적용됐다.
기존의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조종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하기 어려웠지만, HVCS는 쇽업소버 내부에 유압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내장형 밸브가 적용돼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하면서 조종안정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HVCS 개발 과정에서 국내에 존재하는 대부분 유형의 도로 상태를 돌아보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경쟁사 플래그십 차량보다 국내 도로환경에서 차별화된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도로에 많은 방지턱, 요철 등과 같은 험노면에서의 승차감을 더욱 보강해 개발했다. 또한 HVCS에는 샤시통합제어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고속선회나 장애물 긴급 회피 상황에서도 정밀한 서스펜션 감쇄력 제어기술을 통해 보다 안전하게 차체를 보호한다.
이와 함께 ‘EQ900’는 2세대 제네시스에 적용돼 호평을 받았던 전자식 상시 4륜 구동시스템 ‘H-TRAC(에이치트랙)’이 적용돼 동절기 눈길 및 악천후 운전시에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드라이브 모드
이 외에도 ‘EQ900’에는 운전자의 운전 성향에 따라 스마트(Smart) / 에코(Eco) / 스포츠(Sport) / 인디비쥬얼(Individual) 등 4가지 운전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스마트 모드는 운전자의 주행 성향과 운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주행모드로 자동 변경시켜 주는 인공지능 주행모드로, 온화한 운전 습관을 지닌 운전자에게는 연비와 정숙성을, 역동적인 운전 습관을 지닌 운전자에게는 보다 향상된 가속성과 코너링을 강화하는 쪽으로 엔진, 변속, 서스펜션을 제어하게 된다.
양웅철 연구개발 담당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EQ900’는 고객 지향의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한 진보적 사고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