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2015 동경모터쇼를 통해 시판형 수소연료 전지차 ‘클래리티 퓨얼셀’(이하 클래리티)을 공개했다. 일본에서는 이미 시판 중인 토요타 ‘미라이’에 이어 두 번째 시판 모델이다. 혼다는 내년 3월 일본에서 공식 출시한 후 미국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클래리티는 이날 공식 데뷔하기 전 도치기현에 위치한 혼다 R&D 프루빙 센터에서 개최된 2015 혼다 미팅을 통해서 기자들에게 먼저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혼다는 클래리티에 적용된 다양한 신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실제 클래리티를 타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혼다 클래리티는 연료 탱크에 충진된 수소를 연료전지 스택으로 흘려 보내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시켜 물을 만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전기로 주행하는 수소 연료 전지차다. 주행 중에는 물 이외의 어떠한 오염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매우 친환경적인 자동차다. 구조적으로 먼저 시판을 시작한 토요타 미라이나 현대차 투싼 수소연료 전지차와 같다. 하지만 현대 투싼 수소연료 전지차는 SUV라는 점이 다르고, 또 양산형 모델이라고 하긴 하지만 실제 일반인에게 시판하고 있지는 않다.
클래리티와 미라이의 차이는 우선 디자인에서부터 시작된다. 미라이의 경우 이름처럼 미래적인 느낌이 더 강하고, 기존 정통 세단과는 많이 다른 느낌의 디자인을 선보인 반면, 클래리티는 앞모습 등에서 미래적인 느낌이 느껴지긴 하지만 전체적인 비례 면에서 일반 승용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실내 공간 면에서도 클래리티가 성인 5명이 타기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미라이에 살짝 앞선다.
수소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도 미라이가 502km인 반면, 클래리티는 700km에 이른다. 수소 완충 시간은 3분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전기모터의 출력은 미라이가 153마력, 클래리티가 174마력으로 조금 앞선다. 미라이는 0~100km/h 가속 9초, 최고속도 170km/h를 발휘한다.
아직 연료 효율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클래리티는 공간 활용성을 최대화하기 하면서 주행가능 거리 역시 늘이기 위해 수소 탱크를 2개 장착했다. 서로 크기가 다른 수소 탱크 중 작은 것을 뒷좌석 아래 둠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혼다 미팅 행사에서 클래리티를 잠깐 시승해봤다. 사실 수소연료 전지차의 주행감각은 순수 전기차와 큰 차이가 없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느냐, 필요할 때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서 사용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클래리티의 주행은 부드러웠다. 가속은 경쾌하기 보다는 부족함 없이 부드럽게 이뤄졌다.
내 외관 디자인은 무척 뛰어난 편이다. 최근 혼다가 변속기 레버 대신 버튼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클래리티도 변속 버튼을 채용하면서 센터 터널 디자인이 무척 인상적이다.
수소연료 전지차도 감속 시와 제동 시에는 회생 제동을 이용해 추가로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에 저장해 두게 된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가 충분하면 수소를 이용한 발전량을 줄여서 주행할 수 있다.
미라이에 이어 클래리티가 출시됐고, 토요타, 혼다, 닛산이 일본 정부와 함께 수소 충전 시설 확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일본은 수소 시대가 좀 더 가까이 다가오는 분위기다. 토요타가 90년대 초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를 힘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판을 시작했고, 결국 오늘날의 하이브리드 성공 신화를 쓰게 된 것을 감안할 때, 수소연료 전지차도 초기에는 물론 어려움이 있겠지만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먼 미래가 아닌 보다 가까운 미래에 더욱 보편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