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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예뻐지기는 참 힘들다, 기아 4세대 스포티지 2.0 디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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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4세대 스포티지는 한참 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다. 인테리어는 비교적 완성도가 높다. 먼저 출시된 R 2.0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는 전 영역에서 부족함 없는 파워를 제공하지만 1.7 디젤과 7단 DCT에 대한 기대도 꽤 높다. 최근의 현대 차들, 기아 K5 등이 월등히 향상된 주행 안정성을 선보인 것에 비해 신형 스포티지의 주행 안정성은 크게 나아진 점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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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스포티지는 출시 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디자인 때문이다. 티저 이미지와 스파이샷, 렌더링에 이어 어디선가 유출된 사진 등이 차례로 온라인에 유포되면서 기존 스포티지보다 디자인이 나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출시 이후 실제로 만난 디자인은 우려보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이며, 호와 불호가 크게 나뉘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실제 주행을 통해서 그 외의 부분은 얼마나 높은 상품성을 확보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개별 시승이 아닌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서 R 2.0 엔진을 얹은 4세대 스포티지를 시승했다.

스포티지는 도심형 크로스오버의 원조다. 1세대 이후 잠시 사라졌던 스포티지를 다시 살려내 이제 4세대에 이르렀다. 2세대와 3세대는 매번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여 봤다. 하지만 이번 4세대는 지난 3세대를 개선한 수준으로 모델 체인지가 이뤄졌다. 플랫폼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휠베이스를 30mm 늘이는 수준에서 디자인을 바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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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것처럼 4세대 스포티지 디자인은 호불호가 크게 나뉘고 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중립에서 살짝 불호 쪽으로 기울어진다. 기자가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내가 알기로 좋은 디자인은 뭔가 새롭고 좋은 것을 계속 더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요소들을 빼고, 또 빼서 가장 단순화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스포티지는 지난 세대 스포티지의 실루엣 위에 뭔가 많은 것을 더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불호 쪽으로 살짝 기울었다는 것이고, 실제로 도로 위에서 만난 스포티지는 사실 예쁘긴 하다.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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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 위에는 불룩하게 두 줄의 언덕을 만들었고, 둥글린 라디에이터 그릴 아래 부분도 두툼하게 처리해 대체로 앞머리가 불룩한 모습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바로 아래 가로로 가늘게 뚫린 구멍은 의도를 잘 모르겠다. (렉서스 RX400h, 450h는 이와 같은 구멍을 뚫어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분하기도 했었다.) 전체적으로 앞모습은 포르쉐 마칸을 닮은 느낌도 들지만 나쁘게 말하면 망둥어를 닮기도 했다. 4개의 LED로 구성된 안개등도 예쁘긴 한데 디자인적으로는 좀 과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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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은 지난 스포티지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시승차에 적용된 19인치 휠은 무척 멋있다. 뒷모습도 비교적 단정하게 잘 다듬었다.

차체 사이즈는 휠베이스가 30mm, 길이가 40mm 늘어났다. 너비와 높이는 이전과 똑 같다. 모델체인지를 하면서 수치가 1mm도 변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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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외관에 비하면 무척 잘 다듬었다. 지난 세대 다소 어색했던 라인과 액센트들이 이번에는 무난하게 조화를 잘 이뤘다. 단절 없이 전체가 한 몸으로 만들어진 데시보드는 근육질과 라인이 예쁘다. 가로로 스티치 모양을 만들어 고급감을 살짝 살리고 있지만 소재의 질감은 그다지 고급스럽진 않다. 반면 모니터 주변의 알루미늄 장식은 무척 고급스럽다. 플라스틱 패널들과 버튼들의 디자인과 질감도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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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이다. 아랫부분을 살짝 잘라낸 세미 D컷 타입인데다 손으로 잡게 되는 부분 가죽에 타공 처리를 해 촉감도 고급스럽다. 시프트 패들도 디자인이 멋진 편이다. 좌우의 조절 버튼들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배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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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K5에서 봤던 것과 거의 비슷하다. 가운데 모니터로 제공되는 다양한 정보는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고, 사용하기도 편하다. 특히 주행가능 거리, 평균연비, 순간연비, 주행거리계, 외부 온도를 한 화면에 보여주는 페이지는 주행 중 가장 많이 찾게 되는 정보들이 한 페이지에 정리돼 있어 무척 마음에 든다.

한편, DCT 모델의 경우 기어 표시부분에서 ‘D’ 와 함께 현재의 기어 단수를 같이 표기해 줬었는데, 일반 자동변속기 모델에서는 기어단수 표시 없이 ‘D’만 표시된다. 기왕이면 같은 것을 써 주면 좋을텐데, 이런 면에서까지 일반 자동변속기가 DCT에 비해 열세라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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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터치 스크린 모니터는 시원하고 작동도 편리하다. 오디오 조작부 버튼들은 버튼에 오목한 곡면을 입체적으로 디자인해 시각적으로도 조작감 면에서도 완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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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오토 에어컨은 온도 조절 다이얼 조작감이 K5보다 더 좋다. 버튼 사이에 칸막이를 더해서 디자인적인 재미도 높였다. 욕심을 조금만 더 부린다면 칸막이를 다른 색상이나 재질로 처리해서 엑센트를 조금 더 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욕심이다. 스포티지도 K5처럼 에어컨 전용 디스플레이가 없다. 에어컨 부를 조작하면 위의 모니터 상단에 에어컨 관련 정보가 나타났다가 조작 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라진다. 타사 모델 일부는 이와 같이 에어컨 정보를 센터 모니터에 통합하더라도 모니터 하단에 에어컨 설정 온도 정도는 항상 표시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스포트지도 그 정도는 해 주면 좋겠다. 가끔은 주행 중에 설정 온도가 궁금해 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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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레버 디자인은 이전보다 무척 마음에 든다. 하지만 수동모드에서 위아래로 조작할 때 조작감은 여전히 절도 있는 감각이 부족하다. 현대차의 그것은 조작감이 분명한 것을 감안하면 기아차만의 문제로 보이는데, 개선이 되면 좋겠다.

히팅 시트, 통풍 시트, 히팅 스티어링 휠 버튼을 센터페시아 하단으로 보내 눈으로 쉽게 확인하면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K5처럼 기어레버 아래쪽에 모여 있으면 팔을 센터 암레스트에 올린 상태에서 누르기는 편리하지만 눈으로 확인하려고 고개를 많이 돌려야 하는 점이 불편했었다.

드라이브 모드 조절 버튼도 기어레버 아래 쪽에 있는 것이 기능적으로 유사한 기능을 모아 둔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주행 중에 버튼을 찾아서 누르기는 다소 불편하다. 버튼에 입체감을 더해 보지 않고도 찾기 편하게 해 주거나, 센터페시아로 가거나, 가장 좋기는 스티어링 휠로 가는 것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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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충진재의 강도를 보통의 2단계에서 3단계로 개선했다고 하는데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고, 몸을 잡아주는 느낌도 무척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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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휠베이스가 30mm 늘어나면서 뒷좌석 공간이 조금 확대됐고, 2열 시트 등받이도 좀 더 많이 눕힐 수 있어서 2열 공간의 만족도가 많이 높아졌다.

트렁크는 옵션으로 스마트 파워 테일 게이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키를 소지한 채 트렁크 근처에 3초간 서 있으면 자동으로 테일 게이트가 열려 짐을 들고 있을 때 무척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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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R 2.0 엔진과 1.7 디젤 엔진, 2가지가 얹히는데, R 2.0 엔진 모델이 먼저 출시됐다. 지난 세대 스포티지 R에 얹혔던 엔진을 약간 손봐서(?) 얹은 것이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k.m를 발휘하고, 자동 6단 변속기와 연결된다.

R 2.0 엔진은 스포티지 R 출시와 함께 184마력, 40.0kg.m의 성능으로 얹혔다가, 페이스리프트 때 토크만 41.0kg.m로 높아졌었고, 이번에는 출력이 2마력 더 높아진 것이다. R엔진이 소개된 지가 벌써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엔진 성능 개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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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긴 하지만 주행 성능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C세그먼트 SUV에는 충분한 파워다. 가속은 출발부터 고속영역까지 꾸준하게 이어진다. 중고속 영역에서도 가속감이 많이 무뎌지지는 않는다. 반면 엔진 회전 상승은 1.7 엔진만큼 매끄럽지 않고, 음색도 1.7 쪽이 훨씬 더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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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도 7단 DCT가 당연히 더 뛰어나다.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맞춰주는 기능은 자동 6단에는 없다. 때문에 시프트 패들이 있긴 하지만 수동으로 주행하는 재미가 뛰어나지는 않다. 물론 디젤엔진의 특성상 회전수가 높지 않은 점도 수동 운전의 재미를 낮추는 요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독일산 디젤 엔진의 경우 최고회전수가 5,500rpm에 육박하거나 살짝 넘기도 하는 수준으로 크게 높아지고 있는데, R 2.0 엔진의 경우 아직까지도 4,500rpm에 머루는 점도 엔진 성능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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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은 스포츠 모드에서 40, 75, 110km/h에서 각각 이뤄진다. 1단은 3,800, 2단부터는 4,500rpm에서 변속된다.

승차감은 비교적 매끈하다. 직진안정성도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무게 중심이 높은 만큼 급차선 변경 등에서는 안정감이 많이 떨어진다. 먼저 출시된 현대 투싼은 주행 안정성이 상당히 높아졌던 것을 감안하면 스포티지는 이전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은 느낌이다. 다소 아쉽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비교적 매끈한데, 위급 상황 등에서는 많이 허둥댈 것 같다. 코너링에서는 적당한 언더스티어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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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은 왕복 약 140km 정도 구간에서 이뤄줬다. 가는 동안에는 선배 기자가 운전했고, 돌아오는 구간에서 직접 운전했다. 대부분 고속도로 구간이었다. 이번 시승은 스포티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커진 시승이었다. 첫 인상은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겠다. 아니 일반적인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여행하기에는 무척 좋다. 실내 디자인도, 공간도, 소재도 좋고, 승차감도 일상적인 면에서는 좋다. 편의장비들도 풍성하게 갖췄다. 그런데 최근 현대 기아차의 여러 모델들이 다방면에서 많은 개선을 이룬 것에 비해 이번 스포티지는 뭔가 개선됐다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조금 걸린다. 다음 기회에 좀 더 깊이 있게 만나보길 기대한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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