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의 기술개발과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한 상생지원 활동에 노력해온 현대모비스가 이번에는 협력업체들의 생산현장에 정보기술을 접목한 선진화된 관리시스템 공동 도입이라는 창의적 발상을 업계 최초로 시도하면서 새로운 동반성장 성공사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생산공장에 IT를 기반으로 한 ‘품질 및 에너지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지원에 본격 나섰다고 4일 밝혔다. 각 협력사들의 품질경쟁력 향상은 물론, 동시에 에너지절감도 꾀할 수 있어 최근 생산현장에서 나온 창조경영의 대표적 모범사례라는 평가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모비스 본사에 원격 생산관리 표준시스템을 설치하고, 이를 부품협력사들이 공동 활용하는 형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 활동의 일환이다. 개별 협력사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게 되면 큰 비용이 들지만,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표준화된 관리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 중소협력사들의 입장에서는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생산관리가 가능해지는 이점이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현대모비스와 협력업체가 동시에 생산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라인에서 이상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협력대응이 가능해져 제품 불량률을 현격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각 생산현장에서의 에너지사용 현황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피크타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여기에 제품 불량률이 줄어드는 것도 그 만큼의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져 총 10% 정도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대모비스가 각 협력사들의 공정운영을 비교 분석해 최적화된 운영표준을 마련, 협력사들에게 제공키로 함에 따라 공정개선 효과도 추가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에너지절감 효과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는 ‘IT 기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지원사업’으로도 채택됐다. 이에 따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협력사들은 1억 5천만원 정도의 정부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10월까지 우선 4개 협력사가 이 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효과검증과 개선을 통해 조만간 전체 협력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대상자로 선정된 협력업체는 보안안전부품인 램프와 중요부품으로 구분되는 오디오/AVN에 적용되는 사출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로 구성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협력업체 중 한 곳인 우성파워텍의 정정훈 대표는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이런 선진화된 관리시스템 도입이 절실했지만 아무래도 중소 업체가 단독으로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현대모비스가 이런 시스템 운영을 지원하고, 공정관리 표준과 방향까지 제시해주면서 공정관리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구매본부장인 현형주 전무도 “부품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궁극적으로 국내 완성차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중소 협력사들의 개별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중소 협력업체의 품질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프로젝트 이외에도, 외부전문가와 내부전담인력으로 구성된 별도 TFT를 통한 협력사 상세진단 및 컨설팅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이 지원활동은 사출제품을 생산하는 8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실시된다.
이 기간 동안 금형제작기술사 등 해당분야 국내외 외부전문가들이 협력업체를 순회하며, 설비‧금형‧사출조건 등을 진단해 개선점을 도출하고 사출인원 양성 등의 기술지도도 병행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해당업체들의 품질경쟁력을 30〜50%까지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컨설팅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액 현대모비스가 부담한다.
지금까지 현대모비스는 협력업체들의 생산 및 연구활동을 대대적으로 지원해왔다. 지난해에는 100여건에 이르는 자사의 독자기술 관련 특허권을 협력사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으며, 작은 규모의 협력사들이 자체 설비를 갖추기 힘든 점을 고려해 자사의 시험센터를 협력사에 전격 개방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 상해기술시험센터를 통해 중국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이 인증시험을 진행한 것만 지난해 1만 5천여 건에 이를 정도다. 필요한 경우에는 공동으로 신기술 개발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60여건에 이르는 협력사의 연구개발이 이렇게 진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