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프랑스의 대표 자동차그룹 PSA(푸조·시트로엥)와 220억원 규모의 ICS(통합형 스위치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로써 유럽시장에서 현대모비스의 수주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ICS(Integrated Center Stack)는 자동차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과 공조시스템을 제어하는 장치이다. 오디오·내비게이션·에어컨 등 운전자가 핸들 외에 조작하는 대부분의 스위치들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자동차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진화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도 일부 선진업체만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유일하게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수주 성사를 통해 또다시 자사의 품질과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08년 미국 최대 완성차업체인 GM에 ICS를 수주한데 이어 까다로운 감성품질을 중요시하는 프랑스 완성차업체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천진공장에서 ICS 제품을 생산해, PSA의 프랑스 현지공장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2017년 양산 예정인 푸조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수주 계약 성사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PSA의 문을 두드렸다. 이를 위해 PSA의 핵심연구원과 구매담당자를 초청해 기술전시회를 열어 제품과 기술력을 홍보해 왔다. 그리고 핵심부품 기술개발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등 기술경쟁력에 대한 신뢰를 지속적으로 쌓아온 것이다. 이는 2013년 ICS 선행개발에 대한 공동 프로젝트 진행으로 이어졌으며 올해 양산제품 수주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수주는 닫혀있던 프랑스 완성차업계에 활로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자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추가 수주에 대한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현대모비스는 ICS가 생산될 중국 천진공장의 생산설비를 재정비하는 등 고객사 만족사항을 충족시키는 제품 공급을 위해 노력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해외영업사업부장 김만홍 상무는 “자동차의 전장부품 기술개발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한 가운데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품질경쟁력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번 수주는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이 글로벌 선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해외완성차업체에 대한 수출 실적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ICS, IBS(지능형 배터리센서), 램프 등의 단일 제품부터 대단위 모듈까지 다양한 제품으로 폭넓은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2011년 18억 2000만 달러, 2012년 22억 6000만 달러, 2013년 26억 5천만 달러, 2014년엔 28억 3천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비결은 기존 고객사와의 탄탄한 신뢰관계에 있다. 품질경쟁력이 기반이 된 상호간의 신뢰는 제품의 추가 수주로 이어지고, 이는 새로운 고객사와의 거래 기회를 열어주는 디딤돌로 작용한다. 실제 현대모비스가 지난 2008년 GM을 대상으로 수주한 첫 ICS 공급계약은 이후 4차례에 걸친 추가 수주로 이어졌으며 이는 현대모비스의 ICS 생산 경쟁력을 키워 이번 PSA 신규 수주에 밑거름이 됐다.
해외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한 기술전시회도 큰 몫을 했다. 현대모비스는 주기적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직접 방문하거나 국내로 초청해 자사의 최신 기술개발동향을 알리는 전시회를 갖는다. 이번 ICS 신규 수주도 지난 2010년 현대모비스가 PSA 본사를 방문해 기술전시회를 열었던 것이 수주계약 성사의 초석이 됐다.
이처럼 현대모비스는 고부가가치형 핵심부품과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워가며 새로운 수출활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올해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하는 ‘100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순위에서 지난해에 이어 6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