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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임팔라가 불 붙인 준대형 전쟁, 내년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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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공식 출시된 쉐보레 임팔라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짧은 사전계약 기간 동안 1,000대 이상이 계약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그랜저 천하’였던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임팔라는 그랜저, K7 뿐 아니라 포드 토러스, 아슬란과도 경쟁할 것”이라며 임팔라의 우수한 상품성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강조했다.

임팔라의 등판으로 경쟁사들도 분주해지고 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기아 K7 후속(코드명 YG)이 제일 먼저 방어에 나서고, 내년에는 독보적 1위인 그랜저 후속(IG)과 르노의 차세대 플래그십 ‘탈리스만’을 기반으로 한 르노삼성의 후속 모델도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바야흐로 준대형 춘추전국시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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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대형 세그먼트에 임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계산은 서로 다르다. 쉐보레는 소형 및 중형 라인업에서의 꾸준한 인기를 대형차 세그먼트까지 이어나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수입차 공세에 무너진 내수 점유율 70%를 회복하기 위한 교두보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준대형 후속 모델들을 연이어 출격시킨다.

특히 현대차는 작년 야심차게 내놓은 아슬란의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랜저 후속의 성공이 절실하다. 르노삼성 또한 크게 떨어진 준대형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르노 탈리스만을 공수해 온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르노 탈리스만은 중형과 준대형 세그먼트를 아우르는 차세대 기함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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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국산 준대형 시장에서 그랜저의 점유율은 80%에 육박했다. 작년 부분 변경 모델 출시 후 꾸준히 판매가 이어졌을 뿐 아니라, 동급 중 유일한 디젤 엔진은 그랜저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출시 첫 해 10만 대가 넘게 판매되고 4년차인 지난 해에도 9만 대가 넘게 팔렸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국내 준대형 시장에서 그랜저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증명한다.

동급 모델 중 가장 오랫동안 이어져 온 ‘그랜저’라는 이름의 브랜드 밸류와 법인 고객의 높은 선호도, 가솔린 2종·디젤·LPi 및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통해 넓은 스펙트럼의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점은 그랜저가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이유이다. 그랜저는 당초 내년 말 후속 모델(IG)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내년 상반기 중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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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7은 동급 중 가장 스포티한 스타일링을 자랑한다. 또 동급 중 가장 저렴한 트림(2,960만 원)을 갖춰 보다 넓은 수요층에 대응한다. 임팔라 뿐 아니라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차들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올해 12월께 풀 모델 체인지가 예정돼 있다. 신형 K7에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와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장비가 폭넓게 적용될 예정이다.

아직까지 신형 K7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존의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라인업 외에도 그랜저와 동일한 디젤 엔진의 탑재가 점쳐지고 있다. 6년 만에 풀 체인지 되는 K7과 쉐보레 임팔라는 준대형 시장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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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작년 SM7의 부분 변경 모델인 SM7 노바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도넛 탱크를 탑재한 SM7 LPe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세계 10대 엔진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VQ 엔진의 일반 모델 외에도 렌터카, 택시 등 보다 많은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LPe 엔진을 추가한 것. SM7의 판매를 크게 견인하기는 어렵지만, 틈새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다.

앞서 유럽에서 실물이 공개된 르노 탈리스만은 차세대 모듈 플랫폼인 CMF 기반으로 개발됐다. 디젤과 가솔린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췄으며, ’4 컨트롤’이라 불리는 4륜 조향 시스템 등 중형급 차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첨단 사양들이 탑재됐다. 유럽 시장에서 르노의 중형 세단인 라구나와 기함 래티튜드를 통합하는 모델인 탈리스만은 푸조 508과 같이 중형급 차체를 지닌 유럽형 기함 역할을 한국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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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탈리스만은 SM5의 후속 모델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으며, 업계에 따르면 SM5와 SM7을 통합한 차세대 기함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차체 사이즈에서는 다소 작지만, 프랑스차 특유의 탄탄한 만듦새와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사양으로 무장해 중형과 준대형 사이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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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준대형 전쟁에 불을 붙인 쉐보레 임팔라는 동급 중 가장 긴 전장(5,110mm)과 동급 최고 수준의 고급 사양 및 안전성을 내세운다. 다양한 주행 편의사양이 기본 탑재됐으며, 까다로운 북미 충돌 테스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2.5L 4기통 엔진과 캐딜락 XTS에도 탑재된 3.6L 엔진이 적용돼 주행 성능 또한 우수하다는 것이 쉐보레의 설명이다.

쉐보레에 따르면 이번에 한국에 출시된 임팔라는 동일 트림 기준으로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이 책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편의사양은 더욱 강화해 매우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경쟁자들을 압박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을 경우 국내 생산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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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동급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실내 사양을 갖춘 아슬란, 비슷한 가격대에 높은 상품성을 자랑하는 포드 토러스 등도 준대형 전쟁에 동참할 예정이다. 준대형 시장은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를 견인하는 수익성 높은 모델들이 주로 포진될 뿐 아니라, 최근 저유가 기조로 인해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을 강조한 준대형 세단이 다시 각광받고 있는 만큼 내년에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준대형 시장은 엔트리급 수입차와 가격대가 겹치는 시장으로, 국산차의 준대형 모델 세대 교체는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준대형 신 모델들의 성공이 수입차 판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임팔라의 등장과 함께 준대형 시장에 지각 변동이 시작될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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