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직장인들이 꿈 꾸는 것 중에 하나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다. 만약 자동차를 좋아하는 직장인이라면 카페 중에서도 자동차를 전시할 수 있는 자동차 카페를 꿈꿀 것이다. 이번에 모터리언이 찾은 곳이 바로 그 꿈을 가장 잘 실현한 곳이다.
로터스, 페라리 클럽 하우스 카페 & 갤러리, 모터라이프가 그 곳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365-1번지. 북악터널을 나와 세검정 삼거리 쪽으로 내려가다 평창동 주민센터를 지나서 오른쪽 골목길을 한 참 올라가다 보면 왼쪽 비탈에 자리잡은 모터라이프가 나타난다. 사선이 강조된 회색 콘트리트 건물 위쪽에 모터라이프 간판과 함께 가장 이그조틱한 스포츠카 메이커 2개의 엠블렘이 이 곳을 찾은 매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바로 로터스와 페라리다. 모터라이프는 자동차 카페이면서 로터스와 페라리 클럽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이곳 모터라이프의 대표가 클럽 로터스 코리아 회장이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모터리언으로 유명한 치과의사 정재균 원장이다.
비탈을 돌아 올라가면 카페가 나오는데 카페에 들어서면 한 대의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다. 그 자동차를 감상하면서 차나 음료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곳이 클럽 로터스와 클럽 페라리의 아지트이다 보니 회원들이 자주 찾긴 하지만 일반인들, 특히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은 누구나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정재균 대표의 로터스와 페라리 사랑이 특별하다 보니 두 브랜드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제품도 갖추고 있어 구경은 물론 구입도 가능하다. 2대의 대형 TV에서는 다양한 자동차 관련 영상들이 계속해서 흘러 나온다.
모터라이프는 자동차 카페, 로터스, 페라리의 클럽 하우스로도 유명하지만 로터스 열혈 매니아이면서 수집가로 유명한 정재균 대표의 콜렉션이 전시된 갤러리로도 유명하다.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있는 모터라이프 지하에 로터스 대표 모델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전시라고 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고이 잘 모셔 둔 모습에 가깝다.
정재균 대표의 콜렉션에는 9대의 로터스 외에 페라리, 포르쉐, BMW 등도 포함돼 있어 카페를 방문해서 그의 콜렉션을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이들 콜렉션 중 한 대가 카페의 중앙에 돌아가면서 전시되는데, 가끔은 지인의 자동차가 전시되기도 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새 모델이 카페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빨간색 BMW Z8으로 가장 최근에 그의 콜렉션에 추가된 모델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차여서 반가움은 더 컸다.
사실 그의 콜렉션 중에서 가장 유명한 차는 페라리 테스타로사다. 테스타로사는 페라리 모델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여서 많은 이들이 국내에서 테스타로사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이곳 모터라이프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대표는 원래 테스타로사를 살 계획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우연한 기회에 충동구매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잠깐의 충동 덕분에 우리가 테스타로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탐방에서는 공간상의 이유로 잠깐 정대표의 본가에 이동 주차되어 있는 바람에 테스타로사는 촬영하지 못했다.
그의 콜렉션을 대표하는 로터스 모델로는 전설적인 수퍼카 에스프리를 비롯해, 엘란, 엘리스, 엑시지, 에보라, 2-일레븐, 340R 등이 있고, 그 외에 웨스트필드의 수퍼세븐과 포르쉐 박스터, 랜드로버 이보크, BMW Z8 등이 콜렉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로터스 모델들은 얼핏 들으면 그냥 평범한 양산차들처럼 보이지만 사실 상당한 희소성을 가진 모델들이 많다.
지하 갤러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노란색 스트라이프가 범상치 않은 엑시지를 만나게 되는데, 2006년 GT3에서 로터스가 우승한 기념으로 71대를 한정 판매한 British GT 스페셜 에디션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이민호가 타고 태백 서킷에서 경주 했던 모델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 뒤에는 2대의 엘리스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오렌지색 엘리스는 초기형 엘리스 S1, 그리고 노란색은 국내에 정식 수입된 2세대 엘리스 S2다.
하얀색 에보라는 전 세계에서 8대만 만들어 경매로 판매한 ‘나오미 킴벨 에디션’이다. 원래는 직접 타기 위해서 가져왔지만 막상 차를 받아 보니 타지 말라(?)는 스팩으로 배당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베이지도 아닌 흰색 가죽, 그것도 말랑말랑한 소파가죽에다 브레이크 패드도 흰색, 휠 하우스 커버도 카페트여서 그냥 타기를 포기하고 바로 박제모드로 진입했다고 한다.
이미 단종된 에스프리는 V8 트윈터보 모델로 자동차 매니아들에게는 상당히 높은 순위의 위시리스트에 자리하고 있는 수퍼카다. 굳이 사족을 보태자면 줄리아 로버츠를 수퍼스타로 만들어 준 영화 ‘귀여운 여인’과 최고의 섹시 스타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에 등장했던 모델로 유명하다.
빨간색 엘란은 우리에게 많이 익숙한 모습이지만 이 차는 기아에서 만든 엘란이 아니라 로터스가 생산한 오리지널 엘란이다.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빨간색 로터스 엘란 외에 정재균 대표를 로터스의 마수에 빠지게 만든 장본인 까만색 기아 엘란도 콜렉션에는 포함되어 있다.
2-일레븐은 국내 일반 도로에서는 달릴 수 없어 영암 코리아 인터네셔널 서킷 등에 차를 싣고 가서야 탈 수 있는 모델이고, 340R은 국내에 들어온 단 2대 중 한대다. 340R은 톤당 마력 340마력을 달성하여, 2000년에 340대만 한정 생산한 모델인데, 특히 우리나라처럼 좌핸들인 차량은 40대만 만들었다고 한다. 340R은 실제 340마력은 아니고, 중량이 600kg이고, 출력은 190마력이다.
노란색 웨스트필드 수퍼세븐은 차승원과 공효진이 출연한 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의 거실에 전시되어 있었던 바로 그 차다.
정대표는 자동차를 구입하면 좀처럼 팔지 않는데, 최근까지 있었던 포르쉐 993 카레라는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가고, 그 대신 박스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의 로터스 사랑이 끝이 없는 만큼 언젠가는 아주 귀한 로터스 모델 몇 대가 더 이곳에 보금자리를 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로터스가 아닌 모델들 중에서도 한 때 그의 마음을 빼앗았던 모델 몇몇이 또 언젠가는 함께 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공간이다. 정대표도 이 곳이 아닌 다른 넓은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해 보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자동차 갤러리 카페이고, 또 그의 자동차 사랑이 순수하고 열정적인 만큼 앞으로 더 좋은 공간에서 이 멋진 자동차들을 여유롭게 만날 수 있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모터라이프는 쉽게 만나기 힘든 귀한 자동차들을 모아 둔 곳이긴 하지만, 누구나 와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뽑은 진한 커피와, 팥빙수, 다양한 음식을 즐기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규모는 대지 110평에 갤러리가 65평, 카페가 33평이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365-1, 카페 전화 : 02-3217-6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