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래드포드(Bradford)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칸 디자인(Kahn Design)은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튜닝 업계에서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칸 디자인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애스턴 마틴 등의 럭셔리 자동차를 주로 튜닝하지만, 그 중에서도 랜드로버의 차량들을 전문적으로 튜닝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애프터마켓용 휠을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업체로 그 역사를 시작한 칸 디자인은 독창적인 디자인의 휠 뿐만 아니라 각종 바디킷을 만들고, 심지어 코스워스 등 전문 업체와 협력하여 파워트레인까지 튜닝하기도 한다. 주 종목은 랜드로버의 럭셔리 SUV인 레인지로버나 이보크를 한층 더 강력한 이미지로 튜닝하는 것이지만 랜드로버의 본격 오프로더인 디펜더를 베이스로 튜닝한 모델들에서 칸 디자인의 독창성이 제대로 드러난다. (사진 : 2013 랜드로버 디펜더)
수 많은 디펜더 튜닝 모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플라잉 헌츠맨(Flying Huntsman)이라는 이름의 모델이다. 디펜더를 베이스로 휠베이스를 연장시키고, 기존의 디젤 엔진보다 훨씬 강력한 V8 엔진을 탑재한 플라잉 헌츠맨은 디펜더의 남성다움을 칸 디자인만의 세련된 느낌으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이번에 소개할 플라잉 헌츠맨은 좀 더 특별하다. 일반 플라잉 헌츠맨과 같이 디펜더를 베이스로 튜닝했지만, 이번엔 6개의 바퀴를 달고 등장했다. 6륜 구동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메르세데스-벤츠 G63 AMG 6X6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미 디펜더의 길이를 연장시킨 플라잉 헌츠맨이지만, 2개의 바퀴를 추가한 덕분에 길이가 더욱 길어졌다. 본넷은 총 400mm가 더 길어졌고, 승객이 탑승하는 캐빈 부분은 800mm가 길어졌다. 차량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차폭 역시 150mm 더 확장시켰다.
새로운 디자인의 범퍼와 라이트, 그릴은 일반 디펜더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벗어난 새로운 느낌을 풍긴다. 리벳 자국이 그대로 있는 차체 곳곳의 패널들과 투박하게 처리한 디테일이 눈에 띈다. 6개의 바퀴 모두 특별히 디자인된 별모양의 20인치 휠이 장착된다.
칸 디자인은 순정 디펜더의 2.2리터 디젤 엔진으로 6개의 휠을 굴리기엔 힘이 모자를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길어진 후드 아래엔 122마력의 순정 엔진 대신 최고출력 430마력을 발휘하는 GM의 LS3 V8엔진이 탑재되었다. 새로운 엔진의 높은 출력을 견뎌줄 GM 6단 자동변속기와 배기 효율을 개선시키는 스테인레스 스틸 배기 시스템이 장착되었다.
고급스러운 실내도 놓치지 않았다. 붉은색의 가죽으로 마무리된 실내 곳곳에 100% 울로 제작된 Abraham Moon 사의 페브릭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탑승자를 꽉 잡아줄 것 같은 스포츠 시트는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한껏 부각시킨다. 특별 제작된 핸들 역시 눈여겨 볼 부분이다.
플라잉 헌츠맨 6X6은 8월 2일에 영국 노스햄프턴(Northampton)에서 열리는 빌링 랜드로버 쇼(Billing Land Rover Show)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구체적인 가격이나 양산 계획 등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