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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하이브리드란 이런 것,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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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매서운 성장률을 기록한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브랜드 중 하나가 바로 인피니티다. 지칠 줄 모르는 독일 디젤 군단의 진격으로 고전한 일본 브랜드들 사이에서, 발빠르게 독일제 디젤 심장을 얹은 Q50 디젤을 내세워 1년 만에 200%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낸 것. Q와 QX로 정리된 새로운 네이밍 정책과 함께 한국에서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런데 지난 해 2,354대가 판매된 인피니티 Q50에 디젤 외의 파워트레인이 있다는 사실은 종종 잊혀졌다.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Q50S는 지난 해 불과 33대가 팔려 전체 판매 중 2%도 되지 않았다. 디젤의 인기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6,71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은 낯선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을 반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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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서 Q50S 하이브리드는 절치부심하고 돌아왔다. 2015년형 Q50S는 가격을 6,190만 원까지 낮췄고, 최근에는 더욱 실속을 높인 5,000만 원 대의 ‘에센스’ 트림을 추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연초  Q70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이고 Q50S의 가격도 공격적으로 책정하면서 Q50d의 성공 신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인피니티의 각오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어쩌면 하이브리드가 따분하다는 생각에 Q50S 하이브리드를 외면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히 해 두자. 인피니티는 결코 달리기를 등한시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고회전형 V6 엔진과 전기 모터의 조합은 토요타나 렉서스의 심심한 하이브리드와는 달리, 효율보다는 퍼포먼스에 집중한 결과물이다. 강력한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세단을 자처하는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와 함께 주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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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Q50의 디자인은 인피니티의 에센스, 에세라, 이머지 등 여러 컨셉트카의 DNA를 계승한다. 사람의 눈동자를 닮은 헤드라이트와 동양적인 곡선을 살려낸 라디에이터 그릴, 스포티한 비례에서 오는 카리스마가 인상적이다. 특히 전면부 범퍼는 디젤과는 다른 스포츠 타입이 적용돼 엣지있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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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후면부에서는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 초승달 형태의 테일램프와 유선형 범퍼 디자인도 그대로다. 스포츠 모델임을 강조하는 만큼 립 스포일러같은 포인트가 있어도 좋았겠다. 어쨌든 Q50의 와이드 앤 로우 스타일과 근육질 디테일은 앞뒤 모든 부분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전장*전폭*전고는 4,800*1,820*1,440(mm), 휠베이스는 2,850mm다. 동급 중 휠베이스가 가장 길기 때문에 고속 안정성과 실내 공간 확보에서 우위를 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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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종종 효율을 극대화한 전용 디자인을 선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Q50S는 그런 효율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245/40 R19 사이즈의 썸머 타이어와 맞물린 19인치 알로이 휠만 봐도, Q50S가 효율보다는 성능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차가 하이브리드임을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은 프론트 휀더의 ‘HYBRID’ 엠블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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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S 에센스는 최상위 모델인 Q50S 하이테크 트림에서 고급화 사양들이 빠진 실속형 모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가형’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 실내에서는 메이플 우드 트림 대신 ‘갓추(Kaachu)’ 알루미늄 트림이 적용된 정도만 눈에 띈다. 오히려 스포티한 성격의 Q50S이기 때문에 되려 보수적인 우드 트림보다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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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Q50S만의 알루미늄 스포츠 페달과 스포츠타입 시트는 그대로 유지된다. 스포츠 시트는 착좌감도 뛰어나고, 사이드 볼스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내장돼 있다. 무엇보다 시트 포지션이 적당히 낮다. 컴팩트한 차체임에도 키 180cm인 기자의 머리가 닿지 않았고, 너무 낮아 시야가 답답하지도 않다. 그러면서도 주행 중 자세를 잘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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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에는 인피니티 인터치 시스템과 듀얼 모니터가 적용된다. 오히려 형뻘인 Q70보다 완성도가 높아 해상도가 깨지는 일도 없고,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등 실용도가 높다. 단 손자국이 많이 남는 하이글로시 재질 센터페시아와 동급 경쟁자들에 비해 조악한 버튼 조작감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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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S는 넉넉한 실내공간으로 유명한데, 뒷좌석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는 것은 긴 휠베이스 덕분이다. 다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되면서 트렁크는 디젤보다 100L 적은 400L로 줄어들었고, 폴딩과 스키스루는 지원하지 않는다.

그 밖에 Q50S 에센스에서는 여러 고급 전자장비가 빠졌다.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 비상 제동 장치,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및 경고 시스템 등이 제외됐고 편의 사양에서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와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이 빠졌다. 그러나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액티브 레인 컨트롤을 비롯해 제동 보조 기능과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제동력 배분 시스템 등 필수적인 사양들은 빠짐 없이 탑재됐으니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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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S의 핵심인 하이브리드 심장은 세계 10대 엔진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3.5L V6 VQ 엔진과 50kW(68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엔진은 고회전형으로 세팅된 VQ35HR이 탑재되는데, 네이밍 정책이 바뀌기 전 G35 세단과 EX35, FX35 등 인피니티 주력 모델 뿐 아니라 닛산의 스포츠카인 350Z에도 탑재됐던 엔진이다. 엔진 최고출력은 306마력인데 시스템 출력은 단순 합산 출력보다 조금 낮은 364마력에 이르며, 시스템 토크는 57.1kg.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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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 이 파워트레인은 동시에 Q50 전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것이기도 하다. 북미에서는 3.7L 가솔린 모델도 존재하지만 출력과 토크 모두 하이브리드가 우월하다. 특히 전기 모터의 강력한 초반 토크에 힘입어 0-100km/h 가속 시간은 5.1초에 불과하다. 스포츠 모델인 아우디 SQ5, 폭스바겐 골프 R 등이 같은 5.1초를 마크하고 있다. 스포츠 하이브리드 세단이라는 말은 허세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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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행에서도 초반 가속이 매우 경쾌하다. 특히 0-100km/h 가속은 거의 400마력대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회전을 시작하는 순간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 덕이다. 전기모터가 스타트에 힘을 보태면 곧이어 7,000rpm까지 힘을 짜내는 V6 엔진의 괴성과 함께 폭발적인 가속이 이어진다. 저단 기어비가 길게 세팅돼 모터의 성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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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감각은 어떨까. 전자 신호로 스티어링을 조작하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은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기계적 스티어링 칼럼 연결을 없앤 스티어링 휠이다. 그럼에도 이질감은 찾아볼 수 없고, 적당한 피드백이 이어진다. 만약 전자적 오류가 발생하면 백업 클러치를 작동해 즉시 기계적으로 조향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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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참신하면서도 예리한 스티어링 감각은 탄탄한 서스펜션과 좋은 궁합을 이룬다.  전용 스포츠 서스펜션은 자세를 잘 유지해주면서도 노면의 충격을 걸러내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무게가 디젤 대비 70kg 늘었지만, 트렁크 쪽에 무게가 더해졌기 때문에 오히려 무게배분은 더 좋다. 디젤 모델의 무게 배분이 전후 56:44인 반면, Q50S 하이브리드의 무게배분은 전후 53:47이다.

때문에 언더스티어도 느껴지지 않고 코너를 예리하게 파고 드는 감각이 일품이다. 두터운 스포츠 타이어가 전후 동일한 사이즈로 들어가는 것도 코너링 향상에 기여한다. 더불어 용량이 넉넉한 전륜 14인치 디스크+4피스톤 조합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넘치는 출력을 손쉽게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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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두 개의 클러치가 들어가는 병렬형 타입이다. ‘다이렉트 리스폰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 명명된 이 시스템은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탑재된 전기 모터 전후로 2개의 클러치를 장착, 엔진과 모터가 모두 동력을 낼 때는 두 개의 클러치를 모두 연결하고, EV모드나 충전 시에는 변속기 측 클러치만 연결한다. 또 엔진이 충전만 할 때는 엔진 측 클러치만 연결하는 방식이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가 전기로만 주행하는 EV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반면 Q50S는 EV모드를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가속하면 전기로만 100km/h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실제 테스트에서는 60km/h까지 전기로 가속이 가능했지만, 배터리 용량이 넉넉한 편은 아니라 이내 시동이 걸렸다. 퍼포먼스 하이브리드를 자처하는 만큼 항속 중 EV모드에 돌입해도 조금만 가속 페달을 깊이 밟으면 곧바로 엔진 시동이 걸린다. EV모드를 강조하는 토요타 하이브리드와는 다른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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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인 연비는 복합 12.6km/L에 이른다. 3.5L급 엔진 중에는 가장 좋은 연비 아닐까? 시승 간 실연비는 도심에서 10km/L을 내기 어려웠던 반면 고속 연비는 어렵지 않게 17km/L을 기록했다. 최종적인 시승 간 복합 연비는 13km/L. 이 정도 퍼포먼스의 스포츠 세단이 이런 연비를 내 준다니, 꿈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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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0S 하이브리드는 기존의 하이브리드와는 완전히 궤를 달리 하는 모델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하면 떠오르는 친환경차들의 지루한 운전이 무색할 정도로, Q50S의 주행은 역동적이고 강렬하다. 최근 포르쉐 918 스파이더나 맥라렌 P1, 페라리 라페라리 등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 하이브리드 레이스카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를 휩쓰는 등, 하이브리드의 높은 퍼포먼스적 잠재력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Q50S는 그러한 업계의 분위기를 가장 빨리 읽어내고 소비자에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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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D 세그먼트 세단 중 BMW M4나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 정도를 제외하면 이 정도의 주행 성능을 내는 것은 Q50S 하이브리드가 유일하다. 하지만 리터당 10km/L 이상을 가뿐히 주행하는 빼어난 효율까지 갖췄으니 감히 경쟁 상대가 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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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의 공격적인 정책에 힘입어 새로 추가된 에센스 트림의 가격은 5,690만 원이다. 처음 Q50S 하이브리드가 국내에 선보였을 때와 비교하자면 1,00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기존에 가격 부담으로 Q50S를 선택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에게는 퍽 매력적이다. 디젤 못지 않은 연비와 스포츠카급 성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자, 이제 Q50S를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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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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