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실력있는 튜너인 G-파워(G-Power)는 폭발적인 성능을 내는 자동차들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G-파워는 주로 M5나 M6 등 고성능 차량을 튜닝해 더욱 고성능으로 만들어내곤 했지만, 이번에 손을 댄 차량은 좀 특별하다. BMW의 대표적인 럭셔리 세단인 7시리즈, 그 중에서도 최대 배기량을 자랑하는 760i를 수술대에 올렸다.
BMW의 플래그쉽 세단인 7시리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 클래스, 아우디의 A8 등과 경쟁하는 풀사이즈 세단이다. G-파워가 튜닝한 7시리즈는 코드명 F01의 5세대 7시리즈로서, 2008년에 출시되어 최근의 모델 체인지 이전까지 판매되던 모델이다. 사양에 따라 롱/숏 바디 두 가지의 차체 형식에 가솔린과 디젤,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한 엔진을 탑재하였다. (사진: 2013 BMW 7시리즈)
760i는 숏 바디 모델 중 최고 사양을 자랑한다. 2톤이 넘는 무게와 5미터가 넘는 거대한 몸집을 감당하기 위해 BMW의 기술력이 집약된 6.0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되었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이 엔진은 544마력의 최고출력과 76.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거대한 몸집을 단 4.6초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시키며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순정 상태에서도 이미 충분한 출력이고, 풀사이즈 럭셔리 세단을 표방하는 7시리즈에 더 이상의 파워가 필요할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G-파워는 출력을 더욱 쥐어짜냈다. G-파워가 자랑하는 Bi-Tronik 5 V1 퍼포먼스 모듈을 장착함으로써 760i의 최고출력을 610마력까지 끌어올렸으며 최대토크는 무려 88.7kg.m에 이른다.
한층 강해진 출력 덕분에 G-파워 760i는 0-100km/h 가속을 4.3초 만에 끝낸다.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 카레라 S의 0-100km/h 가속이 4.4초인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성능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G-파워의 Bi-Tronik 5 V1 모듈은 출력을 상승시키면서도 엔진의 내구성까지 고려했다. 엔진의 출력은 모듈 안에 내장된 프로그램을 통해 제어되는데, 냉각수의 온도가 최고출력을 발휘하기에 적당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순정 상태의 출력만을 낼 수 있게 설계되어 엔진을 철저히 보호한다. 실력있는 튜너의 노하우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일반 760i와 차별을 두기 위해 외관에도 욕심을 부렸다. HURRICANE RR이라는 이름의 21인치 단조휠을 장착하여 과격한 성능에 어울리는 외관을 자랑한다. 휠 사이로 보이는 캘리퍼에도 G-파워의 메인 컬러인 주황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는 각각 S클래스 AMG와 S8이라는 고성능 라인업을 가지고 있지만, BMW는 M7의 부재로 인해 그 경쟁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G-파워의 손을 거친 760i라면 기존 오너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