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3-일레븐, 가장 로터스 다운 로터스의 탄생

로터스가 2015년 굿우드 페스티벌(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3-일레븐(3-Eleven)이라는 이름의 신차를 공개했다. 3-일레븐은 역대 로터스의 모델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해 다시 한번 로터스 팬들을 흥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로터스 3-일레븐은 2007년에 등장한 로터스 2-일레븐을 계승하는 모델이다. 트랙에서의 주행만을 고려해 설계된 2-일레븐은 ‘경량’을 최우선의 가치로 추구하는 로터스의 모델 중에서도 유난히 가벼운 670kg의 건조중량과 255마력의 최고출력으로 마치 포뮬러카를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이다. 차량의 지붕 대신 롤바가 장착되어있고, 바닥에 거의 붙어있는 듯한 모습 덕분에 한 눈에 보기에도 보통 차량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진 : 2007 로터스 2-일레븐)

로터스 3-일레븐은 2-일레븐보다 더욱 강해졌다. 사양에 따라 로드 버전과 레이스 버전을 선택할 수 있는데, 레이스 버전은 로드 버전을 기반으로 더 과격한 에어로 파츠, 시퀀셜 기어와 FIA에서 인증 받은 레이스용 시트와 6점식 벨트가 추가된다. 레이스 버전과 로드 버전 모두 에보라 400에 탑재된 것을 기반으로 튜닝한 3.5리터 V6 슈퍼차져 엔진을 탑재해 7000rpm에서 456마력의 최고출력과 3500-6500rpm 구간에서 45.9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출력만 보고 놀라기엔 이르다. 2-일레븐을 계승하는 모델 답게 3-일레븐 역시 1톤이 채 안되는 900kg의 무게를 자랑한다. 1톤 당 5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엄청난 괴물인 것이다. 폭발적인 출력은 짧은 기어비의 6단 수동 또는 시퀀셜 미션과 조합되어 0-100km/h 가속을 3초 미만에 끝내고, 최고속도는 로드 버전의 경우 290km/h에 달한다. (레이스 버전의 경우 280km/h)

디자인은 간결하지만 강렬하다. 엘리스와 비슷한 이미지를 풍기지만, 한 층 더 하드코어한 느낌이다. 전면 범퍼의 공기 흡입구는 더욱 커져 공격적인 모습과 함께 더욱 효율적으로 엔진과 미션을 냉각시킨다. 강렬한 디자인은 측면에서 정점을 찍는데, 앞 휀더 뒤쪽에 공기가 흐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시각적 효과와 동시에 공기 역학 성능의 향상을 이뤄냈다.

국제 모터스포츠 규격에 맞게 설계된 롤바는 전복 시 탑승객의 안전 확보를 위해 장착되었지만, 3-일레븐의 롤바는 공기 역학적으로 설계되어 스포일러와 비슷한 효과까지 노렸다. 물론 차량 앞뒤로 로드와 레이스 2가지 종류의 스포일러가 장착된다. 더욱 강한 다운포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레이스 버전의 스포일러가 좀 더 크고 넓은데, 초고속 영역대에서는 오히려 저항이 되어 레이스 버전의 최고 속도가 10km/h 낮은 원인이 된다.

넘치는 출력을 땅에 전해줄 바퀴와 타이어도 빠질 수 없다. 앞 18인치, 뒤 19인치의 알루미늄 단조 휠이 적용되어 경량과 강성을 동시에 잡았으며, 로드 버전의 경우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Pilot Super Sport), 레이스 버전의 경우 미쉐린 컵 2(Cup 2) 타이어가 적용되어 최상의 접지력을 자랑한다. 또한, 넘치는 가속력을 감당하기 위해 명품 브레이크로 손꼽히는 AP 레이싱의 4 피스톤 캘리퍼와 대구경 로터를 장착했다.

주행에 필요한 것만 보이는 인테리어는 로터스가 추구하는 느낌을 잘 보여준다. 공기 역학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지어 조수석 시트마저 옵션이다.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는 로드와 레이스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고, 차량의 각종 정보를 드라이버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드라이버의 탑승을 편하게 해주는 퀵 릴리즈 핸들이 기본 적용되고, 레이스 버전의 경우 소화기와 배터리 킬 스위치까지 적용되어 정말 레이스에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준비를 갖췄다.

로터스의 기술력이 집약된 3-일레븐은 311대만 한정 생산될 예정이며, 고객에게 첫 인도는 2016년 4월로 예정되어 있다. 가격은 영국 기준 로드 버전 82,000파운드(한화 약 1억 4400만원), 레이스 버전 115,000파운드(한화 약 2억 300만원)에서 시작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