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럭셔리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애스턴 마틴이 DB9 GT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느 애스턴 마틴의 모델들과 같이 세련되고 매혹적인 이 모델은 현지 시간 6월 25일에 열릴 2015 GFoS(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DB9 GT는 DB 시리즈의 최신 모델이다. DB4, DB5 를 쭉 거쳐 지금의 DB9 까지 이어진 애스턴 마틴의 ‘DB’ 라인업은 우아한 디자인과 강력한 파워를 가진 대표적인 GT카(Granturismo, 장거리 주행용 고성능 자동차)이다. 특히 영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인 만큼 007시리즈를 비롯한 각종 영화에 등장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DB9은 2004년에 최초로 공개된 이후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왔다. 중간 중간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최신 모델과 2004년의 초기 모델을 비교해 보아도 디자인 적으로 큰 차이를 찾아내긴 힘들다. 변화 없는 디자인이 식상하기 보다는 10여년 전에 이런 디자인이 나왔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세련된 외관을 갖고 있다. (사진 : 2004 애스턴마틴 DB9)
DB9 GT 역시 일반 DB9에서 약간의 차이점을 두었다. 더 이상 흠 잡을 곳 없는 디자인의 흐름은 유지하되 디테일에서 차별화를 이뤄냈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라이트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고, 검정색으로 칠해진 프론트 스플리터와 리어 디퓨저가 DB9 GT의 강렬한 인상을 마무리한다. 20 인치의 10 스포크 휠과 검정색으로 아노다이징 처리된 브레이크 캘리퍼, GT가 새겨진 주유구 캡을 비롯해 차량 후면에 장착된 GT 뱃지로 이 차량이 일반 DB9이 아님을 어필한다.
여기서 더욱 차별화를 두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역시 제공된다. 테일라이트에 들어가는 파츠부터, 프론트 스플리터, 리어 디퓨저 등의 부품을 카본 파이버로 선택할 수 있으며, 브레이크 캘리퍼의 색상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스턴 마틴의 6.0리터 V12 가솔린 엔진은 6750rpm에서 최고출력 547마력과 5500rpm에서 63.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일반 DB9 대비 37마력 높아진 것이다. 강력한 엔진은 차체 앞쪽에 프론트-미드쉽으로 탑재되고, 무게 배분을 위해 뒤쪽에 배치된 터치트로닉 II (Touchtronic II) 6단 변속기와 조합된다. 다만 성능이 시대에 뒤쳐지는 느낌이다. 500마력 중반의 출력으로 0-100km/h 가속을 4.5초에 끝내는 것과 최고 속도가 시속 183마일(약 293km/h)이라는 것은 요즘 출시되는 스포츠카들에 비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엔진과 변속기 외에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3단계로 조절 가능한 ADS(Adaptive Damping System,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를 탑재해 상황에 맞는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
실내는 애스턴 마틴이 추구하는 심플 럭셔리 그 자체이다. 최고급 가죽 시트에는 GT로고가 새겨졌고, 쿠페에 한해 알칸타라가 적용된 스티어링 휠을 선택할 수도 있다. 실내 대부분은 어두운 톤의 가죽으로 마감되었지만, 다양한 색이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센터페시아엔 터치트로닉의 변속 버튼과 키 삽입구가 자리해 애스턴 마틴이 추구하는 첨단 기술이 잘 드러나 있다.
2세대 AMi(Aston Martin infotainment system)가 적용되어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도 새로운 점이다. AMi를 통해 USB, 블루투스를 통한 멀티미디어 감상 및 자동차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015년 11월에 개봉할 24번째 007 시리즈인 ’Spectre’(스펙터)에 등장할 본드카는 애스턴 마틴의 DB10으로 정해졌다. 지난 2월에 일부 정보가 공개된 적 있는 DB10은 007 영화를 위해 단 10대만 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 개봉이 가까워짐에 따라 각종 사진, 정보들이 하나씩 공개되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는 영화 개봉과 함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DB9의 최신 버전인 DB9 GT와 아직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DB10을 비교해보며 앞으로의 애스턴 마틴의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 2015 애스턴 마틴 DB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