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사의 우아함은 이탈리아서도 빛을 발했다. 이는 벤틀리의 컨셉트카인 EXP 10 Speed 6 컨셉트가 2015 콘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에서 컨셉트카 & 프로토타입카 디자인 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하는 얘기이다.
1929년부터 매년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 호수 근처에서 개최되는 콘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는 전 세계의 클래식카들이 참가해 그 아름다움을 뽐내는 축제이다. BMW 그룹이 최근 10년동안 이 행사를 주최하고 있으며,행사 기간 동안 진귀한 클래식카들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온다.
최근에는 클래식카 뿐만 아니라 컨셉트카 및 각종 신차들까지 그 자리를 빛내고 있다. 애스턴 마틴의 One-77 역시 이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된 바 있다.
한편, 이번에 디자인 상을 수상하게 된 벤틀리 EXP 10 Speed 6 컨셉트는 201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모델로서, 벤틀리의 디자인 철학이 잘 담겨있는 2인승 쿠페이다. 특유의 녹색 바디컬러와 헤드라이트 디자인, 전면의 거대한 그릴은 벤틀리의 날개 모양 엠블럼 없이도 이 차량이 벤틀리 차량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한다.
비행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차체는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직선과 곡선이 골고루 조화된 근육질의 형태로 속도감을 충실히 표현해내었다. 미래지향적인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머플러 팁이 적용되었고, 곳곳에 구리(Copper)를 사용하여 포인트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인 벤틀리의 컨셉트카 답게 실내는 우아함 그 자체를 표현한다. 센터콘솔을 중심으로 갈라져 문을 지나 운전자를 휘감는 날개 모양의 실내는 최고급 가죽과 원목 패널로 장식되었다. 센터콘솔 가운데에는 12인치의 대형 스크린이 장착되어 운행에 필요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컨셉트카인 만큼 파워 트레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지만, 벤틀리 EXP 10 Speed 6 컨셉트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하이브리드로 제작되었으며, 양산 버전은 아우디에서 개발한 최고출력 500마력의 4.0리터 V8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컨셉트카는 한국인 디자이너 이상엽씨가 디자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상엽씨는 “저는 스포츠카를 판단할 때, 간단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 차를 보고 첫 눈에 반하지 않는다면, 그 차는 실패한 것입니다.” 라며 이번 차량에 대해 간단히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