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40주년을 맞은 폭스바겐의 B-세그먼트 해치백, 폴로가 새 단장을 마치고 한국 시장에 돌아왔다. 최신 폭스바겐 패밀리에 어울리게 얼굴을 손보고 더 효율이 뛰어난 1.4L 3기통 TDI 엔진을 얹었다. 형님인 골프 못지 않게 튼실한 사양과 2,000만 원대 중반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입 엔트리카 시장에 조용한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시장에 소개된 것은 불과 2년 전의 일이지만 폴로는 사실 폭스바겐의 베스트 셀러인 골프 못지 않은 인기 차종이다. 특히 좁은 굽이길과 협소한 주차공간 때문에 컴팩트 해치백을 선호하는 유럽 시장에서 폴로는 오랫동안 사랑받은 스테디 셀러다.
1975년 처음 선보인 폴로는 아우디 50 해치백의 폭스바겐 버전으로 탄생한 골프의 동생이었다. 첫 세대부터 골프 GTI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모델인 GT 라인업을 추가하면서 작지만 경쾌한 핫해치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 이번에 한국에 출시된 폴로는 5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 한국 시장에서는 전 모델에 스포티한 R-Line 패키지 외관 디자인이 기본 장착된다.
폴로는 1,600만 대 이상 판매된 성공적인 모델이지만, 사실 이전에는 많은 판매가 유럽에 집중돼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유가, 환경 규제와 더불어 패밀리 카 보다는 자신의 자동차 운용 패턴에 맞춘 실속있는 컴팩트 카를 선호하는 2030세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미국과 한국 등의 시장에서도 판매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신형 폴로는 전면부 디자인을 손질하면서 보다 세련된 인상을 준다. 각진 형태였던 헤드라이트 내부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었고, 범퍼 하단 에어벤트의 유광 처리 및 형상 개선을 통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동시에 폭스바겐의 최신 디자인 큐를 반영한다. 폴로의 구매자 중 상당수가 디자인을 보고 구매했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기존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새로 디자인하는 것보다는 디테일을 개선하는 데에 촛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차세대 파워트레인의 탑재가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기존 폴로의 1.6 TDI 엔진 대신 탑재된 1.4L 직렬 3기통 TDI 엔진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성능을 낸다. 제원 상의 수치가 낮다고 실망하지 말 것, 알다시피 폭스바겐에게는 검증된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DSG가 있다. 폴로에 탑재되는 7단 DSG 변속기는 최소한의 동력 손실로 최대한의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그 결과 신형 폴로의 공인연비는 복합 17.4km/L(도심 15.9km/L, 고속 19.7km/L)을 기록한다. 한국의 연비기준으로 1등급에 해당하는데, 공인연비도 훌륭하지만 실연비가 뛰어나다는 점이 폭스바겐 TDI의 장점이다. 결과적으로 운행할 수록 뛰어난 연비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비좋은 소형차는 분명 느리고 지루하다? 천만의 말씀. 폴로의 경쾌한 주행성능은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3년부터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폴로 랠리카를 출전시켜 괄목할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 2013년 시즌에는 첫 출전임에도 매뉴팩처러, 드라이버, 코-드라이버 부문의 3관왕을 싹쓸이했으며, 지난 해와 올해도 연전연승을 거두며 활약하고 있다.
물론 경주용 차가 양산차와 똑같지는 않지만, 우수한 성적은 곧 폭스바겐의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과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 기술력은 자연스럽게 양산차에도 피드백되기 마련이고, 그 결과 폴로는 동급 최고수준의 코너링과 고속 안정성을 보여준다. 작은 차체와 어우러져 더욱 재미있는 운전을 가능케 한다.
이번 폴로는 지난 모델에서 지적받았던 편의사양도 대폭 강화됐다. 크루즈 컨트롤과 커밍 홈&리빙 홈 기능, 1열 히팅 시트와 오토 헤드램프, 레인센서 등이 추가됐으며,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과 6.5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도 채택됐다. 다양한 미디어 소스를 사용하는 오디오 시스템도 기본이다. 골프 못지 않은 편의사양으로 중무장해 소형차를 타더라도 많은 것을 희생할 필요가 없겠다.
안전도 빠지지 않는다. 다중충돌방지 브레이크 시스템과 피로 경보 시스템, ESC, ABS/BAS, 언덕길 밀림 방지 시스템 등 풍부한 안전사양을 탑재, 소형차임에도 믿을 수 있는 안전도를 보장한다.
냉정히 말해서, 한국의 수입 B-세그먼트 시장이 그렇게 큰 볼륨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은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모델이라면 장차 수입 엔트리 수요가 급증할 때도 당연히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상품성이 강화된 폭스바겐 폴로는 이론의 여지 없이 수입 B-세그먼트 왕좌에 가장 근접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