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은 아시아 전진기지… 트위지 선보일 것” 질 노만 르노 부회장 Q&A

“르노삼성은 얼라이언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 전진기지다. 연내로 한국에서 전기차 ‘트위지’의 시험주행을 실시하고 출시를 준비하겠다.”

지난 4일, 제 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 참가를 위해 질 노만 르노 그룹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부회장이 일산 킨텍스를 찾았다. 개막식에 앞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르노삼성의 전기차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질 노만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전기차 기술에 4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5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등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배출가스 제로(Zero Emission)” 기술을 적용한 얼라이언스의 4개 전기차 라인업은 현재까지 누적 30억 e-km(전기로만 달린 주행 거리)를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질 노만 부회장은 르노삼성에 대해서는 유럽 시장에 특화된 얼라이언스의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과 동남아 지역 진출의 전진기지로써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특히 전기차 부문에서도 SM3 Z.E.(르노 플루언스 Z.E.)를 생산하며 아태지역에서의 존재감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럽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르노의 전기차 ‘트위지’를 올해 안에 한국에서 시험주행할 예정이며, 한국 출시를 위해 유관기관과 조율 중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언급된 질문 및 그에 대한 답변이다.

Q. 부산에서 생산되는 SM3 Z.E.(플루언스 Z.E.) RHD(우측 스티어링 휠) 차량은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한 모델 같은데, 올해 몇 대 정도 생산하여 수출할 계획인가?

A. 이 시점에서 목표 판매량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산을 생산기지로 삼고 생산에 돌입했다는 것 자체가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 고객사의 구체적인 요청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SM3 Z.E.는 넓고 스타일리시한 세단으로 알려져 아시아 고객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실내 공간이 넓어 5명이 탑승하기에 충분하고, 적재 공간도 넓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전기차 택시 수요도 상당하다.

Q. 최근 개최된 상하이 모터쇼 등지에서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PHEV가 대세인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데, 르노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서 순수 전기차와 PHEV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가?

A. 상하이에서 많은 HEV(하이브리드 자동차)와  PHEV들이 선보였지만, 우리는 결국 그러한 차들이 배출가스 제로(Zero Emission)으로 가는 징검다리 단계라고 생각한다. HEV나 PHEV는 엄밀히 말하면 ‘Zero Emission’이 아니다. 우리도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HEV나 PHEV를 연구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중간 단계이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 가량이 운송업계에서 나오고 있고, 항공과 육로 운송이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가 단기간 내에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배출가스 제로만이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Q. 얼라이언스 내에서 르노삼성은 전기차 개발에 있어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중국에 르노의 새 공장을 건설 중인데, 중국 공장이 완공되고 중국 시장에의 집중도가 높아지면 르노삼성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닌가? 공장 완공 후 르노삼성의 역할을 전기차 중심으로 설명해 달라.

A. 르노삼성은 규모는 작지만 강한 조직이다. 특히 강력한 기술 연구소와 현지(국내) 협력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부산 공장은 강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생산효율도 향상되고 있다. 솔루션 채널도 잘 갖춰져 고객 만족도도 높다.

그런 의미에서 르노삼성은 한국 시장 내에서 점유율 유지 역할을 담당하며, 장기적으로는 점유율 10% 달성이 목표다. 이와 더불어 그룹과 얼라이언스의 수출기지로써, 콜레오스(QM5)와 닛산 로그 등을 수출하고 있다. 또 2년 전 르노삼성중앙연구소(RTK RSM)의 인력을 확충하고 지원을 통해 아시아 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기술 개발을 담당하도록 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D-세그먼트 세단과 크로스오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본사 임원이 아닌 한국 임원진이 연구소 운영을 맡고 있다. 이는 RTK의 그룹 내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중국 공장이 생기더라도 르노삼성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진다. 중국 사업에서 지금까지 르노삼성은 완성차 공급자였지만, 중국 생산 지원을 위해 르노삼성 직원 100여 명이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등 양산 시작단계까지 르노삼성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르노의 아태지역 진출에 르노삼성이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 플루언스를 수출하는 프로젝트는 르노삼성이 11개월 간 전적으로 도맡았다. 이는 그룹 내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Q. 전기차가 배출가스 제로라고 하지만, 실상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고려하면 정말로 탄소배출이 제로인지는 의문이 많다. 또 현재 전기차의 주행거리, 충전 문제 등으로 일반인들의 이용에는 어려움이 많은데, 이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전기 발전 과정을 고려하면 생산부터 전기 사용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배출가스 제로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전방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특히 프랑스의 경우 Zero Emission 달성을 위해 재생 에너지나 핵 에너지 등을 도입해 에너지 생산 방식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등의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석탄 발전이 여전히 주를 이루지만, 이를 보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고민 중이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전기차 기술 개발의 세대를 나누고 있는데, 현재는 “EV 2.0″으로, 분석 단계로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파트너(LG)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까지 세계 인구의 70%가 도심 인구가 될 것이며, 이동의 80%가 50km 이내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전기차가 미래의 이동 트렌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모든 자동차 점유율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전체 자동차 시장 중 10% 정도의 전기차 점유율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구체적인 예시가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2015년 3월 신차구매비율 중 25%가 순수 전기차였다. HEV나 PHEV가 아닌 100% 전기차의 점유율이다. 알고 있겠지만, 노르웨이는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추세가 나타난다.

Q. 현행 법규 상 전기차 ‘트위지’는 국내 출시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언제쯤 해결될 것으로 보는가? 또 법규가 바뀐다면 부산에서 생산될 가능성도 있는가?

A. (질 노만 부회장)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에서 현행법 개정을 통해 트위지와 같은 혁신적인 전기차를 도입하고 판매하는 추세다. 트위지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Zero Emission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인 차다. 부산에서의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없지만, 세계적으로 수요가 있다면 분배는 가능하다. 볼륨이 확보된다면 불가능할 것은 없지만, 현재로썬 계획이 없다.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 트위지의 국내 출시를 위해 한국 유관부처와 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 타임라인을 언급할 수는 없으나, 법규 개정 논의는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머지 않아 트위지의 국내 시험 주행이 예정돼 있으며, 수 주 이내로 원하는 방향의 진전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여 곧 새로운 소식을 전하겠다. 트위지는 단거리 주행의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각광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