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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T가 이끈 1.7 디젤의 재발견, 현대 투싼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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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이 커졌다. 싼타페를 닮아 단단하고 스마트해 보인다. 이제 현대차에서 불안한 주행감각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U2 1.7 디젤과 DCT의 조합은 매우 깔끔하게 작동하고, 반응이 경쾌해 2.0 디젤보다 더 매력적이다. 가성비는 그 어떤 모델에 비해서도 여전히 뛰어나지만, 모든 장비를 다 갖추려면 더 이상 ‘투 싼(Too cheap)’이 아니고 ‘투 비싼’ 느낌이 든다.

3세대 투싼이 데뷔했다. 1세대 ‘투싼’, 2세대 ‘투싼 ix’에 이어 다시 ‘투싼’이다. 싼타페가 애초 컴팩트 SUV로 데뷔했지만 점차 차체가 커져 이제는 (국내 기준으로) 중형으로 자리잡았고, 그 아래로 등장한 투싼도 벌써 많이 커졌다. 투싼 아래 서브 컴팩트 SUV가 등장해야 할 이유가 확실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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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서 처음 소개되고, 곧이어 국내에도 공식 런칭한 투싼을 인천 송도와 영종도, 청라 구간에서 시승했다. 송도에서 청라로 가는 구간에서는 U2 1.7 디젤과 DCT가 적용된 모델을,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R 2.0 디젤 모델을 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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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투싼은 우선 사이즈가 커진 점을 주목할 만하다. 차체 크기가 4,475×1,850×1,645mm에 휠베이스는 2,670mm로 구형의 4,410×1,820×1,655mm, 2,640mm대비 길이가 65mm, 너비가 30mm, 휠베이스가 30mm 늘어났고, 높이는 10mm가 낮아졌다. 키가 껑충하던 스타일에서 안정적인 자세로 바뀌었으며, 휠베이스가 싼타페의 2,700mm에 육박하면서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1세대 싼타페의 4,500 x 1,845 x1,740mm에 휠베이스 2,620mm와 비교하면 신형 투싼이 길이만 25mm 짧을 뿐, 휠베이스도 더 길고, 폭도 더 넓다. 수입차 중 경쟁모델이라 할 수 있는 티구안의 4,430 x 1,810 x 1,705mm, 2,604mm와 비교하더라도 보다 안정적인 비례와 넓은 실내 공간을 수치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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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헥사고날 그릴이 커지고 차체에 예리한 선이 많이 강조되면서 전체적인 실루엣이 싼타페를 많이 닮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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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싼에는 파워트레인이 2가지로 확대되었는데, 엔진에 따라 디자인도 약간의 차별화가 이뤄졌다. 2.0은 라디에이터 그릴 가로 핀에 홈을 더해 입체감을 높였고, 그릴 테두리를 크롬으로 마감한 반면, 1.7은 그릴 가로 핀에 홈이 없고, 그릴 테두리에 그레이 컬러가 적용됐다. 범퍼 하단 스키드 플레이트의 형상도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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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에서는 휠의 사이즈와 디자인이 다르다. 1.7과 2.0 모두 기본은 17인치이지만, 1.7에는 최대 18인치, 2.0에는 최대 19인치 알로이 휠을 선택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각각 18인치와 19인치 휠이 장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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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에서는 범퍼 아래 머플러가 가장 큰 차이다. 1.7은 머플러를 범퍼 안 쪽으로 숨긴 반면, 2.0에는 과격한 스타일의 트윈 머플러를 적용했다. 리어 램프는 가늘어지고 위쪽으로 살짝 치우치면서 최근의 체로키 느낌이 살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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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모델에서 선택할 수 있는 피버 패키지를 적용하면 범퍼하단 스키드 플레이트와 사이드 미러, 사이드 스커트가 흰색으로 꾸며진다.

해치도어는 중간 즈음에 가로 선이 들어가 있어서 시각적으로 해치가 위 아래로 나뉘어 열릴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실제로는 그냥 통으로 열린다. 해치가 위 아래로 나뉘어 열렸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을 텐데 아쉽다. 가로 선은 왜 넣어 놓은 거야? 마음 설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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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싼타페에 비해서는 상당히 차분하다. 신, 구 세대 제네시스 디자인이 차용된 것도 같다. 전면부만 보면 SUV 느낌이 거의 들지 않고 승용차 느낌이다. 차이가 나는 부분은 시트 포지션 정도다.

차체 비례가 달라지고 휠베이스와 차 폭이 늘어난 만큼 실내 공간은 훨씬 더 넓어 보인다. 느낌으로는 전혀 컴팩트 SUV 느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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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아쉬운 부분은 소재의 질감이다. 데시보드 윗 부분은 소프트 쿠션이 적용되어 질감은 좋은 반면, 그 아래 부분은 질감도 무늬의 패턴도 좀 싸 보인다. 지난 수년 동안 현대차의 실내 질감이 무척 고급스러웠고, 그 부분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도어 트림 안쪽 손잡이 부분 패널을 비롯해나 군데군데 적용된 플라스틱들도 질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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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스티어링 휠을 감싼 가죽의 질감은 무척 좋다. 계기판은 입체감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어두운 회색에 금속성을 가미한데다 게이지 원을 톱니바퀴처럼 꾸며 나름 기계적인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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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상단과 하단, 센터 터널의 구성이나 버튼 디자인들은 다른 현대차 모델들과 비슷해 사용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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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무난하면서 적당히 안락하다. 시승차 기준으로 보면 1.7에는 전동시트와 통풍시트가 운전석에만 적용됐고, 2.0에는 동반자석까지 모두 적용됐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2열은 공간도 더 넓어졌고, 등받이 조절 각도도 더 커져서 거주성이 크게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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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에 적용된 브라운 가죽시트는 R 2.0 모델에서 선택할 수 있는 플래티넘 에디션이 적용된 것이다. 질감이 고급스럽고 시각적으로도 만족도가 높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3세대 투싼에는 기존의 R 2.0 디젤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 외에, U2 1.7 디젤 엔진과 7단 DCT의 조합이 더해졌다. 연비와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진 1.7 모델은 2WD 모델만 판매된다. 2가지 엔진 모두 유로 6 기준을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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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디젤과 DCT가 적용된 모델을 먼저 시승했다. 1.7디젤은 i40 출시와 함께 선보인 후, 기아 카렌스에도 얹혔지만 두 모델 모두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 1.7 디젤 엔진에 대한 불신이 살짝 퍼져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올해 초 1.7 디젤과 7단 DCT의 조합으로 i40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적용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에 다시 투싼에 적용되면서 그 가능성이 다시 한 번 더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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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디젤은 최고출력 141마력과 최대토크 34.7kg.m를 발휘한다. 7단 DCT에는 건식클러치가 적용됐다. 결론적으로 투싼에 적용된 1.7 디젤과 7단 DCT의 조합은 무척 훌륭했다. 초반 가속도 무척 경쾌하고, 고속 영역까지 뻗어주는 힘도 쉽게 약해지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파워 면에서는 넘치지는 않지만 전혀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DCT의 공이 크다고 말할 수 있겠다.

거기다 DCT는 변속이 부드럽고 엑셀에 대한 응답성도 뛰어날 뿐 아니라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보정해 주는 실력도 나쁘지 않다. 회전수를 맞춰주는 동작이 더 빠르고 짜릿하면 더 좋겠지만 차의 성격으로 보면 아쉬운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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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레버 조작감도 i40의 황당하고 존재감 없었던 동작과는 차이가 날 정도로 비교적 절도 있게 작동된다. 차이를 정확히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여러 면에서 지난 번 i40에 적용됐을 때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1.7 디젤과 DCT의 조합이 매력적이라는 것은 뒤이어 시승한 R 2.0 디젤과 6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을 타보고 더 분명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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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2.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를 발휘해, 1.7 디젤 엔진에 비해 출력이 45마력, 토크가 6.3kg.m 더 높다. 2.0 모델은 힘에서 차이가 나듯 분명 초반 가속은 더 경쾌하다. 하지만 회전 질감 면에서 1.7만 못했고, 중고속으로 올라가면 힘에서도 1.7과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물론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보정해주는 기능도 6단 자동 변속기에는 없다.

4WD를 선택하거나, 동승석에도 통풍시트를 원하거나,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스마트 후측방경보시스템(BSD),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 보행자 보호 기능 포함)이 포함된 프리세이프트 패키지를 선택하려면 어쩔 수 없이 2.0 모델을 선택해야 하겠지만, 이런 것들에 굳이 메이지 않는다면 1.7 디젤과 DCT의 조합을 선택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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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전 투싼 ix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실용구간에서의 토크를 향상시키면서 가속력이 무척 경쾌했었는데, 차체가 커지면서 신형 투싼 R 2.0은 이전 투싼 ix에 비해 달리는 맛은 많이 약해졌다. 반면 주행감각은 무척 세련됐다. 투싼 ix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도 안정성이 크게 좋아졌었는데, 이번 투싼은 휠베이스와 폭이 모두 길어지고, 차체는 더 낮아지면서 안정성이 더 향상됐다.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을 시도해도 허둥대는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모든 영역에서 안락함도 크게 손해보지 않았다. 이제 정말 현대차에서 주행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일까?

이번 투싼에는 차가 정지할 경우 자동으로 시동을 껐다가, 출발하기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시동을 걸어주는 ISG가 기본 적용됐고, 오토홀드와도 함께 작동한다. 오토홀드를 함께 사용할 경우 차가 정지하면 시동도 끄고, 브레이크도 잡아줘서 운전자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때도 시동이 걸리지 않고, 차도 움직이지 않는다. 출발하려고 할 때는 엑셀 페달을 살짝 밟아주면 시동이 걸리면서 브레이크도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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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모델에서 선택할 수 있는 프리세이프티 패키지에 들어 있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는 국산 SUV 최초로 적용된 기능으로 전방의 차량이 급정지하거나 보행자가 있을 경우, 운전자가 미처 대응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알아서 차를 멈춰준다. 2015년형 제네시스에 가장 먼저 적용된 후 유럽 출시 투싼에는 적용된 주행조향보조 시스템 (LKAS, Lane Keeping Assist System)은 국내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유럽의 도로 상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국내 도로 여건 상 제네시스를 통해 충분한 숙성을 거친 후 국내 다른 차종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많은 장비들이 더해짐으로 인해 투싼의 가격은 최저와 최고의 폭이 무척이나 넓어졌다. 가장 싼 R 2.0 2WD 스타일 기본이 2,250만원에서 시작하지만, 프리미엄에 4WD와 모든 옵션을 더할 경우 3,745만원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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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투싼은 커진 차체가 주는 실내의 여유와 안정적인 비례의 외관 디자인이 돋보인다. 베이비 싼타페이면서 다양한 편의 안전 장비를 잘 갖춰 싼타페 못지 않은 실속도 가득 차렸다. 새롭게 적용된 U2 1.7 디젤 엔진과 7단 DCT의 조합은 i40 보다 투싼과 더 잘 어울리고, 여러 면에서 R 2.0 보다 낫다. DCT 덕분에 1.7 디젤 엔진이 확실한 전기를 맞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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