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용 투싼에만 적용하고, 국내에는 적용 안된 첨단 안전기술은?

지난 17일 현대 컴팩트 SUV 투싼 3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1세대 ‘투싼’, 2세대 ‘투싼 ix’에 이어 이번부터는 다시 ‘투싼’이다.

싼타페에 이어 투싼도 차체가 커지면서 투싼 아래 새로운 모델이 진입할 여지를 만든 점도 주목할 만하다.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에 이어 쌍용 티볼리까지 가세하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초소형 SUV 세그먼트에 현대, 기아의 진입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당분간은 투싼이 이 세그먼트에도 대응해야 하기에 기존 R 2.0 디젤 엔진 외에 U2 1.7 디젤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 7단 DCT의 조합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번 3세대 투싼은 지난 3월 초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서 처음으로 데뷔했다. 유럽 시장에서 큰 활약이 기대되는 만큼 국내 출시 이전에 먼저 공개된 것이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만난 투싼에는 반가운 신기술이 적용돼 있었다. 바로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ane Keeping Assist System, LKAS)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이 그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나 볼보 등의 일부 모델에도 최근에 적용되어 큰 호평을 받은 안전기술로 이들을 통해서 국내에도 소개된 기능들이다. 그리고 국산차에는 2015년형 제네시스에 처음 적용됐다.

그런데 신형 투싼이 한국에 출시되면서 기대했던 이 두 기능 중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만 국산 SUV 최초로 적용됐고,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은 적용되지 않았다. 국내 출시된 신형 투싼에는 최신 기능인 LKAS 대신 기존 국산차들에 많이 적용됐던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LDWS)이 그대로 적용됐다.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벗어날 경우 경고음이나 진동으로 경고를 보내는 것이 전부이지만, 유럽 투싼에 적용된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았는데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날 경우,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 차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부주의한 운전 상황이나 순간적인 졸음 운전으로 인해 차선을 벗어나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막아 주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제네시스의 경우 운전자가 차선이탈 경보기능, 차선 유지 보조기능, 능동 조향 보조 기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중 위는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한 유럽형 투싼의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 작동 버튼이고, 아래는 국내 출시된 투싼의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S) 작동 버튼이다.

그런데 이런 첨단 기능이 유럽에는 적용됐는데 국내에는 적용되지 않은 배경이 궁금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적용 기능은 다를 수 있다는 정도의 답변을 내 놓았다. 물론 윗급인 싼타페에 먼저 적용하고, 차 후에 투싼에까지 적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잖아도 해외와 국내 모델을 차별한다는 이유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반감을 싸고 있는 현대차가 또 이런 상황을 연출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투싼 신차발표회장에서는 신형 제네시스 이후 모든 출시 모델에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적용하겠다고 한 현대차 측의 약속이 이번 투싼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투싼 개발 담당자는 신형 투싼에는 에어백 6개가 기본으로 장착되며, 충돌 센서를 4개에서 8개로 2배 늘였고, 에어백 압력 전개방식을 싱글 스테이지에서 듀얼 스테이지로 개선함으로써 안전 성능이 크게 강화되긴 했지만,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이 의무화 되어 있는 북미와 달리 아직 의무 장착이 아닌 국내에서는 제네시스에 우선 적용하였고, 향후에 점차 확대 적용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