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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트래킹을 떠나자,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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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40 크로스컨트리는 매력적인 외모의 준중형 해치백 V40이 오프로드 분위기가 살짝 감도는 아웃도어 복장으로 갈아 입고, 지상고를 높여 조금은 험한 길에도 들어 설 수 있게 한 모델이다. 하지만, 최저지상고가 SUV 수준은 아닌데다 4륜 구동이 적용되지 않아서 제대로 된 등산화 대신 트래킹화를 신은 정도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긴다고 보면 되겠다. 주행감각은 기존 해치백에 전혀 뒤지지 않고 스타일은 훨씬 더 남성적이어서 스타일 만으로도 충분히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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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크로스컨트리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S70의 왜건 버전인 V70을 기본으로 오프로드 주행성을 강화한 모델을 선보이면서 볼보는 처음으로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모델명은 크로스컨트리의 약자인 ‘XC’를 사용해서’ XC70′이라고 지었고, 차체에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을 새겨 넣었었다. 그 후 본격적인 SUV를 선보이면서 XC90, XC60이 차례로 등장했는데, 이 모델들에는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랬던 볼보가 다시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을 들고 나왔다. 지금은 ‘V40 크로스컨트리’와 ‘V60 크로스컨트리’, ‘S60 크로스컨트리’까지 등장했고, 그 중 V40 크로스컨트리가 먼저 국내에 선을 보였다.

지난 번에 V40을 시승하면서 핫해치의 파워와 북유럽 특유의 여유로움, 그리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춘 V40의 매력을 충분히 확인했었던 만큼 V40 크로스컨트리에 나름 많은 기대를 하고 시승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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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난 크로스컨트리는 분명 V40과는 다른 터프함이 배어나는데 얼핏 봐선 어디가 다른지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사진을 비교해가면서 살펴보니 그릴의 크롬 부분 두께가 다 두꺼워졌고, 그릴 안 쪽에는 허니콤 스타일이 적용됐으며, 범퍼 하단도 검정 플라스틱 면적을 넓히면서 더 터프해졌다. 앞 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하단에는 알루미늄 스키드 플레이트가 추가됐고, 지붕에는 루프 레일이 적용됐다. 은색이었던 사이드미러는 검정색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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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이가 아닌 듯한데도 풍기는 느낌은 꽤나 다르다. 전반적으로 좀 더 과격한 스타일이 강조됐다. 거기다 최저 지상고가 살짝 높아졌다. 핫해치답게 바닥에 찰싹 달라 붙어 있던 V40 R디자인과는 달리 아래 쪽에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높아졌다. V40 R디자인의 최저지상고는 123mm, V40 크로스컨트리는 145mm로 2cm 정도가 높아졌다. 약간 여유가 더해지긴 했지만 본격적인 험로 주행용은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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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도 살짝 높아졌지만 동급 다른 모델들과는 차이가 크지 않아 시트에 앉을 때 차체가 높아진 것을 쉽게 알아 차리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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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바뀐 곳이 전혀 없다. 글로브 박스 위에 알미늄으로 크로스컨트리라고 쓴 장식이 유일한데 상당히 멋지다. 마침 시승차는 차체가 금색이면서 센터페시아와 시트에 차체 색과 유사한 갈색톤을 더해 투톤으로 꾸며 상당히 근사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외관 만큼이나 실내도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볼보의 디자인이 이렇게 매력적이었던 때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V40의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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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상단의 라인들이 상당히 감각적이다. 센터페시아는 오래 봐와서 질릴 수도 있을 법한데 이번에 금색 컬러를 적용해 매우 고급스러워 보인다. 센터페시아 뒤쪽에 공간을 마련한 센터 스택은 최근 여러 브랜드들도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그 원조가 바로 볼보다.

시트는 난방만 지원되고, 통풍기능은 없다. 주차를 돕는 파킹 어시스트가 있고, 시프트 패들도 적용됐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유리는 열리지 않고 스크린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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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격대비 매우 뛰어난 장비가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다. 정해진 속도, 혹은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다가 앞 차가 정차할 경우 따라서 정차까지 자동으로 해 주는 최신 버전이다. 앞 차가 바로 출발하면 따라서 같이 출발하지만, 정차 후 3초가 지나면 파킹 브레이크가 작동되고, 이 후 다시 출발하려면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리쥼 버튼을 한 번만 눌러주면 다시 원래 설정대로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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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V40 D4와 같다. 지난 해 10월부터 국내에도 도입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으로 4기통 2.0 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고 변속기는 자동 8단이 얹혔다. 복합연비는 16.4km/l(고속도로 연비 19.4km/l)로 매우 뛰어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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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력은 시원시원하다. 이미 지난 번에 V40 D4를 통해서 경험한 바다. 독일식 핫해치와는 달라서 강력한 달리기 속에서도 여유가 묻어난다. 무엇보다 디젤 엔진임에도 매우 조용하고 진동이 잘 억제된 점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스티어링 휠, 시트, 기어레버 등 어디에서도 디젤차다운 진동을 찾아 볼 수 없다.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의 진가는 경험할 수록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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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감각 면에서는 분명히 차체가 높아졌는데도 안정감에서 해치백 V40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V40보다 못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단단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시승 중 어쩌다 보니 유명산을 잠시 달리게 됐는데 의외로 와인딩에서도 매우 뛰어난 안정감을 선사했다. 핸들링도 매우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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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시프트패들을 사용해 가면서 본격적으로 달려보려고 했더니, 디젤 엔진의 특성상 높은 회전을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서 수동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재미는 제대로 즐기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넉넉한 토크 덕분에 코너 탈출 시 밀어주는 힘에 여유가 있고, 힘을 끝까지 뽑아내면서 달리면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코너를 즐길 수 있었다. 언더스티어는 적당히 잘 억제됐고, 발생할 경우에는 ESC가 즉각적으로 자세를 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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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델이 크로스컨트리인만큼 오프로드를 달려봐야 할 것 같지만 적극적으로 오프로드를 달릴 준비를 갖추지는 않았다. 가볍게 하이킹하는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4륜 구동을 갖추지도 않았고, 지상고는 살짝만 높이고 언더커버를 더해 튀어 오르는 돌에 대비를 했다. 그 정도만해도 자갈길이나 비포장도로에 들어 설 때 한결 부담이 덜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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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면에서도 기존 V40과 비슷해서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이 그대로 적용돼 있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넘어가려고 할 경우 단순히 경고만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차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서 차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하지만 이는 단지 차선을 넘지 않도록 만 해 주는 기능이고, 적극적으로 차선을 따라서 주행을 해 주는 기능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CLS에 적용된 스티어링 어시스트 정도의 주행 보조 장치가 아니고 안전장치인 셈이다. 그럼에도 운전자의 일시적인 부주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어느 정도는 예방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가격은 V40 R 디자인보다 220만원 싼 4,6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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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 크로스컨트리는 살짝 ‘무늬만 크로스컨트리’ 같은 느낌이다. 4륜 구동이 적용되지도 않았고, 지상고가 충분히 높지도 않다. 하지만 약간의 디자인 변화만으로도 터프한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훨씬 더 멋진 스타일을 자랑한다. 국산 SUV의 대부분이 2WD 모델인 것을 감안하면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라 할 수도 있겠다. 주행성능은 V40 D4에서 검증 받은 실력과 큰 차이가 없이 파워풀하고 여유가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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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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